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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님께서 20081160035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당장 돈이 궁해서, 취업을 하면 직장생활이 오래가지 못합니다.

요즘 취업 어렵습니다. 저는 음식점을 경영하는데, 30대 중 후반 남자들이 면접 보러 옵니다. 한눈에 보아도, 식당에서 일할 사람들은 아닙니다. 당장 생활비가 급하기에 일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업주 입장에서 그다지 반갑지 않습니다. 비전 없는 사람은 시키는 일만 할 것이고, 결국 빌붙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장사 안되는 것 보다, 그런 사람 데리고 있기가 더 힘듭니다.

백수 기간이 길어지면,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제가 백수로 있어 보아서 압니다. 쉽게 상처 받고, 두려움도 커지지요. 그러기에 사람에게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 돈 받을려고 이 짓하나?'가 아니라, 돈을 떠나서 일은 영혼의 양식입니다.

아는 지인을 통해서 입사를 하면, 쉽게 들어갈 수는 있을지 몰라도 2배는 더 열심히 일하셔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지인과의 관계도 끝입니다. 여러 계획을 생각하셨는데, 현장에 가면 님의 생각과 많이 틀립니다. 현장에 있지 않은 이상, 계획이나 비전은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 동안 계획하셨다하더라도 지워버리세요. 필드에 나가야지, 홀이 보입니다. 시간이 지난 다음에 그 계획 다시 꺼내 보시기 바랍니다. 수정할 부분이 많을 것이고, 아예 말도 안되는 부분도 보일 겁니다.

31.
두 달 지나면 32. 신입으로 들어가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공부만 하고 있을 나이도 아닙니다. 동년배들은 돈벌고 장가가서 애 낳는데,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공백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2달 정도로 취업 기획을 세우셔서, 하늘이 두 쪽 나도 취업하겠다는 결심을 하세요. 물론, 님의 맘에 꼭 맞는 직장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직장이나 들어가셔서는 안됩니다. 님의 상황에서 최선의 회사를 목표로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떤 회사든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시작을 하셔야 합니다. 입사한 회사를 일종의 중간역 정도로 여기시면, 그 생각이 업무와 동료직원간에 그대로 나옵니다. 사람의 머리는 유리두뇌입니다. 누구나 다 보지요. 나만 못 보고.

'노사 재취업 센터'에서 컨설턴트와 취업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더 구체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실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대부분 님 보다 나이가 10에서 많게는 20년 위의 분들이 많습니다. 취업 준비도 좋지만, 그분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보세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을 많이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님이 생각하시는 꿈과 비젼도 다른 차원에서 보는 시각이 생길겁니다.

새출발입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취업활동은 고통 스럽습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쉽게 들어가면, 며칠 못버티고 쉽게 나옵니다. 취업이 어렵다는데, 현장에서는 인재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인재가 별겁니까? 헝그러정신에 열정을 가진 사람이 인재입니다. 그 열정을 가지고, 집요하게 파고드시면 취업할 수 있습니다. 경제가 어렵다지만, 좋았던 적 있었습니까? 매번 어려웠습니다. 취업이 어렵다. 경제가 어렵다라는 여론에 신경쓰지 마세요.'

6개월 정도 성실히 일하신 다음에 그 자리에서 비젼을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님에게 필요한 것은 꿈이 아니라, 기초체력입니다. '하기 싫은 일도 열심히 해야, 하고 싶은 일도 열심히 한다'는 말은 명언입니다. 적어도 10년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 지 압니다.

저또한 제 꿈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30개월 다닌 회사를 나왔습니다. 몇개월 지나, 당장 돈이 급해서, 지인의 소개로 입사했습니다. 그 회사에서 기존 직원들과 갈등이 있어서 3개월만에 쫓겨났습니다. 그 다음 입사한 회사는 1년 버텼습니다. 그 다음은 근 1년 동안 이 회사 저 회사 전전하면서, 정신 없었습니다. 솔직히 갈 곳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부모님 사업을 잇고 있습니다. 제가 싫어했던 일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시작했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일이 천직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왜 천직을 찾기 위해서, 직장을 나와야 합니까? 나가라고 말하기 전까지 나와서는 안됩니다. 준비되기 전까지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책상 동여매야 합니다. 그대신, 직장을 다니면서 자기 꿈을 키워나갑니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님이라면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다시 도전합니다.

확고한 믿음과 분명한 비전은 공짜가 아닙니다. 열정을 뿌려야 지혜를 걷습니다. 지금 장사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입니다. 경제적으로 힘들면 자신의 꿈을 향해 가기 힘듭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습니다. 운영이 잘 되면, 특별히 바쁠 일 없습니다. 남는 시간에 공부할 수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장사할겁니다.

동생 같기도 하고,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았습니다.

취업하시면, 연락주세요. 소주 한잔 사리다. kimingon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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