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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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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7일 08시 43분 등록

 어제 저녁 만났던 선배와의 자리에서 이영화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때만해도 그녀, 염정아는 소년 천국에가다.등등괴 비슷한 캐릭터. 그녀에겐 변화가 필요하다.

 

  

 지진희는 느낌이 좋은 배우인 것만은 틀림없다. 폭넓은 세계관이 그의 연기 지평을 넓혀줄듯.

 

 

 이씬은 연인들에겐 살아서의 마지막 장면. 

 

 

 

 

 

 

 이영화와 원작, 두가지로 엇갈린 영화평은 차치하고 무거울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갔지만

 감독이 애써 잘 만든 영화였다.  

 

운동권의 지진희와 그를 은닉해주다 그의 아이까지 갖게 된 염정아.

시종 쿨한 관계를 강조하며 사랑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듯한 태도의 염정아.

그러나 그녀는 굳세게 사랑을 지키다 병사한다. 

시간도 데려가지 못한 그들의 사랑.  그들이 잃은 것은 사랑을 나누던 그 정원이 아니다.

가난했으나 야성이었던 그 시절, 우리 모두의 정원인 것이다.

 

아무것도 강성으로 주장하지 않으면서 그 세대를 체득했던 우리에게 영화는 울라 한다.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람, 그 시절을 혹독하게 겪어낸 현우에 대한 예의를

 그렇게라도 지키고 싶었어'라는 염정아의 말처럼

퇴락한 우리의 정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그렇게라도 지키라 한다.

 

영화가 끝나면서 나는 도망치듯 덮어 두었던 그 시간에 비로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약속 했다. 어떤식으로든  그 시간을 세상에 펼쳐 보이겠다고.

사정없이 몰아쳐드는 그 물음표와 느낌표들에 도리없이 부도수표라도 써 주어야만 할 것 같은 

심정으로 하게 된 약속이었다. 

 

386세대는  다 한 번쯤 봐야할 영화.

영화를 보기 시작 하면서 내 심장에 박혀 있던 작은 유리조각이 점점 강도높게 찔러오는동안

차오르고 차오르던 슬픔이 끝내 화장실까지 가서 흐느껴 울어야 할만큼

자제하기가 어려워졌다.  

역사의 중앙을 관통하던 그 암울한 그 시기에 나는 주로 명동성당에 있었다.

선후배들, 그리고 횃불, 최류탄. 중부경찰서 형사들.

 

함부로 가매장했던 아물지 못한 상처가  마음 깊은 곳에서 발갛게 덧이나 

일주일 가량을 그 환영과 잔상에 시달려야했다.

 

어머니가 부동산투기로 번 돈으로 명품으로 치장하게 된 지진희.

고무신을 신은 인권변호사로 명동성당을 찾아왔던 노무현 대통령, 

 적어도 '사람'이고 싶어 했고 '우리'이고 싶었던 내 모습을 기억 시켰던 '오래된 정원'

그 정원을 기억하며 흐르던 눈물이 그래도 아직은 순결하다 믿고 싶다면 착각일까? 

 

   

 소설의 강점과 영화적 장점을 잘 살린 임상수 감독은  <처녀들의 저녁식사> <눈물>

 <바람난 가족> <그때 그사람들> 등 사회적 이슈에 주목해왔다. 영화는  

오현우(지진희)와 그의 은닉생활을 돕는 시골마을의 교사 한윤희(염정아)의

운명적인 사랑보다는 그 시절의 아픔을 보여주기에 성공 했다.  들려주기 보다는

영화적 보여주기에 능숙한 감독다운 영화였다.   

야생화가 지천인 오래된 정원에서 조형미로 가득찬 지금, 나의 정원을 비교해보기에

더 할 수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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