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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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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8일 22시 43분 등록

* 본 칼럼은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김미영 님의 글입니다.

 

누구헌티 뭔 소리를 들었간디 그려. 딸자슥 미숴워서 워칙헌댜. 이 에미는 니가 참 차겁다 못해 숫제 미서워. 워치기 그리 에미헌티 미섭게 대헌다니. 에미가 원체 밉고 싫어도 그란 벱이 워디있간. 제아무리 잘나고 똑똑혀도 그건 안되는겨. 니 나이 사십이 니열 모리면 즉은 나이가 아녀. 인저는 동생덜 앞이서 쓸디읎이 요상헌 소릴랑 말란 야그여. 인저버텀은 그만 좀 허여. 원채 자슥덜이 많어노리께 별늠의 일이 다 있구먼. 아니 누가 뭐래간 그려.

 

니 동상덜두 널 닮아가서 날 아주 무시허는구먼. 갈수록 더혀. 워째 누덜은 내 배 아파 난 자식덜인디두 하나겉이 에미 알기를 발구락에 때 만큼두 안 알어주는겨. 아니, 연태껏 사랑 타령을 허믄 나더러 워쩌라는거여. 이 시상에 자슥새끼 사랑 안 허는 에미가 워딨다구그려. 이 에미는 다 사랑 혔어. 아닌 중 아남. 여적 좋다구 잘 지내 놓구선 왜 새꼽맞게덜 에미를 잡아먹을라고 허는지 통 모르겄구먼. 깐난쟁이쩍 사랑을 워치기 다시 달란 말이여. 내참.

 

접때버텀 쌀쌀맞은 거야 그러려니 혔는디 시방은 웬만혀야지. 워디가 션찮었다구 그려. 누덜헌티 똑겉이 혔다고는 뭇허지먼 줄만치 다 줬다니께. 근디 누덜은 워째 사랑덜 뭇받었다고 생난리덜인겨. 당최 왜덜그려. 그걸 말이라구 허남. 요새는 냄만두 못헌 사이여. 하루이틀두 아니구 워디를 가두 노다지 누덜 생각에 아무디서두 심들구먼. 니 아베 만나 살믄서 고생 고생혀서 낳구 켜줬더니만 이제사, 것두 지 아베두 읎는디 날더러 워쩌라구덜 그려.

 

뭇배운 니 에미 무시허믄 뭇쓰는겨. 핵교 댕기메 뭘 배운겨덜. 대학까정 다 댕긴 것덜이 뭘 을매나 잘 배워서 에미 알기를 그리 아는거여. 내 속이 아주 다 탄다니께. 이제사 뭘 워쩌라고덜 돌아가매 작정을 허고 닥달을 허는겨. 워디 자슥새끼덜 미서워서 살겄어. 전생에 뭔 죄를 그리 지구와서 이모냥으루 사는지 괴로워 죽겄구먼. 사는 게 사는 게 아녀. 가지 많은 낭구에 바램 잘 날 읎다구, 바루 그거라닝께. 웬만한 바램이 아녀. 누덜이 그걸 알기나 혀.

 

그려. 니 말대루 아들 낳자구 내리 낳은 거여. 니째 낳구선 정신이 번쩍 드는겨. 그려서 그 댐이는 용하다는 점쟁이까정 찾어 댕기매 아들 약속을 받았구먼. 받구서 낳는디 또 딸인겨. 환장허지. 딸이 다섯이나 주욱 나올 중 누가 알았겄어. 을매나 화가 솟는지 그땐 딱 죽구시펐다니께. 긔 낳구는 돌아눴구먼. 아무두 뵈기 싫었어. 그냥 그랬다니께. 그게 다여. 어채피 낳은거구 그리구선 잘 켰잖여. 니 살부텀은 남동상 봤다구 죄다 이쁘다구덜 난리두 아녔지.

 

긔가 다 커설랑 이 모냥을 허구 앉았을 중 워치기 알았겄어. 알믄 부러 그렸겄어. 나두 사램이여. 뭇배웠지만 그건 배운다고 아는 거 아닌겨. 그냥 아는거지. 알어주는 늠덜 읎어두 끼니 안 걸러가매 켰는디 워째 그늠은 그 모냥인겨. 그늠이 그전버텀 꺼불구 장난처싸서 그런 중 알은겨. 누덜이랑 달르게 크는구나 혔어. 그러다 지나믄 나슬 중 알었지. 꿀 먹은 벙어리모냥 입 꼬매구 들어 앉았는 애를 워쩌란 말여. 난리굿을 혀도 끄덕읎어. 워칙헌디야.

 

인저는 이 에미두 긔만 보믄 대번 한숨부터 내 쉬는구먼. 자슥은 부모가 반팔짜라는디 타겨두 워째 미련헌 걸 빼다박었는지 물러. 탈도 많고 탓도 많은 시상이니께 긔는 그렇다구 혀. 아니, 누덜은 또 왜 그러는겨. 결혼허구 힘들여 애쓰구 고생혀서 애 낳는 거 딸 가진 에미가 모르믄 누가 알겄어. 근디 누덜까지 연태껏 주욱 딸만 낳는 거, 난 참 기가 맥힐 노릇이 따루 읎다니께. 넘덜 잘 낳는 아들 좀 섞어가매 낳아도 좋겄구먼 워째 그걸 에밀 닮은겨.

 

그럴 필요 읎을텐디두 내가 연즉 딸을 낳는 거 같어서 몸뗑이가 쪼그라드는 거 같다니께. 너부텀 시찌, 니찌까정 워째 아들 하나를 뭇 낳는겨. 그늠으 아들만 있으믄 시상이 달라지는구먼. 넘덜이 월매나 좋아허는 중 누덜이 물러서 그려. 이 에미는 생전 츰으루다가 축하라는 걸 받아봤다니께. 어깨가 쫘악 펴지더라 이 말이여. 사램이 사는 맛이 바루 그 맛 아녀. 누덜두 어깨 쫙 피고 살란 말을 뭇 알어들으믄 워쩔껴. 시방은 뭔소린 중 알아 먹는겨.

 

시상이 변혀서 인저는 딸이 더 좋다구 혀두 그게 다 뭣이간. 아들 있는 늠덜이 하는 소리여, 암만. 얼랄라…, 내가 그걸 물를께미. 두구 보라먼. 그려서 사위덜이 딸 낳고 좋다구 허는 거, 맨 다 그짓말 같어. 보니께 죄다덜 장모 앞이서 부러 그러는 거 같어서 영 찜찜하다니께. 츰버텀은 물러두 두째두 딸이믄 서운허잖여. 천상 더 낳지두 않을 거니께. 서운허믄 서운허다구 혀야지. 그게 솔찍허니 진짜 아녀. 숫제 아무늠이나 시째를 봐야겄다믄 낫겄어.

 

그 서운헌 사위 앞이서 내가 워치기 고갤 드냐 말이여. 그 뿐이간. 내 딸이 헌 짓이잖여. 내가 낳은 딸이 고생한 거잖여. 내 딸이 서운헐 꺼 아녀. 근디 워치기 고갤 들 수 있냐 말이여. 그려 안 그려. 것다 대구 냅다 에미헌티 '사랑헌다'는 말 허지두 말라구. 그려 관둬. 그려도 이 시상 언늠이 뭐래도 난 니 에미여. 너두 애 낳아서 둘이나 켜 봤잖여. 난 그냥 니 에미여. 아즉두 그걸 모르믄 망한거여. 아닌감. 워디가 워치기 잘못인 중 알란 말이여.

 

사랑 나부랭이, 그려 나 물러. 해방둥이가 시골서 핵교 구경 간신히 한 게 단디 뭘 지대루 배웠겄어. 허연 쌀밥 귀경허기가 하늘에 별따기 였는디 사랑이 뭐여. 챚으야 그런게 있는지두 물르구 큰 겨. 개갈 안 나는 소리란 말여. 이날 입때껏 그러구 살아온 나버러 뭣이 어쩌구워쪄? 요새야 누덜이 배곯지 않구덜 한갓지게 사니께 사랑 타령두 그리 하찮게 허는지 물러두 우덜 클땐 먹는 거믄 만고땡 이었다니께. 하루 밥 시끼 챙겨 멕이는 그게, 그거여.

 

에미는 그게 사랑이여. 누덜 밥 멕이는 게 사랑인거여. 내가 누덜을 을매나 사랑혔는지 워치기 설명하믄 알아먹는겨. 워디 있간 숫제 볼 중 아는 누덜이 찾아서 죄다 가져가믄 좋겄어. 워쩌다가 이런 야그까정 쏟아가매 살어야 허는거여. 웬만큼 뒤적대믄 찾아지긴 허는겨. 암껏두 모르는 에미는 진드근히 젼디면 되남. 워치게 허라는 야그여. 답답혀 죽겄구먼. 넘덜두 그렇다남. 기맥힌 증답이 뭐래는 거여? 있다남? 시방 말을 먹구 있는겨 듣구 있는겨?

 

***

 

충남 홍성에서 나고 자란 해방둥이 울 엄마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아빠와 결혼하고서 서울로 올라와 딸 다섯을 내리 낳고, 마흔이 되어서야 그토록 원하던 아들을 얻었답니다. 맏이인 나와 막내인 남동생의 나이차는 열네 살. 남동생은 내가 결혼할 때 초등학교 5학년이었지요. 울 엄마가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들을 만나기 전, 엄마는 다섯째 딸을 낳고 돌아누웠다고 합니다. 그 막내 여동생은 나와 10살 터울입니다.

 

근데 그 예쁜 녀석이 말입니다. 본인은 아픈 줄도 모르고 아픕니다. 그때 돌아누운 엄마를 못내 그리워해서일까요? 언젠가부터 엄마 곁에서 꼼짝 않고 붙어 지낸답니다. 전교회장을 내리 지내면서 요란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왜 그랬을까요? 갑작스런 사고일까요? 아니요, 누구도 뭐라 단정할 수 없지만 정신적인 상처가 너무도 컸던 모양입니다. 10년도 더 지났는데 여전히 나이를 먹지 않은 듯 그냥 그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미 때 지난 엄마의 사랑을 찾아서 말입니다.

 

물론 나만의 생각입니다. 제멋대로인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이 글이 되었습니다. 혼자되신 엄마에게 새삼스레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 녀석이 그리 된 게 마냥 엄마 탓이라 여겼던 철없음을 깊이 반성합니다. 뒤늦은 후회와 미안함을 담아 엄마에게 마음의 인사를 전합니다.

 

엄마, 사랑해요.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 김미영 mimmy3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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