-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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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에 걸쳐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계절의 여왕, 오월답게 한껏 축하하고 싶은 여섯 번의 결혼식이 있고 그중 네 번이 제자들의 결혼식입니다.
언제부터인지 가끔 주례를 서 달라는 청을 받게 됐습니다. 그런 청을 받고도 고사해 온 것은 스스로 그 자리에 설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사전적으로 ‘주례(主禮)는 예식을 주장하며 진행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되어 있지만 주례를 서는 그 결혼식이 빛날만큼 결혼생활을 잘 가꾸어와서 그날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에게 행복한 결혼에 대한 비결과 축사를 건넬 수 있는 주례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주례를 서 달라는 제자의 청을 내려놓으며 제자들에게 제가 대답한 이유는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신혼기부터 서로를 연구하여 화목하게 살았다면 참으로 좋았을 것을, 좌충우돌 하며 보낸 십 년, 견디다 못해 헤어짐을 꿈꾸며 산 세월도 짧지 않았습니다. 날마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전쟁판 같던 가정. 그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돌아서서 화목하게 지내기 시작한지가 이제야 비로소 그 세월의 길이와 같아졌기에 주례를 서기에는 스스로 생각해 봐도 자격미달입니다.
생의 인상적인 장면이 될, 눈부시게 아름다운 신랑, 신부에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가족의 성장과 평화로움이 무엇인지 알게 된 선배로서 당부를 하자면 첫째도 둘째도 서로의 다름을 다루는 방식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톨스토이가 말했듯 결혼은 서로 다른 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로 행복과 불행의 관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 아쉬운 세월을 굽이굽이 힘겹게 넘어야 했던 이유가 다름을 틀리다고 여겼기에 빚어진 일들이었습니다.
결혼이 이 세상의 딱 한 사람, 서로를 공주나 왕자처럼 귀하게 여기는 일상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연합하고 성장시켜야 하는 한 팀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상대에 대한 바람만으로 성장 없이 오래 행복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성장시키듯 서로의 성장을 돕고 나아가 곧 태어날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연합하고 생각을 나누는 멋진 팀이어야 오래 걸어 갈 수 있습니다. 한 가족의 성장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해 가족의 성장은 물론이요, 자연스럽게 사회에 기여하게 됩니다.
때로 태양이 서쪽으로만 기울고 있는 것만 같은 그대들의 정원이 될지라도 한 팀이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마침내 해가 기울지 않는 그대들의 나라를 건설 할 수 있게 됩니다.
아름다운 그대들, 이 지구상에 70억 인구 중 오직 한 팀 밖에 없는 두 사람의 이름을 내건 팀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
영혼과 영혼이 손잡은 혼인 서약을 가까이 두고 '나에서 마침내 우리'가 된 것을, 그리하여 가정이 서로의 성장을 돕는 유쾌한 놀이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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