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청년은 우연한 저의 초대에 이끌려 저와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를 자세히 살피다 보니 모친과 동생의 가족 구성원속에서 홀로 건강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시간이 가고, 가까이 볼수록, 그가 노력하는 그 일상에서 잔잔한 감동을 목격할 수 있었기에 저도 무엇이든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가 일 년 여간 저와 함께 하는 동안, 그의 동생이 저와 또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한창 아름다운 스무살의 동생은 집단 따돌림의 기억 속에 머물러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잃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지난 번 만남 때 선물꾸러미를 내 놓았습니다. 함께 만나는 이들이 그에게는 마치 형제자매처럼 소중해졌는지 정성껏 포장하고 각기 이름을 써 둔, 그 선물을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제 마음에는 봄꽃 터지는 소리가 축포처럼 울렸습니다. 

처음 저를 만났을 때 사람들의 눈을 마주보지도 않음은 물론 말하기도 꺼려하던 그가 자신의 발표를 스스로 관찰하여 제게 스스로의 태도에 관해 말하고 개선해야겠다고 말했을 때는 참 놀라웠습니다. 또 어머니의 잔소리가 싫다던 그가 어머니 앞날을 걱정하고 어머니가 함께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메모지 첫 장에  고맙고 어여쁘다 라고 썼습니다. 그 집단에서 가장 막내인 그가 기꺼이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는 건 부자임에도 종이 한 장이 아까워 나누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가난한 세상에서, 굳이 메슬로우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눈부신 성장인 것이지요.   

홀로에서 ‘함께’ 가 소중해진 여동생. 늦공부를 시작한 어머니. 새벽에 퇴근하는 격무에도 불구하고 여동생과 듀엣으로 노래연습을 하는 등, 과정을 존중해 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아름다운 청년. 그가 과로하지 않고 새 연인을 만나 마음껏 봄날의 청춘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정에서, 한 집단에서 한 사람만 먼저 알아차리고 그것을 실천해도 이런 과정이 목격됩니다. 저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비로소 이제 조금  알게 된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관계 때문에 힘든 그대. 그대가 놓친 것은 과연 무엇이고,  아직 알지 못한 것은 무엇일런지요.  '안다' 는 거, 그것을 '실천'하다는 거.  진정 그대 성장의 키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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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예서의 치유와 코칭백일쓰기 16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