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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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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8일 07시 31분 등록

 

 

두 사람이 신년 여행을 떠났습니다. 서로를 안지 이 십 여년이 다 되어 가는 두 사람. 여러 번 여행을 함께 했음에도 이번 여행은 좀 달랐습니다.

 

주변의 도움 없이 긴 공부를 마쳐 학위를 시간이 맞지 않아 꼭 참석해야함에도 참석할 수 없었던 결혼식도 있었습니다.받고 외국에서 선생으로 일자리를 얻었던 한 사람. 그때 두 사람은 바라던대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에 도달했다고 생각해 마음껏 축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와 그로부터 십 여 년이 흘러간  지금. 그는 여전히 시간강사로 학교들을 순회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지난 20여 년 간 예술가의 길을 보냈음에도 재능은커녕, 졸작들이 여전히 서랍 깊숙한 곳에서 잠자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 두 사람은 그들이 얼마나 지쳐있는 지에 대한 애환을 나누며 새해에는 기필코 다르게 살아보리라 작정한 듯  새로운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면 그 지리멸렬했던 일상을 내려놓고 다른 일을 시작해 보리라 생각했던 거지요.

 

그런데 산책을 나선 길에서 두 사람과 만난 낯선 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이가 계속해서 낯선이에게 질문을 했고,  자연스럽게 그 낯선이는 자신의 33년을 말해 주었습니다.  

두 사람이 떠나온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이가 우연히 그곳에 여행을 왔다가 사랑하는 이를 만나고  아르바이트지만 일자리를 얻고, 그곳에서 3년을 머물게 되었다는, 이상하게 본가가 있는 도시에 머물면 감기에 걸리게 된다던 그녀는 이제는 바다와 헤어져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숙소로 돌아오며 두 사람은 내내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 다음날, 그녀의 일터에 들른 두 사람은 그녀가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그 일에 정성을 다하는지 잠깐이지만 사람들은 그녀와 함께 있을 때는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되는 거 같았습니다. 두 사람은 그녀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요.

 

 여행의 마지막 날. 바닷가를 산책 하며 여행을 정리하던  두사람은 달라진 서로의 비슷한 생각에 놀랐습니다. 새로운 일의 모색은  새 논문을 쓰고, 새 작품을 쓰고,  이미 작업해 놓은 것을 끊임없이 고치며  정성을 더 하는 것으로, 그것이 그들이 걷기로  결정한 새길이었습니다.  

 

철학자 세네카는 어느 항구를 갈 것인지 생각하지도 않고 노를 젓는다면 바람조차 도와주지 않는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그바닷가에 새 삶을 펼친, 곧 결혼을 할거라던 그녀도 사실은 생각해 보니 스스로 바래온 삶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우연처럼 보이는 삶의 궤적에는 수 많은 정성의 필연이 모여 그녀의 오늘이 된 것이지요.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성과없이 계속 된 길에서 종종 다른 길을 모색해 보고 싶어지는 우리.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데 다른길을 걷는다고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그러니 모색해야 할 것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정성을 더 해야 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내적 모색이 필요한 것이지요.  세상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 본질에 끝까지 노를 저어가 본 이들의 대답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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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서의 치유와 코칭의 백일쓰기 19기 지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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