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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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7일 10시 05분 등록

우리 엄마 어릴적 꿈많은 소녀였지

외할아버지 사업 망해 중학교 못갔어도

어두운 불빛 아래 책장 넘겨 공부했지

세상물정 어두운 외할머니 대신

집안 살림 건사하고 과수원 언덕 돌 고르면서도

시내에서 편물해서 미니스커트 입고 당당하게 걸었지

우리 엄마 결혼해 눈물 많은 새댁이었지

좋지도 싫지도 않은 남자랑 첫 아이 가졌는데

남편이 공장에서 손가락 잃고 뒹굴며 울때

우리 엄마 버스 탄채 종점까지 울며 갔지

뱃속에 아이 있는데 처녀적 몸무게랑 똑같아

나 태어나 손가락 발가락 다 있어 다행이라 또 울었지

우리 엄마 장사할때 수완좋은 사업가였지

고지식한 남편이 손님들과 싸우면 

우리 엄마 살살 달래고 서비스라 구슬러 

빚갚고 건물 올리고 땅도 샀지

아버지 장사 접고 엄마가 옷가게 할때 

점주 교육가서 맨 앞줄 눈반짝 상죄다 휩쓸었지

우리 엄마 언제나 현명한 아내고 엄마였지 

부부 문제는 전문가에게 조언구해 해결하고

자식 교육엔 치맛바람 불사했지

결혼 문제로 나랑 아버지 각 세울 때 

엄마 아니었으면 어찌되었을까

나도 엄마처럼 현명한 아내고 엄마 되어야지

우리엄마 예순 넘어 꿈에 그리던 학교갔지

아버지는 독거노인 엄마는 연분홍빛 여학생 

서리 앉은 머리로 공부하니 힘들지만 

내 인생 황금기 너무 행복하다고 우리 엄마 그랬지

평생교육원에서 공부하고 농아복지회에서 봉사하고

노래교실 다니느라 우리 엄마 요즘도 너무 바빠

예순 여덟 우리 엄마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은 만년소녀

저도 엄마처럼 당당하고 현명하게 살래요

저도 엄마처럼 그렇게 할머니가 될래요

엄마, 당신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온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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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3월 엄마 생신 축하시로 큰딸 재경 쓰다 

 

난 절대 시 같은 건 쓸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가 내게로 왔지 뭐야.

엄마 생신 선물로 시 한편을 드리고 싶었어.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해 보았지.

그랬더니 이런 시가 나왔어. 

엄마는 이 시를 들으시더니 눈물을 흘리셨어.

나도 시를 읽으며 목소리가 떨렸어.

시가 나를 어디로 이끌어갈지 난 참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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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7 14:33:40 *.209.223.59

부지런하고, 수완좋고, 실험정신 충만하고.....  재키가 어머니 닮았나 보네요.

68세 생일에 딸에게서 이런 시를 받을 수 있는 분이면 정말 잘 사셨네요.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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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11:39:55 *.252.144.139

한선생님 감사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엄마를 닮아가요.

딸이고 엄마인 이제서야 엄마를 더 잘 이해하게 되네요. 

엄마가 기뻐하셔서 저도 참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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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09:59:16 *.134.232.179

자식은 부모를 닮지 !  ^ ^    훌륭하신 어머니 잘 공경해야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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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11:53:12 *.252.144.139

엄마한테 좀 더 살갑게 해드려야 하는데 저는 맏딸이라 좀 무뚝뚝하네요.

더 노력해야죠.

선배, 기운 내세요.

사부님도 선배가 씩씩하게 살길 바랄거에요.

제가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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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9 09:22:57 *.119.88.236

저도 눈물이 찔끔... 이렇게 알아주는 딸이 있어 어머니 많이 행복하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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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9 14:05:47 *.66.47.254

어머니께 최고의 선물이셨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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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1 20:18:00 *.64.231.52

재키의 재치와 열정,

다 어머니게서 났구나.

너무 진솔한 딸의 고백,

그 한 편의 시 속에

살뜰하고 지혜로운 어머니의 한 인생 다 담겼네.

시를 받고 어머니

어찌 눈물 훔치지 않을 수 있었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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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연구원 면접여행 마치고 먼저 가족 생일모임있어 간다더니, 어머니 생신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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