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1830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내가 고 2 일 때 나는 어머니가 안계셨지. 어머닌 일찍 돌아가셨고, 할머님과 같이 살았어. 방배동에 살았는데, 60년 대 말의 방배동은 밭과 논 밖에 없었어. 새벽에 일어나서 학교를 다녀야 했지. 그땐 집에서 20분 쯤 논길을 걸어나와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려 학교에 다니고 했어. 다들 가난할 때지만 우린 더 가난했지.
난 좀 외로웠는데, 그래서 책을 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 내향적인 사람이기도 했구. 그래서 나는 외로움을 잘 견디는 편이고 간혹 내가 그것을 즐기는것 같다는 생각도 하곤 했지. 난 그래서 일찌감치 혼자 지내는 법을 몇가지 터득했어.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생각은 많이 해. 혼자 책을 읽고 , 상상하고 생각하고, 따라해 보고 , 내 방식을 찾아 보는 약간의 연습을 하게 되었어.
혼자 노는 법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은 굉장한 은총이야. 사람들은 혼자 지내는 법을 잘 몰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내는 몇시간들이 하루를 빛나게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들이지.
혼자 지내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도록 애써 볼 것 - 이게 숙제일쎄.
어머니에겐 어머니의 세계가 있지. 경은이에게는 경은이의 세계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아무 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고 모든 가능성이기도 하고 두려움이기도 한 세계가 막 생겨나기 시작하는거야. 간혹 어머니가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느낄 때가 있을꺼야. 그건 사는 세계가 달라서 그래. 모든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이 불균형이 존재하지. 부모가 되어봐야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간격이 있단 말야.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할 것이 있어. 그것은 이해할 수 없어도 또는 이해의 방법이 달라도 서로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에는 한 사람만 있어도 살만해. 어머니는 즐겨 그 한사람이 되고 싶어한단다.
자주 편지하시게.
IP *.229.146.20
난 좀 외로웠는데, 그래서 책을 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 내향적인 사람이기도 했구. 그래서 나는 외로움을 잘 견디는 편이고 간혹 내가 그것을 즐기는것 같다는 생각도 하곤 했지. 난 그래서 일찌감치 혼자 지내는 법을 몇가지 터득했어.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생각은 많이 해. 혼자 책을 읽고 , 상상하고 생각하고, 따라해 보고 , 내 방식을 찾아 보는 약간의 연습을 하게 되었어.
혼자 노는 법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은 굉장한 은총이야. 사람들은 혼자 지내는 법을 잘 몰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내는 몇시간들이 하루를 빛나게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들이지.
혼자 지내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도록 애써 볼 것 - 이게 숙제일쎄.
어머니에겐 어머니의 세계가 있지. 경은이에게는 경은이의 세계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아무 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고 모든 가능성이기도 하고 두려움이기도 한 세계가 막 생겨나기 시작하는거야. 간혹 어머니가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느낄 때가 있을꺼야. 그건 사는 세계가 달라서 그래. 모든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이 불균형이 존재하지. 부모가 되어봐야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간격이 있단 말야.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할 것이 있어. 그것은 이해할 수 없어도 또는 이해의 방법이 달라도 서로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에는 한 사람만 있어도 살만해. 어머니는 즐겨 그 한사람이 되고 싶어한단다.
자주 편지하시게.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90 | -->[re]나는 ... | 구본형 | 2003.08.05 | 1877 |
1389 | 불안 | ** | 2003.08.10 | 1526 |
1388 | -->[re]맘을 추스리길 바라며.. | 힘내세여.. | 2003.08.11 | 1739 |
1387 | 지친 나의 삶... | 소나기 | 2003.08.11 | 1756 |
1386 | 사자같은 젊은이 중 한명이었으면. | sahimi | 2003.08.12 | 1676 |
1385 |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 | 김쟝 | 2003.08.12 | 2091 |
1384 | -->[re]처음입니다. | 작년오늘 | 2003.08.12 | 1611 |
1383 | 무제 | 무제 | 2003.08.12 | 1666 |
1382 | -->[re]지친 나의 삶... | 구본형 | 2003.08.13 | 1827 |
1381 | ---->[re]처음입니다. | sahimi | 2003.08.13 | 1569 |
1380 | -->[re]그것이 시련이라면 ... | POSTURE | 2003.08.13 | 1556 |
1379 | 게시판을 둘러보다가 감사인사를 드려야할것 같아서^^ | 정효 | 2003.08.13 | 1613 |
1378 | -->[re]드라마 | 구본형 | 2003.08.14 | 1727 |
1377 | -->[re]성실함 + something | 구본형 | 2003.08.14 | 1947 |
1376 | 솔직히 선생님의 소감을 듣고싶어요 | 최 임 순 | 2003.08.15 | 1986 |
1375 | 내게 이런일이 .. | lhc | 2003.08.15 | 1700 |
1374 | ---->[re]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김쟝 | 2003.08.17 | 1588 |
1373 | -->[re]감동적인 장면 상상할 수 있어요 | 구본형 | 2003.08.18 | 1622 |
1372 | -->[re]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판단 | 구본형 | 2003.08.18 | 1733 |
1371 | 일이 너무하기 싫을 때.... | 스마일 | 2003.08.19 | 55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