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연구원의

변화경영연구소의

  • 은주
  • 조회 수 690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2년 3월 24일 20시 59분 등록

이 컬럼은 6기 연구원 박경숙님이 쓴 글입니다.

 

사주로 비교한 나의 5강점 이야기

 

경쟁, 사고, 행동주의자, 명령, 초점” 이것이 스트렝스파인더가 내놓은 나의 5대 강점 순서이다. 처음에 이 결과를 받았을 때 많이 놀랐었다. 내게 당연히 있으리라고 생각한 요소는 없었고, 다소 충격적인 테마가 보였기 때문이다, 경쟁이 1순위로 나온 것과 명령이라는 테마가 있는 것은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었다. 나는 “미래지향, 성취자, 자기확신, 책임” 등에서 한두개 정도는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들이 6번째나 7번째에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5번째까지에는 얼굴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러한 5요소들이 분명 내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런 테마들은 이미 나의 뇌 속에서 시냅스가 만들어졌고 오랫동안 그 시냅스는 연결의 강도(weight)가 튼튼해졌을 것이다. 왜 하필이면 34가지 중 5가지가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을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속에 각인되어 있는 특징인가? 아니면 성장과정을 통해 학습되고 문화적인 영향으로 습득된 것인가? 어찌되었든 이 특징들이 내게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고 그것도 아주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 내 운명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이다.

이것이 운명에 의해 주어진 선천적인 것인지 학습에 의해 형성된 후천적인 것인지를 생각해보다가 나는 나의 사주의 요소와 비교하여 생각해 보았다.

사주를 다 밝히지는 않겠지만 천간(天干)의 4요소만으로 생각해 본다, 갑목(甲木), 경금(庚金), 병화(丙火), 기토(己土) 이것이 나의 천간이이다. 지지(地支)는 여기서 설명하지 않겠다.

먼저 태어난 해(年)가 내게 준 것은 갑목(甲木)이다. 갑목은 양(陽)의 목이다. 천년묵은 소나무 같다. 갑은 시작이다. 10간 중에서 제일 먼저 나오므로 항상 시작을 알린다. 그래서 언제나 일등을 해야 하는게 갑목이다. 여기서 <경쟁>의 테마가 출현한 듯하다. 그것도 1순위로. 갑목은 하늘로 끝없이 뻗어 오르려하는 나무이다. 성장 지향적이고 주변은 신경을 안 쓴다. 성장이 오직 목적이다. <초점> 테마가 보인다. 을목(乙木)은 음목(陰木)이다. 을목은 잡초이고 잔디이고 넝쿨이다. 반면에 갑목은 양목이라 하늘로 오르는 나무이다. 을목은 갑목을 이용한다. 갑목이 하늘로 오를 때 갑목을 타고 같이 오르는 것이 을목이다. 그래서 갑목은 을목을 주의해야 한다. 갑목은 죽어도 자존심이 있어 절대로 어디에 있어서든 아래에 있질 못한다, 따라서 누구의 명령은 받지 않는다. 자신이 명령을 내릴 뿐이다. 여기서 <명령>테마가 보인다.

내가 태어난 생월(月)은 내게 경금(庚金)을 주었다. 경금은 양(陽)의 금(金)이다. 여자로서 음금(陰金)인 신금(辛金)이 되었다면 보석처럼 빛났을텐데 참 아쉽다, 어쩔 수 없이 경금은 바위이다.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간다. 도중에 오류를 느껴도 그냥 밀고 나가고 수정 같은 거 안한다. 목은 뿌리를 내리다가 돌멩이를 만나면 방향을 바꾸지만 경금은 그냥 밀고 나가고 구멍을 내고 통과하고 만다. 경금은 “난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해야 한다”고 하고는 일을 저지른다, 이거 때문에 손해를 많이 본다. 고 박정희대통령에게도 경금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 눈치안보고 ‘우리끼리 자주할란다‘ 하다가 돌아가신거 아닌가? 소신이 있다. 그 소신은 스스로 옳다고 판단한 후에 내리는 결정이고 그래서 방향 수정 같은 거 안하고 밀고 나간다. 하려고 하는 것은 하고야 마는 이 고집에서 또 <행동주의자>가 보이고 <명령>도 보인다.

나의 생일이 주는 일간은 병화(丙火)이다. 사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일간과 일지이다. 자신이 태어난 날을 기준으로 주변의 정세를 살펴서 오행의 조화를 보고 용신(用神)을 가려내고, 10년 주기로 변하는 대운에 따라 이 사람의 운명에 대한 진단을 하는 것이 사주 명리학이다. 사주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어난 날이 주는 일간과 일지인데 나는 그것이 병오(丙午)이다. 병(丙)은 양의 불, 큰불이다. 음의 불인 정화(丁火)가 촛불이라면 양의 불은 산불이다, 병오는 장비를 닮았다. 맹렬하다. 원래 불은 물을 두려워해야 하는데 병화는 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병화는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맹렬함 자체이다. 갑목이 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하는 천간으로 첫 번째인데, 병화는 맹렬함에 있어서 이 갑목을 능가한다. 여기서도 <행동주의자>가 보인다. 게다가 甲과 丙이 합쳐졌으니 그 요소들이 더욱 강화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병화의 사전엔 남을 따르는 일이 없다, 개성, 오직 개성대로 살다가 죽는다. <명령>의 테마가 나온 이유를 알만하다. 그런데 이 병화는 불 보듯이 뻔하다는 말을 듣게 되는 요소이다. 따라서 하는 짓이 분명하다. 불은 밝다. 투명하다, 따라서 속임수는 절대 쓰지 않는다. 오히려 속임수를 쓰고 남을 이용하는 자를 두고 보지 못하고 태우려든다. 그래서 손해를 많이 본다, 그러나 병오가 빤히 보인다고 우습게 보지마라 차짓하단 다 타버린다. 환히 보인다는 것은 힘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의 일지는 오(午)이다. 오(午)도 역시 양화(陽火)이다. 병오(丙午)! 병화가 오화(午火)를 만났으니 불바다이다. 더 이상 무슨 표현이 필요한가. 설상가상으로 나는 일주의 가강 가까운 곳에 오화(午火)가 또 하나 더 있다, 불이 활활 타다가 타다가 내가 죽을 지경이다, 그러니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내 사주를 설명하는 것도 불의 영향이리라. 토가 많은 자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숨기고 숨긴다. 가리고 가린다 그들은 속을 알 수 없다, 흙속에 다 묻어 버린다, 그래서 내게도 이런 토가 간절히 필요하다.

다행히도 내가 태어난 시(時)가 기토(己土)이다. 기토는 음토(陰土)이다, 양토(陽土)인 무토(戊土)가 묵묵한 지리산이라면 음토인 기토는 축축한 나주평야이다, 옥토이다. 갑목이 뿌리내리기 좋은 곳이다. 갑목이 하늘로 올라갈 때 기토가 뿌리를 잡아주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기토와 갑목이 너무 멀리 있다. 년과 시에 있으니 멀고도 멀다. 그래서 내게는 늘 어렵다. 성취가 될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나 언젠가는 뿌리를 내리고 하늘로 오를 수 있다 그래서인가? 지금까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린 후 이루어졌다. 오래 기다린 후에 성취되었다. 내 인생에서 쉬운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빗나가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이 천만다향인 것은 갑목과 기토의 조화에서 약간 눈치 챌 수 있다. 말이 딴 곳으로 흘렀는데 다시 기토로 돌아오면, 기토는 병화가 펄펄 날뛰어도 열기가 식기를 기다린다. 기토는 중성자이다. 그래서 나는 기토로 인해 병화나 경금이 저지른 것을 수습하려한다. 문제는 내가 경금이거나 병화일때는 무서워 눈치만 보던 존재들이 기토로 중재하려 들면 기토의 고마움을 잊어버리고 우습게 보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역시 잡초는 병화로 태워야지 기토로 키워주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고 지금도 배운다. 이 기토는 나를 중재할 때 써야지 남을 위해 쓰다간 내가 되려 당한다, 기토가 한 세 개쯤 있었다면 모를까? 그러나 토가 너무 많으면 거지 팔자라 했지. 토는 진토(辰土) 까지 둘로 족하다.  이 기토는 충동구매에 약하고 어리숙하여 남을 잘 믿고 사기도 잘 당할 수 있다. 내가 펀드에서 엄청난 투자 손실을 본 것도 이 기토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을목은 기토를 호구로 안다. 나는 정말이지 야비한 수전노 같은 을목이 싫다. 을목은 병화로 태워야 한다. 갑목이 하늘로 오르는 것을 방해하고 기토가 갑목에게 영양분을 주는 것도 아래에서 다 잡아먹어버린다. 을목은 병화로 태워야하는 것이 나의 처세술이 되어야할 것이다. 기토로 틈을 보이면 잡초의 본성이 드러날 것이다,

그럼에도 내 사주에 기토 하나 있었음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벌써 자폭했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중재자 없어서 자폭하는 사주도 얼마든지 있다.

스트렝스파인더가 내놓은 나의 5대 강점과 나의 운명이 준 내 사주의 특성을 비교해보니 <경쟁><행동주의자><명령><초점>은 분명한 근원을 찾을 수 있었다. <사고>는 확실히 설명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천간 뿐 아니라 지지까지를 다 살펴본다면 <사고>의 실마리가 보일지도 모른다. 혹시 목의 기운에 생각이 많은 것이 있는데 <사고>의 기본은 갑목(甲木)에서 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면 갑목이 기토를 찾으려고 뿌리를 뻗을 때 발생하는 어려움 때문에 생각이 많은 것은 아닐까? <사고>의 테마는 남겨두기로 한다.

오래전부터 동양에서는 사람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주명리학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이론의 옳고 그름은 여기서 논하지 않겠다. 하지만  목화토금수 오행의 조화와 상생 상극의 원리를 보면 인간사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음은 알 수 있다. 인간의 운명은 타고난다는 동양의 논리, 그런 것은 애초에 없고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진취적인 사람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미 만들어진 시냅스의 영향을 절대 못 벗어나니 차라리 그 특성을 자신의 장점으로 만들라는 ‘강점심리학’이 어려운 때에 희망을 주고 있다, 이 분야의 책들은 출판되면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린다. 긍정심리학은 미국을 중심으로 주목을 받은 지 꽤 오래되었다. 긍정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서로 협의되지 않기로 유명한 미국심리학회의 회장직에 역대 회장 중 가장 많은 동의표를 얻고 선출된 것도 그의 유능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도 한계를 알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강점에 집중하라는 말은 타고난 특징은 바꿀 수가 없으니 그것을 강점으로 선용하라는 것이다. 이것을 깊이 읽어보면 궁극적으론 인간의 특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운명론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단 미국의 실용주의 실리주의가 운명을 지렛대로 이용하여 오히려 성장의 지지대로 쓰라는 것이 스티렝스파인더이다, 역시 미국적인 사고이다. 그들은 목표와 결과에 가치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이 강점들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그것은 자신에게 남은 숙제일 것이다. 마치 우리가 4주와 8자를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꾸려가야 하듯 강점을 장점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나름대로 터득해나가야 할 것 같다. 어쩌면 사주에서 용신(用神)을 찾는 방법으로 설명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그건 다음에 논하기로 한다.

IP *.42.252.67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 관계의 미학/ 라이프 오브 파이 file 효우 2013.02.20 5684
35 이안의 색계 [4] 효우 2013.02.06 5708
34 삶의 힘은 크다 -아베코보, <모래의 여자> file [4] 정재엽 2013.07.16 5740
33 토크 No.8 - 고액 연봉의 그림자 재키제동 2013.02.17 5979
32 배려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경빈 2012.03.13 5982
31 자신의 미래를 보는 사람 - 한정화 [1] 옹박 2012.04.18 6033
30 토크 No.11 - 희망퇴직자 재취업 5계명 file 재키제동 2013.03.09 6035
29 내면의 에너지 열정을 품어라 file [2] [7] 승완 2012.01.02 6073
28 [소셜 빅뱅] 1. 당신의 검색이 신종 플루를 막는다 file [3] [1] 승완 2012.01.09 6088
27 아버지의 뒷모습 - 김소진 <자전거 도둑> file 뫼르소 2013.02.12 6115
26 이리 오너라 벗고 놀자 승완 2012.02.20 6123
25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거라" [10] 옹박 2012.01.04 6546
24 재능에 헌신하라. 페임(Fame) file 효우 2013.03.13 6589
23 러브오브 시베리아/너의 죄를 사하노라 file 효우 2013.01.23 6601
22 권정생 <강아지똥> file [2] 뫼르소 2013.01.15 6793
» 강점은 타고난 것인가? ( by 경숙님) 은주 2012.03.24 6901
20 필립 로스의 ‘에브리맨’을 읽고 (한명석) 경빈 2012.05.15 6960
19 최고의 나를 꺼내라 (by 좌경숙) 희산 2012.08.31 6991
18 그는 과연 변할 것인가 (by 선형) 은주 2012.04.20 7410
17 [소셜빅뱅] 2. 당신의 트윗이 서울 시장을 뽑는다 file [1] 승완 2012.02.06 7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