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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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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12일 09시 35분 등록

   '지금 상식적이 아니십니다'
  이 말은 얼마전 공항에서 항공사 직원이 제게 했던 말입니다. 그날 저는  제가 탑승할 비행기, 탑승 20분전에 항공사 창구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 도착하기전 저는 달리는 차안에서 비행기를 놓칠까  여행사와 항공사 창구에 연신 전화를 하며 초조해진 상태였습니다. 이미 그날은 탑승할 수 없을 거라던 여행사 직원은 다른 항공편을 알아보았으나 하루 한 번 운항하는 항공편인지라 다음날 항공권을 알아 볼 수 밖에 없는 형편이 라는 전갈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허겁지겁 달려간 데스크에서도  항공사직원은 이미 해당 편 발권을 끝내고 카운터를 닫은 상태여서 제가 탑승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했던 저는   탑승권을  제 부탁대로 창구에 맡겨놓고 기내에 앉아 있을 일행과 여행지에서의 미팅등의 일정이 엉망이 될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당황이 됐습니다. 

  그런 이유로  비행 출발 20분전이었음에도 포기 할 수 없었던 저는 창구에서 처음 마주친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 호소 했습니다. 그런데 제 말을 듣고 있는가 싶던 직원이 가방을 들고 별 다른 말없이 이동을 하려 했을때, 그때까지 부탁을 하던 제 입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아니 고객 사정이 화급하다는데 어떤 반응도 없이 어디 가십니까. 고객 형편이 늘 좋다면 서비스직이 왜 필요하겠어요. 고객이 위기에 놓여 있을 때 움직여 주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여러분 손길이 필요한 거 아닌가요?”
“저는 퇴근시간인지라 그리고 고객님 건은 저쪽에서 알아봐 주실 겁니다.”
그 직원이 퇴근하며 가리키는 창구로 가서 제가 한 말은 이렇습니다.
 
“여기 오는 차안에서 항공사 직원과 통화했었는데  제가 여러번 들었던 같은 말은 듣지 않겠어요. 저는 지금, 도움이 필요 합니다”
“고객님, 지금 상식적이 아닌 거 아시죠. 약속을 어긴 건 고객님이십니다. 그렇게 목소리를 높여서 해결될 일이 아니세요.”
“그런 상식적인 말을 들으려고 간청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억지를 부린다고 해도 좋아요. 제 급박한 사정이 저를 이렇게 만든 거니까. 같은말만 반복하지 말고 도움을 주실 수 있는 융통성을 발휘해 주세요. 저 일정도 그렇고 이 비행기를 꼭 타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는 제가 듣기에도 하이톤이었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어쨌든 우여 곡절 끝에 저는 검색대와 입국수속을 빠르게 통과해 게이트까지 직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뛰었습니다. 게이트에 도착해보니 항공사 사정으로  탑승시간이 약간 늦어지기도 했고 출발 오 분전에 기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행의 인사를 받으며  물 한잔을 마시고 호흡을 고르고 나자 뺨이 달아올랐습니다. 염치없는 줄을 알면서도 무릅쓰고 행한다는 모몰염치(冒沒廉恥)라는 말도 떠오르면서요.
 일행과 합류하여 열흘간의 일정을 잘 마칠 수 있었던 중간에도 가끔 떠오르던 항공사직원의 목소리는 ‘고객님. 지금 상식적이 아닌 건 아시지요' 였습니다.

 
그날, 그렇게 공항에 늦게 도착한 이유. 도저히 끊을 수 없던 내담자의 절박한 전화등이 있었으며  탑승이 결정되고 직원에게 사과와 감사의 말도 전하긴 했지만 상황탓을 하며 억지를 부리던 제 목소리가 함께 들려와 이글을 쓰는 동안 다시 부끄러워집니다.
혹시 그때 그분이 이글을 읽으신다면 용서하지 마시고 상식적이 아닌 고객으로 여전히 기억해 주시길. 저도 이 부끄러움을 여전 기억해야겠습니다. 
막상 갑질을 할 때 갑질을 한다는 자의식이 없던 저, 이글을 읽는 그대는 부디 이 푸르디 푸른 여름, 부디 상황, 입장에 따른 갑질에 유의하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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