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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6일 09시 35분 등록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26세의 여회사원입니다.

지금 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만, 오래하고 싶지도 않고, 잘하고 싶은 일도 아닙니다.

최근에 회사에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사고를 쳤는데, 일이 터진다면

좀 힘들것 같지만 아직 수습할 수도 있는 단계입니다. 잘하면, 또 양심을

버리면,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의 단점은, 잘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얼마간의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주로 욕을 많이 먹는 일이라는 겁니다.

장점은 글쎄요.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다...와. 내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

정도랄까요. 내 일의 가치는 솔직히, 못찾겠습니다.

사고를 치면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퇴직에 대해서 고려해보게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항상 언젠가는 이 일을 그만둬야지라고 생각해오긴

했지만요. 물론, 일이 터지기 전에 그만둘 건 아니고, 터진다면, 얼마간

수습을 하고, 내가 책임질 부분은 책임을 지고, 퇴직을 할 것이지요.

도망가는 것처럼, 퇴직을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장입니다. 부모님은 늙으셨고, 제가 부양해야할 형제도 있습니다.

제 이름으로 은행에 사오천 정도의 대출도 있구요.

대출은,, 얼만간의 적금을 깨면 다 갚지는 못해도 이자비용정도를

충당할 수는 있겠지요. 적어도 몇년은.

좀 가볍게, 사는 것 처럼 살아보고 싶습니다.

퇴직을 하게되면,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커피집에서 알바나 할까 생각입니다.

제가 커피를 좋아해서, 알바를 좀 하면서 배우다가 큰 커피회사에 원서를

넣어봐도 좋겠다 싶어서입니다. 영어를 못하는 편은 아니니 좀 더 공부해서

토익도 만점수준으로 만들고, 나름대로 커피회사에 대한 분석도 해보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딴 회사에도 지원을 해볼지 모르지요.

제 고민은 이겁니다. 이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가볍게 살아봐도 될까.

알바하고 공부하면서,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볼까. 지원해볼까.

더 늙기 전에, 저질러볼까. 책임감에 눌려 억지로 출근하는 일상을 그만두고.

좀 모험이 되더라도 다시 시작해볼까.

사실 회사를 한 2-3년 더 다니면서 빛도 다 갚고, 그 후에 그만두자...정도

생각까지 했었습니다만. 모르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그만두고 다시

시작해야하는 건 아닌지, 서른이 다 되어서 커피집 알바를 하긴 힘들테니까요.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를 하고 원서를 넣은 후 붙으면 그만둬도 되겠지만,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그냥 피곤하고, 절박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냥 무기력

하고 쉬려고만 합니다. 게을러지는 겁니다. 준비도 하지 않고. 그런 제 모습이

싫어서 또 짜증내고,, 남 탓만 하게 되고 부모님원망하고. 그랬습니다.

제가 지금 도망을 가려는 걸까요. 아마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말처럼, 회사는 함부로 그만두면 안 되는 걸까요.

내용이 너무 길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많은 분들의 고견 기다리겠습니다.
IP *.177.89.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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