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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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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2일 11시 32분 등록

  한 시대의 자취를 찾아 황하를 보러 가던 날, 저는 설레임으로 잠을 설쳐 충혈 된 눈으로 고속기차에 올랐습니다. 고속기차로 2시간여를 달려 역에 도착해서도 40여분을 자동차로 달려 마주한 황하의 물줄기는 참으로 담담했습니다.

 수 천 년, 격변의 역사를 목도한 물줄기는 그렇듯 무심함으로 인해 여전 존재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의 힘에 떠밀려 모든 것이 흘러갔지만 여전히 흐르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는 강.


함께 간 가이드가 배를 타보지 않겠느냐고 제게 권했지만 저는 고개를 가로젓고 다리가 보이는 강둑을 오래 걸었습니다. 강가의 맛을 짐작할 수 없는 몇 개의 과자 봉지를 올려둔 리어카 옆, 낡은 평상에서 소일 삼아 마작을 하던 중국인들은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제게 배를 타 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물을 즐기고 좋아하는 제가 한 번 타볼 법도 할 배를 왜 타지 못 했을까요. 나룻배를 타고 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역사의 시간을 고스란히 지켜봤을 그 물줄기 속으로 빨려 들어 갈 것 같은 무섬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수 많은 사건, 인간의 오욕으로 빚어진 과정이라거나 현재 중국인들의 소일거리를 바라보며 한결같이 침묵하고  있는 강에 순간 두려움을 느낀 거지요. 모든 것이 사라져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  

 오래전부터 홍수로 사람들을 두렵게 하다가 비옥한 농토를 선사하는데 쓰이기도 한 강의 역사와 흥망을 기록한 역사의 반복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열흘간 말이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저는 버스를 타고, 마치 현지인처럼 파장을 맞는 마트의 과일을 사고 거리를 걸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방인이 아닌 내지인들의 눈으로 이곳을 살피고 싶었습니다. 이곳에서 몇 달쯤 머물며 역사를 쫒는 작업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불현 들곤 했지요.

이곳은 제게 충격이었고, 또 신선했습니다. 무더위조차 즐길 수 있는 힘을 준 곳곳의 역사.


우리들의 강은 무엇을 보며 어디쯤 흘러가고 있을까 여행중 내내 들었던 생각, 그 생각마저도 더 오래 고아야 겠지요. 이제 여행을 마쳐야 할 시간입니다. 돌아가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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