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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님께서 20091240358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저는 미아리에서 찜닭을 팔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30년 음식장사를 하셨습니다. 처가쪽 분들이 사업이나, 음식 장사를 해보셨는지요? 경험이 전무하시다면, 적어도 몇달은 식당에서 일을 해보시는 것이 좋지않을까 싶습니다. 겉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저의 집 앞에도 위의 경우가 있습니다. 냉면집인데, 매운맛으로 유명하지요. 다들 맛없어 합니다. 허나, 줄서서 먹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소문이 나서'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마도 B매운탕 집은 '이곳은 사람 많은 집' 이라고,사람들이 그렇게 인식을 했을 것이고, 그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주식이나 장사나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버는 사람은 살 때, 결정이 나지요. 주식의 경우 얼마나 싸게 사느냐가 관건이라면, 장사는 얼마나 손님이 몰리는 곳에 목을 잡느냐가 거의 90%라고 보셔도 됩니다. 그 다음에 맛입니다. 맛없어도 목 좋으면 장사됩니다.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터무니 없이 맛없으면 안되겠지요.


저희 가게는 큰 길에서 한번 꺽어서 들어와야 합니다. 대로변에 있는 가게와 그 대로변에서 한 번 꺽은 곳에 있는 가게는 천지 차이입니다. 비록 몇미터 떨어져있지만, 권리금과 임대료가 많이 차이납니다. 가게 경영은 제가 하지만, 저희 어머니는 찜닭소스를 만듭니다. 어머니 손끝에서 나오는 소스맛은 30년 음식장사의 결정체입니다. 그 손끝이 손님을 끌고 있지만, 그래도 목 좋은 가게를 이길 수 없습니다.

음식 가격 싸게 매겨서, 일단 손님들 확보하고, 권리금 받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헌데, 손님도 없는 가게를 특별한 강점도 없고, 음식사업 경험도 없는 분들이 인수하겠다는 생각이 좀 의아합니다. 음식사업에서 맛은 기본입니다. 당연히 맛있어야 합니다. 장모님의 음식솜씨는 필요조건이고, 게다가 검증된 것도 아니지요.

거기에 직원들을 다루는 능력과 손님에 대한 감각이 필요합니다. 이것들은 가르쳐서 배울 수 있는 것도아니고, 매뉴얼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 그저 몸으로 많이 접해볼 수 밖에 없습니다. 암묵지 지요. 경험이 없다면, 직원이나 손님에게 휘둘립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우선은 남의 집에서 일을 하셔서 경험을 쌓아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음식점 주인에게도 물어보시구요. 제 생각에는 선뜻 인수하라고 하시는 사장님은 없으리라 봅니다.

A매운탕집이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굳이 아실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면 주인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주인도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되고, 그만큼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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