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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3일 08시 34분 등록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러고 사나 싶어요. 매일매일 쫓기듯이 정신없이 사는 것도 이제 지쳤어요. 육아도 일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러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되는 건 아닌가 불안합니다. 회사에서 책임은 점점 많아지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커지고 있어요. 체력이 달려 예전처럼 일과 육아가 어려운데 말이죠. 언제까지 이렇게불안한 저글링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좋죠? - 37세 워킹맘 신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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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나는 워킹맘 대부분은 이런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불타고 있는 워킹맘들(burning-out working moms)’이다. 이들은 자신의 커리어에 욕심이 많은 야심가들이다. 그런 이유로 임신과 출산이라는 지난한 관문을 씩씩하게 통과한 후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실과 이상 속에서 탈진해 가고 있다. 이들이 불타버리지 않고 일과 가정, 그리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주변 워킹맘들의 발자취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마상무는 첫 아이를 가지면서 1년 동안 육아 휴직을 했다. 그녀는 어렵게 얻은 아이를 출산 때까지 잘 지키고(?) 싶었다. 또한 임신기간을 제대로 즐기고 싶었다. 주변에서는 무모한 결정이라고 극구 말렸지만 그녀는 지금도 그 선택에 후회가 없다. 최상의 조건에서 최고의 태교를 통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고, 복귀한 다음해에는 승진까지 했다. 그녀는 말한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도 중요합니다. 긴 직장 경력에 잠깐의 휴식도 필요 하지요. 그러니 공백을 너무 겁내지 마세요. 기회는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마상무는 최근 두 번째 아이까지 출산했다. 이른승진과 늦은 출산으로 출산휴가를 가는 최초의 임원이 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조직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김차장은 얼마 전 최근 담당 업무를 전격 전환했다. 핵심 제품의 마케터로서그 녀는 살인적인 업무량과 불규칙적인 출장 스케줄을 도무지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둘째 아이까지 갖게되자 다른 선택을 고려해야만 했다. 경력의 후퇴가 있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는 했지만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고 상황의 예측이 가능한 영업직이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서는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김차장은 작은 아이가 두 돌 정도 되면 마케팅으로 복귀를 생각하고 있다. 자리가 없으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녀는 내부에 기회가 없다면 외부에서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이렇게 말한다. “노력하고 준비하면 행운의 여신은 제 손을 들어 줄거라 믿어요.

 

마지막으로 권본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녀는 정말 어렵게 딸 쌍둥이를 얻었다. 딸들은 여러 번의 아픔을 겪은 후 최신 의학기술의 도움으로 얻은 보물들이다. 결혼 전에 그녀는 일밖에 모르는 일벌레였다. 야근을 밥 먹듯이 했고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 있어야 마음이 편했다. 그렇게 일하니 성과 또한 좋았다. 그래서 그녀는 여러 개의 ‘최연소’ 타이틀을 보유하는 기록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조직에 대한 최고의 충성심을 가지고 있었고 조직은 그녀의 능력과 성과, 충성심에 충분한 보상을 해왔다. 그랬던 그녀가 요즘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쌍둥이 딸들을 돌보며 일 할 수 있는 일과 삶의 조화가 가능한 회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저도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될지 몰랐어요. 엄마가 되고 나니 예전에 중요했던 가치들이 허물어져 버리더군요. 이제는 저의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직장을 다니고 싶습니다.

 

당신이 만약 불타고 있는 워킹맘이라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곳으로 과감히 이동하길 추천하고 싶다. 마상무처럼 일시적인 휴직 또는 휴가를 갖거나, 김차장처럼 조직 내에서 담당 업무를 변경하거나, 권본부장처럼 이직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러한 이동은 일시적으로 보면 경력이 후퇴되거나 월급이 줄어드는 등의 불이익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며 약간의 후퇴나 멈춤 또한 긴 인생(직장생활)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또한 당신은 아이와 함께해야 행복한 ‘여자’임을 인정하길 바란다.

 

신경정신의학자 루안 브리젠딘은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에서 아이를 낳아 키운 자신의 경험을 회고하면서 자신의 뇌가 모성에 의해 구조적, 기능적으로 여자의 뇌에서 엄마의뇌로 변화했음을 고백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엄마의 뇌는 자신의 욕구보다 아이의 욕구에 충실하도록 강요한다. 아이는 자신의 뇌가 날마다 접속하라고 요구하는 대상인 동시에, 자신의 자아를 확대시키고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내는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워킹맘은 아이와 함께 할 수 없는 직장이나 일에 회의를 느낀다. 그리고 다른 선택을 고려한다. (일부 조직에서 워킹맘의 이러한 선택을 무책임한 것이라 비난하지만 나는 그런 견해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남자는 일에서의 성공이 다른 불행들을 상쇄할 수 있겠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 아이를 포기해야 하는 성공은 여자에게 무의미하다. 어쩌랴! 그게 여자인 것을!!)

 

조은주 국회 입법 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최근 30~40대 전문직 여성 20명의 인터뷰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남자들은 직장일로만 바쁘지만 여성은 직장과 집안일, 그리고 자녀양육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며 산다. 그래서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는 ‘압축적 시간 경험’을 피할 수 없다. 여가의 경우 남자는 등산이나 스포츠 등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즐기지만, 여자는 목욕탕이든 친구 모임이든 아이를 데리고 간다. 그래서 온전히 쉴 수가 없다. 많은 워킹맘들이 왜 이러고 사나 싶다가도 월급이라는 마약에 기대에 같은 생활을 한달 더 이어간다.

 

당신이 만약 불타고 있는 워킹맘으로 불안한 저글링에 지쳐가고 있다면 남자들이 만들어 놓은 사다리에서 과감히 뛰어내려라. (처음 내려오기가 어렵지 일단 내려와 보면 그 사다리가 별거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월급이라는 마약 때문에 자꾸만 그 선택을 미루게 된다면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마커스 버킹엄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보라. 올바른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라. 당신의 감정은 당신의 삶이 보내는 신호다. 이 신호들을 그저 보내기만 하는 것을 멈추고자신의 목표, 계획, 주장, 의향들을 확인한 뒤받기 시작하라. 그 신호들이 당신의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 줄 것이다. 반면 그런 감정들에 둔감하면 형편없는 선택을 할 뿐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함께 신호들이 약화되면서 본연의 자기 자신과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 『나이들수록 멋지게 사는 여자 Find Your Strongest Life』 중에서



 

이미지 출처 http://momabouttowndavao.blogspot.kr/2010_05_01_archive.html

 

* 필자 재키제동은 15년 간의 직장 경력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경력 계발에 대해 조언하는 커리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재클린 케네디의 삶의 주도성을 기반으로 김제동식 유머를 곁들인 글을 쓰고픈 소망을 담아 재키제동이란 필명으로활동 중입니다. 블로그 :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http://blog.naver.com/jack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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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 02:24:16 *.114.232.44

저는 요즘 너무 바쁘게 살아요.

바쁘단 말을 듣는 것도 읽는 것도 힘들 정도로..

가만히 있을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마약이 문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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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 09:57:55 *.252.144.139

한계에 달하면 마약이 작동하지 않는 시점이 올겁니다.

그런데 그 한계에 달하기 전에 쉴 수 있는 시간을 갖길 추천드려요.

그렇지 않음 저처럼 번아웃될 우려가 있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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