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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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감독의 지난주에 라이프오브파이를 아이들과 감상했는데 아직도 그 잔상이 남아 있다.
그런 이유로 지난 작품중 떠오른 영화. 색,계
당시 신인이었던 탕웨이는 첫 작품으로 입지를 굳혔다.
일상이 늘 비상시이고 전략인 남자에게 전략적으로 다가온 그녀.
막부인이 오직 그, 양조위를 위해 불러주던 노래. 경계를 풀고 아이처럼 웃던 그.
이장면을 보면서 내내 눈물이 났다. 이데올로기등의 거창한 명제를 제껴두고
오직 인간으로 무장해제되던 이 순간들.
암막 커튼을 드리운 그의 삶에 비쳤던 여린 빛. 그녀를 보내고 그는 자신을 다시 굳게 가둔다.
그들이 사랑을 나누었던 방. 흰 경대는 곧 부서질듯 위태한, 불안정한 느낌이다.
이안 감독이 천착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통불능' 이란 주제. 사랑과 외로움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브로크백 마운틴에 이은 이 작품.
두사람의 동상이몽을 장문의 대사 없이 읽어 내고 있는 카메라는 무생물이 아닌 유생물처럼 보였다.
다시 말하면 사람과 사람의 소통은 불가능한데 사람과 렌즈는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래서 더 쓸쓸한 색계.
두 사람이 각기 달리 느낄 수 밖에 없는 외로움의 무게에 전이되어 질식 할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행간의 숨은 의미를 읽듯 카메라의 '메타포' 를 읽어 내는 것은 양조위나 이안 감독이 관객에게 주는 즐거움이다.
이글을 쓰면서 다시 떠오르는 것은 그들의 사랑은 그런식으로 밖에, 전쟁을 치르듯 가학에 가까운 섹스뿐,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감독의 '당위성'이 느껴진다.
이안감독의 작품엔 언제나 페이소스와 그 당시의 사회상과 사랑이 있다. 그리고 카메라가 표현가능한 그 이상을 넘어서는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최대의 비주얼,
그리하여 앤딩씬이 올라갈때 마다 감독의 역량에 부러움의 탄식이 저절로 흘러 나온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만났던 양조위. 여전히 좋은 배우임을 인정할 수 있었던 영화이다. 그의 오랜 팬임이 즐거운,
오늘 날씨에 어울리는 색,계. 삼십분정도의 필름을 잘라내고 다시 감상 하고 싶다.
쓰다 보니 사랑이야기만 쓰고 있는데 연구소에 누가 되는 건 아닌지.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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