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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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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13일 16시 45분 등록
지금부터 딱 10년전에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지요.
그땐 몸이 약해서, 재수가 없어서 병에 걸린 줄 알았습니다.

이제사 깨닫는 거지만 제 자신을 무시하고 학대하며 사랑하지 않고
무조건 남을 부러워해서 생긴 병이었습니다.
속앓이 때문에...

치료방법은 수술을 해야 했고 정해진 날 아침에 수술실로 들어갔지요.
하지만 무슨 검사 기계가 다른 곳에 먼저 나갔기에
제 수술은 오후로 늦춰졌습니다.

병실이 아닌 수술실은 다른 곳보다 약간 기온이 낮습니다.
그런데 아픈 몸이면 체온 조절이 어렵지요.
침대에 누워 오후까지 기다리는데 참 추웠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여차저차한 소식은 전해졌는지
수술을 오래 한다고 마냥 걱정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여러 가지 생각과 걱정, 두려움.

전신마취를 하고 얼마가 지났는지 수술이 끝나 회복실에서 의식이 깨고
다시 병실로 돌아가서 엄마를 뵈니 "엄마, 너무 추워... 발 시려"
짜증과 원망과 불만을 다 뱉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신고 계시던 흰 양말을 벗어 제게 얼른 신겨주시고
양손으로 제 온몸을 따스하게 해주려고 주무르시다가
엎드려 가슴으로 제 두 발을 품어주셨습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품어주셨어도 제 몸과 발은 한.동.안. 추웠습니다.

그 기억은 한 개인이 갖는 욕구와 만족에 대한 의식을 바꾸게 하더군요.
제일 고귀하다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도 그 '순간'에는 별 효력이 없는 듯.

지금 님께서 하시는 고민은 잠시 덮어둘 수 있을진 모르지만
몰라서 두고보는 것도 아니고 알면서도 묻어둬야 하는 거라면...
이 다음에 가슴이 많이 아련하지 않을까요?

저는 발이 추웠고 시간이 지나 따뜻해지긴 했지만
님께서 내면에서 원하는 관심은 계속 추위에 떨고 있지나 않을까 걱정되는군요.
내면의 소리를 자꾸만 덮어두고 흥미없는 일에 매이다가 몸까지 상하지나 않을까... 염려스러워 제 얘길 꺼내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젊은이라면 마음에서 외치는 소리에 귀기울여 보세요.

살 날이 많은데 5년이 무슨 걱정입니까? ^^
IP *.74.7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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