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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8월 12일 00시 33분 등록
'사자같이 젊은놈들' 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생활입니다.

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찾고,,

자꾸 이게 아닌가 싶은 생각만 커집니다.

가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해도 해도 질리지 않는 일이란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그렇게 선택받은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요

과외를 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그러는 시간 외엔

자꾸 내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느낌만 들어요

나 외에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생활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해도

잘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 같고,

이렇게 계속 된다면 누굴 만나고, 무슨 일을 해도 행복은 커녕

맘이 편안한 느낌은 평생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불필요한 것을 너무 많이 알았다는 느낌도 들고,

처세에 관한 수많은 책만을 고집하며

내가 아닌 다른 인생만을 쫓으려 하다보니

그 뒤에 찾아드는 공허함이나 열등감만 커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더 이상 의지할 수 없고, 발 디딜 곳 없는 곳에서

지금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롭게 산다기 보다

그냥 멈춰있고 싶어요..

tv를 보든, 친구를 만나든 내 머리속에서는 비교만하고 있어요

그들의 삶과 내 삶 뿐 아니라,

죄책감에서요

장애인을 도우며 하루하루 충만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저는 우는데

그게 감동스러운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건 "넌 뭐니, 넌 뭐하니...저 봉사자의 삶, 그의 생각과

내가 하루를 지내며 생각하는것,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입을까..

부터 시작해서 무수히 많은 것들이 떠오르며 수저도 놓고 멍해져요

물론 나만 그렇지는 않지요

요즈음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요

그래서 내가 적응할 수 없는 곳 같다는 생각을 자꾸 하는 거예요

전 교원대를 다니는데 1학년 때 적응하려고 안하던거 정말 많이 했지요

급기야 2학기땐 휴학도 아니면서 그냥 보냈지요

문제는 나한테 있는 거였어요

굉장히 후에 깨달았죠

그래서 학업 생활도 제대로 안되면서 주말에 집에 왔어요.

거절한다는 건 생각도 못했어요..

제 행동의 반은 도피에요.

그러면서 저를 막 다그쳐요

영어교육 복수전공 하나 해두면 좋을 것 같아

출석하고 시험보니, 학점이 중간은 되니까..

영어도 동호회에 몇 번 나간 적 있는데

원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말하고, 웃고 ..오래 못하겠어서..

집에서 읽고, 듣는 거만 했는데 책은 정말 많아요

영어 정복한 사람들처럼 해야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으로는 날 막 채찍질하는데 행동은 그렇지 않아

또 나를 옭아매다 이젠 두려워요

그래서 멀리 하고,,

책 많이 읽자.
(아무것도 안하고, 난 계속 뒤로만 가고 있다는 생각에..)

해서 데미안이나 이방인을 읽는데

무진장 빨리 읽고,

감동이 없어요..그냥 그랬구나..이런 내용이구나..

그리고 도서관을 나오면서 또 안절부절...바닥으로 꺼져버리는 느낌...

내가 이런 것을 잊는 순간은 그나마 친구를 만날 때였는데

이젠 그 때도, 그 친구와 나를 비교해보게 되고, 한숨이 나오고 그래요

누구한테도 말은 못하죠

이 모든 것을 일기를 쓰기 시작하며 ..(이것도 답답해서 시작한 것인데)

정리가 되었어요..

잘 모르겠어요 내 욕심에 내 능력이 못따르는 것인지..

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만을 따르려고 정작 나를 못찾은 것인지.

현실감각이 전혀 없는 것인지

남들도 다 이런데 나만 못견뎌 하는 것인지.

바쁘면 이런 생각도 안한다지만, 난 아니에요

혹시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하고 바로 곯아떨어져 버리는 일이라면 모를까

그런 식으로 내 문제를 회피하고 싶진 않아요

어렸을 때 엄마에게 힘이 되는 딸이었는데 이젠 아니에요

이런 식으로 계속 된다면 전 가족에게 짐만 될 것 같아요

사춘기 시절에 해야할 고민을 지금 하는 건지..

원래 이렇게 한발 늦으며 살아왔지만,

정말 모르겠어요

난 4학년이고, 그래서 공부도 해야하고, 영어도 해야하고, 욕심내서 많이 해야할 것 같은데, 남들은 잘도 하는데 아무것도 안잡히죠.

우선 결심한 건 영어 복수 전공을 마치려면 학교 더 다녀야 하는데
수업을 듣긴 했지만, 그만 두어야 한다는 거에요

졸업이 급한게 아니라, 이런 학교 생활을 지속하며 영어복수를 꼭 해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나를 갉아먹는 일은 버리려구요

제가 한 가지 하고 싶은 건 벽지로 가는 거에요

아이들도 가르치고...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웃네요

정말,,,평생을 고생하며 살아온 사람도, 뭔가 이루어낸 사람도,.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왜 이렇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이랬는지
한심하고 너무 창피해요.

누구도 나같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데 우스운 건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넓고 착한 친구,,학교에선 정말 천사에요 별명이...좋은 누나, 좀 특별한 얘..하고 싶은 거 다하고 다니는 역마살 낀 얘, 그래서 부러워하는 친구도 많아요...내 생활은 아주 정상적으로 보이지요
완벽하게 숨기고, 나도 모르게 이미지 관리가 되니까...

엄마한테만은 좀 아니에요..엄마도 조금씩 나에 대한 기대나 꿈을 접어가지요
굉장히 죄송해요..앞으로 더 미안할 것만 같아..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는 맑은데 난 더 땅속으로 꺼지는 느낌이고,
밤엔 잠을자면 안될 것 같고..
난 뒤쳐졌다는 생각에 ..

아무리 서둘러봐야 별 수 없어...란 말이 깊게 박혔는데됴 몸은 말을 안듣지요

책을 읽다보면 마음에 와닿는 말이 더욱 많아지는데..
장그르니에의 '섬'이란 책에서 파리에 혼자이고 싶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정말 공감했어요..
그런데 작자와 나는 차이가 있지요..
작자는 도피성이 아니에요...

쓰다보니 또 제 생각을 정리하게 됐네요.
날 모른다는 생각이 안전하단 느낌이 들었나봐요..또 어느새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시면서 비슷한 경험이 있으면
얘기좀 들려주세요
이젠 조언을 구하기보다 그냥 듣고 싶어요.

구본형 저서를 모두 읽으려고 막 또 욕심을 부리는데
이젠 알아요..그곳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없다는건
또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잊겠지요..

24년 중 어린 시절은 빼고, 중고등학교 때부터 아무 생각없이 살다

이제 날 좀 알아가고, 내가 나를 인정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실수를나네요..
통해 배운다지만, 거기에 너무 익숙해 과연 내가 변화할 수 있을까..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새로워질 수 있을까..
아직은 눈물만 나네요..
IP *.36.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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