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연구원의

변화경영연구소의

  • 효우
  • 조회 수 6600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3년 1월 23일 08시 33분 등록
 
  

  
 
  
모스크바 행 기차에 한 무리의 사관생도들이 승차하고 몇 명의 생도들이 교관의 눈을 피해 3등 객실
대신 1등 객실로 숨어 들어간다.  
무심코 들어갔던 객실에서 안드레이 톨스토이(올렉 멘시코프) 일행은 이 객차에 탑승하고
있던 제인 칼라한 (줄리아 오몬드) 와 마주친다.  혼자 제인의 곁에 남겨진 안드레이생도는
엄격한 규율속에서도 모짜르트를 즐기는 멋장이.
사관 생도의 자부심과 이십대의 빛나는 청춘이다.  
그는 제인의 완숙한 여성미와 조우하면서 첫눈에 사랑의 열정에 횝싸여 버린다.

제인 역시 순수한 안드레이의 모습에 이끌린다. 제인은 발명가 더글라스
맥클라칸이 벌목기 "시베리아의 이발사"를 정부에 납품하기 위해 고용된 로비스트였다. 
사관학교 교장이며 황제의 오른팔인 레들로프 장군을  유혹하기 위해 제인은 맥클라칸의 딸로 위장하고
사관학교를 찾아갔다가 안드레이와 운명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
두 사람의 감정은 깊어가고 사관학교 종업식날 안드레이는 제인에게 청혼을 결심한다.

레들로프 장군 역시 제인에게 구애하는 과정에서 잔인하게도 안드레이에게 자신의 청혼의 연서를 대신 읽게 하고
순수한 젊은 남자의 열정은 계산하지도 멈추지도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장군의 연서를 읽던 안드레이는  자신의 감정을 더 이상 숨기지 못하고 장군의
이름 대신 자신의 이름으로 제인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이에 분노한 장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       
제인도 안드레이를 향하고 있지만 그녀는 이미 사랑을 절대 가치로
받아들일 수 없는 나이(?)탓이었을까?  장관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졸업공연을 하던 젊은안드레이는 질투의 화신이 되어 무대에서 뛰어내려 러시아 국왕 곁에 앉아 있던
레들로프 장관을 흉기로 찌르고 만다.
 
장관은 안드레이를 러시아 황제 시해범으로 몰아 제인의 구명운동도 헛되이 안드레이는 유배를 떠난다.
한 마디 변명도 없이 그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기차가 떠날 때 사관생도 동기들이 역으로 몰려 나와 안드레이의 이름을 부르며 군가를 불러 주는 장면은
생도들의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 준다.
 
20년후, 세월이 흘러 시베리아를 찾아간 여자를 먼발치서 보면서도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는 남자는 이미
예전의 안드레이가 아니다.
그 푸른날의 기상 대신 닭을 키우고 사과를 가꾸는 유목민의 가장일 뿐이다.
왜곡된 것에 대한 분노와 마음속의 상처를 삭이느라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이는
주름진 얼굴,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
끝내 남자를 만나지 못하고 마차를 달려 사라져 가는  제인을 바라보는 안드레이의 눈에 회한의 눈물이 고인다.
 
안드레이가 그렇게 보낸 이십여년 동안 제인은 미국으로 돌아가 안드레이의
아이를 낳고 그 아들은 자라서 미, 육군 생도가 된다.
안드레이는 자신의 아들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채 영화는 끝이 난다.
 
분명 대작임에도 구성의 느슨함. 우연의 설정등이 작위적이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시사하는 것은 있다.
단순히 남,녀간의 러브스토리라고 넘겨 버릴 수 없는 것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액션으로, 무모하지만 순수한 젊은 세대와 진실을 은폐하고 축소하고 왜곡시켜 가면서까지
안정을 희구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이 잘 대비되고 있다.
 
여자는 결혼상대로는 장관을 선택하지만 젊은 남자의 사랑 또한 외면하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에게 목숨을 거는데 반면 여자는 남자의 감정을 받아들이며 곁에 두고 즐기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만약, 여자가 단호하게 자신의 마음을 감추면서까지 남자를 보냈다면 남자의 인생이 유목민으로까지 흘러갔을까? 
남자는 여자가 보여주는 그 혼란스러운 태도 때문에 목숨을 걸게 된 것이다. 
또한 운명적 사랑의 돌연성은 결코 본인이 의지했던대로 인생을 흘러 가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제인과 안드레이 둘 중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사랑의 복병성 때문에 치뤄야 했던 댓가.
 
영화 중, 명 대사.
" 삶이 인간에게 분노하는 것  같지만 인간도 때때로 삶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곤 한다."
 "용기는 인내심이고 인내심은 위기를 극복한다"
 
러시아의 축제, 마지막용서의 주일 중 상대에게 말해 주길  바라는 것은 고해 의식처럼. "복 프로스티드"
 (주님이 용서 하셨습니다) 
 
겨울이 되면 한 번쯤 그 영상미에 다시 보고 싶어지는 이 영화는 2000년 개봉당시로는 파격적인 제작스케치
제작비 580억원. 시나리오는 12년에 걸쳐 집필됐다는 후문,
5000명이 넘는 엑스트라들이 동원됐고 체코, 프랑스, 포르투갈 등지의 광범위한 이국 풍치도 볼거리를 더한다.
크렘린궁이 촬영장소로 쓰인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원제 "시베리아의 이발사"는 영화 속에서 시베리아 타이가 (세베리아, 북아메리카등지의 침엽수림 지대)에서의
벌목을 지칭하며, 동시에 톨스토이가 부르는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제목을 차용한 것.
첫 시사회를 크렘린에서 치루는 기록을 만들었다.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감독 자신이 황제역을 직접 연기해서 한 때 대권 후보로 거명 되기도 했었다.
이에 러시아의 대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와" 언론재벌 블라디미르 구신스키가 그의 출마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나 대선 출마는 하지 않았다.
미할코프 감독은 94년  <위선의 태양>으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러브오브시베리아는 99년
칸영화제 개막 작품으로 비 경쟁부문에 출품했다.
 
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은 "니콜라이 아르테미예프"라는 음악가가 작업 했다.  "라흐마니노프"나 "차이코프스키"를 연상시키는
감미로우면서도 정열적인  선율을 지닌 러시아 "후기 낭만파"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특히 "모차르트"와 "쇼팽"을 영화적
정서로 재해석했으며 러시아의 풍부한 "군대음악" 을 차용하므로써 민속적인 요소와 행진곡의 요소를 잘 끌어 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설' 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자신을 포함한 누군가를 용서해야 할 일이 있다면 용서의 주일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복 프로스티드"  주님이 용서 하셨습니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
  movie_imageCACOWYBB1.jpg  movie_imageCAH5YO6R55.jpg   movie_imageCAPCCAU33.jpg  movie_imageCAL9T7B44.jpg 
 

 
  
 
 
 
 
IP *.142.47.13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 관계의 미학/ 라이프 오브 파이 file 효우 2013.02.20 5684
35 이안의 색계 [4] 효우 2013.02.06 5708
34 삶의 힘은 크다 -아베코보, <모래의 여자> file [4] 정재엽 2013.07.16 5740
33 토크 No.8 - 고액 연봉의 그림자 재키제동 2013.02.17 5979
32 배려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경빈 2012.03.13 5981
31 자신의 미래를 보는 사람 - 한정화 [1] 옹박 2012.04.18 6033
30 토크 No.11 - 희망퇴직자 재취업 5계명 file 재키제동 2013.03.09 6033
29 내면의 에너지 열정을 품어라 file [2] [7] 승완 2012.01.02 6072
28 [소셜 빅뱅] 1. 당신의 검색이 신종 플루를 막는다 file [3] [1] 승완 2012.01.09 6087
27 아버지의 뒷모습 - 김소진 <자전거 도둑> file 뫼르소 2013.02.12 6115
26 이리 오너라 벗고 놀자 승완 2012.02.20 6123
25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거라" [10] 옹박 2012.01.04 6544
24 재능에 헌신하라. 페임(Fame) file 효우 2013.03.13 6589
» 러브오브 시베리아/너의 죄를 사하노라 file 효우 2013.01.23 6600
22 권정생 <강아지똥> file [2] 뫼르소 2013.01.15 6793
21 강점은 타고난 것인가? ( by 경숙님) 은주 2012.03.24 6900
20 필립 로스의 ‘에브리맨’을 읽고 (한명석) 경빈 2012.05.15 6960
19 최고의 나를 꺼내라 (by 좌경숙) 희산 2012.08.31 6991
18 그는 과연 변할 것인가 (by 선형) 은주 2012.04.20 7410
17 [소셜빅뱅] 2. 당신의 트윗이 서울 시장을 뽑는다 file [1] 승완 2012.02.06 7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