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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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수료식이 있던 자리에서 늦게까지 뒷풀이로 술자리를 했습니다. 주량이 적어 술자리를 즐기지 않는 저로서는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님에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또 며칠 전 지인들의 방문에 한낮에 샴페인을 나눴습니다. 처음 만났던 삼 년 전 모습이 어떠했는지, 현재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네 명의 여인네들과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의 주제는 이리저리 옮겨 다녔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는 서로를 보며 저는 어른들의 놀이에 관해 내내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요즘 많이 열리는 포럼(forum)은 <포럼디스커션>의 준말로 로마 시대 도시에 있던 광장(廣場)을 의미하는 말로서 그때의 연설 및 토론 방식을 칭하여 '포럼디스커션'이 유래하였습니다. 심포지엄(symposium)도 토의 방법 중 한 가지로 특정한 주제에 대하여 전문가들 몇이 원고를 준비하여 강연식으로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참석자와 청중이 질의응답을 하는 형식의 토론회를 말합니다. 플라톤의 책 제목 중 symposium)이 있습니다.
근래에는 심포지엄을 개최 한다 라는 표현을 쓰지만 향연, 심포지엄의 본래어원은 '함께 마시며 취해보자‘ 였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며 주제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였던 거지요.
『장자』의 첫 편은 소요유입니다. 소요유(逍遙遊)는 소요(逍遙)와 유(遊)의 합성어로 소요(逍遙)의 뜻은 사람들과 얽혀 일하되 거리낌 없이 여유 있다는 뜻이고 유(遊)의 뜻 역시 ‘노닐다, 놀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장자보다 앞서 저술된 『시경』에서도 정자와 산에 붙여 몇 차례 나오는 말입니다.
그 오래전 플라톤도, 비록 장자의 실재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장자 또한 노닐며 즐길 때 사고가 향상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니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구본형스승님이 왜 그리 유치하게 놀자라는 말씀을 하셨는지 새삼 이해하게 됐습니다.
올 여름에는 싫어하는 계절이라고 칩거하지 말고 동네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휴가에는 가족들과 카약과 제트스키를 타러 가야겠습니다.
그대는 어떤 놀이를 즐겨 하시는지요. 관습과 일상의 경직을 풀고 비경직 상태에서 고전을 탐구하고 논하는 장,
마음과 몸의 빗장을 풀고, 거나하게는 아니더라도, 한 잔 술을 놓고 이윽고 이슥해 질 때까지 마디마디 맺혔던 것과 궁금했던 것들을 헤헤 어린아이처럼 풀어 놓는 시간, 진정 어른의 놀이가 아니겠는지요.
정예서의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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