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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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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6일 08시 3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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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글이 나가고   여러분이  왜 영화에 대하여 쓰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아마도  글을 배우기도 전부터  아버지 등에 업혀 외화를 보다가 자막으로 한글을 뗐을 만큼 각별한 기억이 이유였을 것이다.

 미8군에 근무하시던 아버지가 가끔  영화에 대하여 타이핑을 해 그 내용을 읽어 주시던, 

 (한참 동안이나 오라버니는 그 원고를 잘 보관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어느날 소실 되었다)

그런 영향탓인지 자막과 이미지를 보는 것이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보다 훨씬 소통이 되는 듯 느껴질때가 많았다.

영화는 음악과 함께 내 어린 날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의 벗이다.

 

또 언제가는  영화이야기를 내 책으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오늘은 2003년도 국제 영화제에 소개되어 호평을 받았고 이어 국내에서도 상영되었던 

'몽상가' 를 소개한다.  

 

'도발적인 너무나 도발적인 ' 젊은 그들. 영화 '몽상가들'

                                                  

  베르톨루치감독의 영화 '몽상가'는 무척이나 도발적이다.

성적인 도발은 물론 이거니와 우리가 지나온 젊은 날의 노스텔지어를 도발하는 영화이다.
 세 사람을 파리의 아파트에 가둬 공간적 제한을 두고 각각의 캐릭터에 맞게 디자인되고 구성된 소품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파격적인 움직임. 그럼에도 영화는 무척 친근하게 다가온다.

1960년대를 아우르는 영화의 명 장면과 올드 송. 미국과 영국의 그룹이 정면 대치되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영상 이미지가

 아름다운 세 젊은이, 매튜, 이자벨라, 테오에 의해 패러디 되는 장치 때문이다.

 

그들의 절대 공감의 소통 방식이었던 영화. 세 사람이 주고받는 유쾌한 영화퀴즈는 그 시대를 지나온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스크린 안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채플린과 키튼, 에릭 클랩튼과 지미 핸드릭스가 비교되고 <이방인들>의 한 장면을 직접 실연한다. 프랑수와 트퓌포, 로베르 브레송, 클로르 사브롤, 리콜라스 레이, 버스터 키튼 등 프랑스와 미국을 아우르는 장르의 고전들이 스크린을 스쳐간다.
 베르톨루치는 많은 씬을 할애해 젊음이 겪는 여러 상황에서의 성의 욕구에 카메라를 정면으로 들이댄다. 그러나 이자벨과 매튜, 테오의 다소 파격적인 전라 장면에서도 영화는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영화에서 다뤄지는 '성'은 성장통을 아프게 견뎌내는 젊은이들, 불안정기의 메타포처럼 보여질 뿐이다.

 

 영화가 막바지를 향해 치달을 때 관객들은 '몽상가들' 안에서 망라한 어떤 영화보다 '몽상가들'이 더 영화적이라는데 동의하게 된다. 탁월한 캐스팅의 매튜, 이자벨라, 테오의 열연은 물론이고 몽환적인 영상은 관객들의 시선을 내내 사로잡는다.
 고전적인 성의 딜레마인 근친상간의 방식을 차용하며 '우린 샴 쌍둥이처럼 정신적인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이자벨라의 대사는 베르톨루치의 성장 과정과 깊은 인과 관계를 맺고 있다. 두 명의 아버지와 함께 사는 어머니를 목격하면서 필연적으로 베르톨루치가 갖게 되었을 오이디프스 콤플렉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에겐 두 명의 아버지가 있었다. 그의 생부인 가다나 베르톨루치와 시인이자 영화감독이었던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1922~1975)다. 가다나 베르톨루치 역시 시인이었는데, 파졸리니와는 젊은 시절부터 문학적인 교감을 나눴던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시인이 되고 싶었던 베르톨루치는 아이러니하게도 양부인 파졸리니의 영향을 받아 열 다섯 살 때 처음, 단편영화를 찍는다. 때문에 1961년 파졸리니의 첫 영화‘걸인’의 조감독으로 참여, 본격적인 영화 작업에 뛰어들면서 발표되기 시작한 베르톨루치의 문제작들은 그 두 사람의 영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다. 파졸리니는 동성애자로 죽을 때까지 성을 나눌 소년을 찾아 밤거리를 헤메다 죽었다. 그가 68년도에 발표했던‘테오레마’는 일상을 대표하는 가족, 사랑, 성등을 가장 허무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베르톨루치가 '몽상가'들에서 젊은 육체를 형상화 시켜 말하고자 했던 것과 68년의 실패한 '혁명'의 상징에는 어떤 교차점이 있는 것일까? 
  68년도 혁명이 일어났던 그 시대적 배경에서 감독, 베르톨루치가 선택한 삶의 방식은 스크린을 응시하는 것 뿐이었다. 베르톨루치의 젊은 시절과 무관하지 않은 '몽상가들의' 세 젊은이 역시 영화에 탐닉하고 쾌락을 좇는다. 영화 속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아픔을 녹여내는 동안 그가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혁명.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엔딩신은 매우 부당하게 느껴진다. 실패한 혁명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마지막 씬은 걸러지지 않은 여과물처럼 이 영화의 옥의 티로 남을 것이다. 탄탄한 구성으로 완벽한 밀실의 흐름으로 밀도 높게 관객을 끌고 가다가 느닷없이 광장으로 내몰린 세 사람과 함께 관객 또한 광장으로 내팽개쳐진 느낌. 2003년도 국제 영화제에서 본 영화였는데 국내에 개봉되면서 다시 본 영화이다.

  
베르톨루치
1941년 파르마 태생. 로마 대학에 재학 중 '미스터리를 찾아서'로 수상. 파졸리니 감독을 만난 그는 로마 대학에서의 공부를 중단하고 <걸인>의 조감독으로 일하기 시작해 1962년 자신의 첫번째 영화 <죽음의 신>의 시나리오를 썼다. 주요 작품으로는 <저승사자>(62),<혁명전야>(64),<거미의 계략>(69),<순응자>(69),<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73),(1900>(76),<마지막 황제>(85),<마지막 사랑>(90),<리틀 부다>(92),<스틸링 뷰티>(95) 등이 있다.
 '제 2의 소피마르소’라 불리는 25살의 에바 그린이 이자벨역을.
마이클 피트가 매튜, 루이 가렐이 테오역을  맡아 호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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