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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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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4일 01시 59분 등록

 

자신을 좋아한다.

잃어버린 열쇠로밖에 열 수 없는 마음.

바닥에서 조금 떠 있다.

붙잡을 데가 없다. 붙잡을 수가 없다. 아무도…….

그도 그럴 것이 자기 자신도 못 잡으니까.

굳이 어필하려 하지 않는다. 귀찮기도 하고.

어차피 알아주지도 않을텐데, 뭐.

이렇게 빠른 체념.

오픈 마인드. 그렇다고 아무나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이중인격이지요?” 라는 말을 들으면 귀를 막아버린다. 탁!

그리고 말을 버린다.

결국 그런 말을 한 녀석까지 버린다.

삼중, 사중인격인 사람도 있는데, 무례하게 감히…….

그런데도 “그렇지 않아!”라고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다.

전반적으로 그때그때의 대응이 전자동 설정이다.

이럴 땐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까? 이런 생각 따위는 않는다. 자연스럽게 대답한다. 저절로 나온다.

‘순서대로 확실하게’ 보다 ‘빨리 확실하게’를 선택한다.

어찌됐든 요령껏 진행시키고 싶다. 재빨리 진행시키면서 실수가 없도록.

뭐든 합리적이다. 왠지 그렇게 되어 버린다.

이런 탓에 완전 ‘제멋대로’가 된다.

꽝을 뽑아도 원망하지 않는다.

금방 잊어버리니까.

스스로도 ‘어~나도 꽤 하는 걸’ 하고 느낀다.

착한 사람인 척하며 이득을 챙길 생각은 없다.

남 좋은 일 해주는 건 무상으로.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게 아니다. 안 하는 거다.

화제가 여기저기로 튄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좌우되지 않는다.

자기편이 없어도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굽힐 수 없다.

뇌를 반으로 나눠 동시에 사용한다.

사실, 뇌를 여러 등분으로 나눌 수 있다.

기억력은 제로.

그렇다기보다 아예 처음부터 기억할 마음이 없다.

자기 소문이나 험담은 못 듣는다. 들리지 않는다.

그런 척 할 뿐이다.

사실은 열 받고, 꽤 의기소침해진다.

누가 결점을 지적해도 흘려듣는다. 흥흥~!

흥미 없다.

듣고 싶지 않다.

고치는 일도 없다.

어제 이야기를 오늘까지 끌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복수해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 두 가지에 모순은 전혀 없다. 없다고!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그리고 사실 신경 쓰지도 않는다.

여러 혈액형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변신, 짜잔~!

그래서 사람들이 다른 혈액형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

 

혈액형 설명서? 그건 분명히 AB형을 지독히 싫어하는 O형이 만들었을 것이다. 가끔 질문을 받으면 그냥 O형이라고 대답할까도 생각하다가 치사해서 AB형이라고 답하면 대부분 말을 돌린다. 여럿이 있는데 암말 않고 가만히 있으면 A형이나 B형쯤으로 알고는 AB형을 박살내곤 한다. 인류애를 발휘해서 난 그저 계속 가만히 있어주신다. 요사이 잦았다. 그래서 다시 들여다본 AB형 자기설명서. 다시 봐도 참 죽인다. 상또라이가 나란다. 딸들도 낄낄거리면서 엎어져선 웃어댄다. 뭐가 그렇다는 건지 제대로 한번 들여다봐야겠다.

 

***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찾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찾는다.

그리고 칭찬으로 넘어오게 만든다.

상대가 넘어오면, ‘뭐야 이 녀석, 성가시네’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고 남은 남이다’라는 주의.

그러면서 ‘저 집은 저렇게 한다’며 자기 편할 때만 우긴다.

이렇게 억지로 갖다 붙인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제일 싫다. 자기는 당연히 제외.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 일에도 간섭하지 않는다.

깊이 생각하지 않으니까.

방이 지저분하다.

걸어 다니는 곳 외에는 여러 물건을 쌓아둔다.

‘우선 걸어 다닐 수만 있으면 돼’라고 말하지만, 전혀 ‘우선’이 아니다.

2, 3년 동안 전혀 변화가 없다.

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한 걸 고백하지 못한다.

…….

…….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털어놓을 때, 항상 타이밍이 늦다.

…….

…….

…….

 

***

 

실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2013년이 시작되었고 봄이 왔는데도 뭔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느낌이다.

그립고 보고픈데 전할 길이 없다.

카페에 앉아서 핫자몽을 마시며 환하게 웃던 모습이 그립다.

‘선생님’을 ‘선생님’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 따로 없다.

이제 곧 꽃들이 환장하게 피어나면 그리운 그 이름을 부를 수 있으려나.

 

선생님, 꽃구경 오세요. 와인 한잔 하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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