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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2008년 8월 4일 12시 51분 등록
안녕하세요.아는 선배의 권유로 알게 된 사이트를 눈으로만 보다가
처음으로 글 남기게 됩니다.

결혼 6년차 30대 중반입니다. 아직 애기는 없지만
그래도 남 부러울 정도로 금슬을 자랑하는 부부였습니다.
둘 다 약간 사회부적응자(?)들이라, 각자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밀어주기로 하고 와이프 먼저 1년반가량 준비해서
지금은 어느덧 모습을 만들어갑니다.

이제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 합의 하에 큰맘먹고 퇴직을 하였죠.
물론 경제적인 부분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어서
퇴직금,주식투자금,실업급여,비상금 탈탈 털어 1년간의 자금 마련해놓고
시작~하려는 찰나.

와이프가 이혼을 요구하더군요.
그동안 시댁과의 갈등에 늘 힘들어하고 짜증스러워했던 와이프가
막판에 결정적인 일들이 마구 겹치면서 극에 달해서는
재산 반을 나눠 혼자 살게 해달라고 하네요.

벌써 3달이나 지났습니다.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얼러도 보고 달래도 봤지만.
결국 이 사람의 마음을 돌릴 방법이 없어서 결국 집담보 대출 받아 돈 주고
이번 주말에 집얻어 나가게 됐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고 어이없는 상황...
직장 그만 두고,와이프 잃고, 돈도 잃고...
매일 술에,우울증까지 겹쳐 불면증,무기력증까지 오네요.
그나마 헬스클럽을 끊어서 완화시키고 있긴 하지만.

도무지 왜,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 정말로 이 사람 사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늘 말해왔듯이, 제가 태어나서 제일 잘한건
이 사람과 결혼한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사람들은 참 쉽게 얘기합디다.
얼른 잊고 직장 잡아라...새출발해라...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래야만 한다고 하시는데
사실은 그럴만한 이유와 명분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더군다나, 이 모든 상황의 빌미가 된 우리 식구들 조차
말로는 미안하다고 딱 한번 그러고는 더 이상 연락도 없습니다.
자신들 자존심 때문이겠지요. 그 자존심 때문에 난 가정이 파탄났는데 말입니다.

지난 주부터 짐싸고 있는 와이프의 모습에
거짓말같은 현실이 슬슬 실감나기 시작합니다.
이 사람 없는 집이 벌써부터 겁나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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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그래도 굶어죽을 수는 없으니
이제 집정리하고 나면 저도 정신차리고 일을 시작해야겠지요.
그것도 사실 문제입니다.

재취업의 키포인트는 캐리어인데.
하던 일(나름 디자인계열)이 정말 한계에 부딪혔다고 느꼈기때문에
회사를 그만 둔건데.저도 사람 뽑아봐서 알지만.
이제 이 나이엔 갈 수 있는 회사가 없음을 제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만만해 보이는 곳에 몇 군데 내봤지만 역시나..안되더군요.

그렇다고 이제 와서 계획했던 일은 이혼과 더불어 무산될 수 밖에 없던 일이고.

갑갑하다........고 생각하다가.

어제 성당미사 중.
기왕 혼자 살게 된거.
(재혼은 당연히 생각없습니다)

어쩌면 또 다른 길이 열릴라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들이 들으면 또 바보같은 생각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사실 그동안 [봉사]라는 단어의 의미를 많이 생각했었습니다.

명예와 재산이라는 건 가질 수록 더 갖고 싶은 거고.
봉사를 통한 나눔이란 건 할 수록 커진다는 걸
대학 다닐때부터 늘 생각했었거든요.

여기 계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그리고 혹시 추천해주실 만한 단체나 지역 등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외-라면 더 좋겠네요.

그럼
무더운 여름.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너무 긴 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252.10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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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자
2008.08.05 00:26:21 *.180.129.173

님의 글을 읽어 보고 몇자 적습니다.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님이 정작 봉사하실 단체를 찾으신다면, 그런기관은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님이 하시고자 하는 봉사는 어떤 마음에서 하고자 한 것일까요.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있으셨고 그것을 준비하다
일상을 함께 하던 사람을 잃게 된 심정에 계획을 수정하게 되신 건지요.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시려면 지금의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하시고, 자신의 꿈이 무엇이었나를 제대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순서이리라 생각됩니다.

이 연구소의 꿈벗 프로그램을 권해드립니다. 자신을 다져야 기쁜 봉사를 할 수 있고 그곳에서 만나는 분들에게도 기쁨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몇자 적었습니다.

가던길이 어떤길이 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신후에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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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8.05 00:48:46 *.36.210.11
그렇네요. 질풍노도의 시기는 청년기에만 찾아드는 것은 아닌가 보네요. 그동안 마음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날씨까지도 무더워 사랑 싸움도 짜증날 판인데 소중했던 인연을 떠나 보내야 하는 심정은 또 어땠을까 하고 가히 짐작이 가네요. 위로가 될까만은 그래도 위로를 전합니다.

물론 사람의 편차가 다소 심하겠지만 그래도 남자분들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여성들에 비해 판단이 빠른 것 같아요. 잘 추스려고 하고. 그래서 다행이라고 감히 격려드립니다. 대게 여자들은 남자가 약할 때면 덤벼드는 듯 해 보여도 그 상처를 오래 껴안고 생활하게 되곤 하지요.

님의 경우 아이가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그 때문에 더 고통의 순간이 빨리 찾아 들었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만약 아주 헤어짐을 단행해 간다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구차한 절차와 모습이 따로 필요없고, 요즘 말마따나 쿨하게 서로를 위해 각자 다시 시작해 보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사랑은 두 사람의 것이지만 생활은 여러 사람의 몫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주위 가족과의 관계는 삶의 큰 요소로 작용 될 수밖에 없곤 합니다. 하지만 님도 알고 저도 알다시피 가장 큰 문제는 두 사람의 마음 뜻 일테지요. 사람이라서 그리고 환경에 부딪히다보면 변할 수 있는 게 사람이고 생활이지만, 우리 같은 고유의 전통사상을 지닌 사회에서 받아드리기 쉽지 않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지요. 남의 이야기는 쉽게 해도 내 문제가 되면 너무나 다른 것이고 말은 쉬워도 실제 겪게 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거지요. 그러나 님들의 경우도 이미 겪은 저의 경우처럼 심각하다면 심각했고 또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이었다면 그럴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이런 것이 스스로를 향한 솔직한 미련과 아쉬움일 런지요.

님의 "그 사람을 정말 사랑했다" 는 표현에서 실마리를 가늠해 보았지요. 아직도 그 마음이 남아 있고 서로의 강력한 주장을 더 많이 원했던 것이라면, 서로가 생각하는 바와 입장을 받아드리고 너무 늦기 전에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또 어떨 런지요. 물론 그러기가 쉽지 않아서 이와 같은 결과에 다달았을 테지만 서로의 주장이 더 강했던 것은 아닐까 이미 이혼 10여 년을 살아온 사람으로써 감히 권해 보네요. 혼자 살아가는 일도 여간 만만한 일은 아니거든요. 그러나 아이가 없다는 것이 이 경우 끈을 이을 어떤 구실이 없기도 하겠군요. 하지만 그래서 둘 만의 시간이 더 많았고 애틋했으며 더 많이 사랑하고 알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사랑이 깊었을 것이라는 말씀이지요.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그 말처럼 적절한 표현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님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생각은 없어요. 다만 서로가 의지 표명은 다 한 셈이고, 누군가 한쪽에서 못 이긴 척 저주면 또 다시 전보다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것도 너무 많은 시간이 지체하기 전에 고려해 봄직 하지 않을까 해서 말씀 드리는 것 뿐입니다.

만약에 전혀 그럴 의사가 조금도 없다면 그때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일에 몰입하는 게 우선은 가장 좋은 방법이 되겠네요. 이미 여러 생각을 하셨을 테고 외롭고 적적함에 이야기 나눌 벗이 필요할 지 모르겠어요. 그래요, 이야기도 하고 싶고 할려고 하면 차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고 그렇게 답답하기만 한 심정이실 테지요. 그렇더라도 우야든동 사태를 수숩해 나가는 것이 순서이겠지요.

자신을 향해 한번쯤 깊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이성간의 사랑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때로 자신을 몰라서 사랑이 어려운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어지기도 합니다. 모른다고 해서 전혀 모른다기보다 그 생활 속에 깊숙히 박혀있다보면 잘 보이지 않는 면들이 더러 있다는 것이고, 좀 멀찍이 떨쳐두고 자신을 객관화시켜가며 재정비해 나가는 것은 여러모로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피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고 일이며 인생자체의 모습일 테니까 말이예요.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어요. 물론 더러 운이 좋지 않을 때에는 나쁜 일들이 겹쳐서 오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좋은 일들도 함께 배가 될 때가 있는 거지요. 님께서는 전자의 경우였으니 이 시기만 잘 견디면 또 후자의 경우로 바뀌어 질 수 있겠지요. 또한 노력 여하에 따라 좋은 행운을 좀 더 일찍 당겨 볼 수도 있을 테구요.

외로움은 스트레스만큼이나 좋지 않은 것이지요. 우울한 감정이 오래 쌓이다 보면 그것이 곧 스트레스요 암적인 요소로 무성한 잡초처럼 쑥쑥 자라버릴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모쪼록 몸부터 잘 추스르세요. 예전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잘 보살피지 못했던 스스로를 사랑하고 위해 주세요. 천성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그래도 습관적으로 이 부분을 간과하기 쉬운데, 나이들어가면서는 정신을 앞도하는 것이 오히려 육체라는 것에 대해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현명한 분들은 그토록 건강상태를 잘 살펴가며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유연한 몸을 만들고는 하더라고요. 이제 조금 있으면 님도 대한민국 남성의 40대에 접어들 것이니 이럴 때 일 수록 건강을 잘 다스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시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돌아보며 너무 늦지 않게 새 일을 도모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삶의 리듬감과 자신감을 잃지 않고 강건하게 일상의 항상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이것을 간과하여 놓치게 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여간 해서 바로 잡기가 쉽지 않을 수 있기도 하니까요.

지금 다소 서럽고 한편으로 자신에 대해 분노와 사무침이 있을 때 변혁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떠실지요? 이때야 말로 용기란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미적미적 넉두리로 차일 피일 미루다 세월에 말려들지 않도록 강하고 독한 의지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고비와 굴곡과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차이야 있겠지만 저가 생각하기로 이곳을 향해 자신의 발로 뚜벅뚜벅 걸어오듯이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잘잘못을 깊게 반성하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해 애끓는 마음으로 모색해 나가고자 투혼을 살으는 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며, 그 전초전을 위해 문을 두드리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 반드시 그러한 역량을 갖춘 자신의 내면과 의식을 믿고 반드시 좋은 발전을 이루어 내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더 나은 인생으로의 진화의 몸부림을 안고서 이곳에서 어울림과 상생을 이루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고 싶어서 왔고 남기고 싶어서 글을 쓰신 것 자체가 스스로의 인생에 반성과 도약을 위한 이끌림일 것입니다. 이 자유와 평화와 안식을 얻고 자신의 더 나은 진일보 하는 삶을 위해 벗을 찾아 혹은 장소로 들어와서 나눔과 도움의 어울림과 상생을 경험하고 체험을 나누는 것일 겁니다.

우리들의 생은 오늘이 전부가 아니고, 더군다나 님은 앞으로 더 많은 시간 동안 살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간에 미쳐 느끼고 깨닫지 못했던 부분들을 허심탄회하게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이곳 '간이역'이 가진 특장점을 잘 살리시어 휴식과 충전을 해나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님께는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소중한 시간들이 누구보다 많이 있고, 그 시간들은 님의 선택과 결정을 열렬히 기다릴 것입니다. 다만 옳고 그른 것, 참되고 나아지도록하는 노력 여부의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고 책임이겠지요. 부디 원하시는 좋은 소망대로 점차 하나씩 이루어지고, 새롭게 인생의 도약을 펼쳐나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을 이끌어 내며, 좋은 향기를 많이 북돋우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님이 어디에 있거나 님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제 님의 인생의 소중한 시간들을 도모하는 것은 님의 의지와 책임과 끝없는 투지와 노력과 성과에 달려있습니다. 우리가 지치지 않고 달려갈 수 있는 한, 우리는 우리가 목표한 고지를 점령하게 될 것이고, 그 기쁨과 성취는 따로 또 같이 모두 님과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힘 내시고 건강하시고 좋은 꿈과 사색으로 지금보다 깊고 넓으며 더 나은 인생을 시작해 나가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늦은 밤 편히 쉬시고 내일은 또 새로운 기운으로 멋지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님의 오늘이 결코 헛된 시간이 되지 않을 것임을 믿고 씻김과 성스러운 가짐으로 님의 진짜 인생과 만나기를 염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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