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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0일 17시 37분 등록
안녕하세요... 너무 답답함이 있어서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저는 보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소 성격이 활발하고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해서 군 전역 후 바로 보험영업을 시작해서 지금껏 4년째 하고 있습니다. 저의 나이는 32살입니다.

처음에는 그런대로 연고시장과 지인위주의 영업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는데 그런 영업에는 금방 한계가 왔습니다. 그런데...보험영업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시장을 찾고 적극적으로 영업을 해야하는데...잘 안되고..계속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시장이 될 만한 곳을 방문하는 것에 심하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해 보기도 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 누군가에게 상품을 팔고 소개를 부탁한다는 것이 그 누군가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은 생각, 그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거절 당한다는 것에 대해 심하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비정상적일만큼이요. 자꾸만 도망치고 싶고 숨고 싶은 그런 마음을 가집니다.

이제 결혼도 하고 애기도 있어서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하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아주 취약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그만두면 정말 저는 패배자로 일생을 망칠 것 같습니다. 저를 저 자신을 극복하고 싶습니다.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IP *.253.2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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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06.22 13:45:06 *.111.35.166
저도 보험업계에서 9년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 고생이 많으셨겠군요. 먼저 4년이라는 시간을 보험업계에서 생존(?)하셨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가장 치열하고 힘겨운 분야가 바로 '보험업계'이니까요.

제가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될까요?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값싼 위로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용님께서 고백하신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세일즈 분야에서 가장 근본적인 어려움입니다. 모든 세일즈맨들이 자신의 일을 그만두게 되는 결정적 이유입니다. 거절에 대한 극복이 세일즈의 전부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거절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너무나 상투적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재무설계 or 보험영업이라는 직업에 대한 '믿음'이 중요합니다. 직업적 가치, 의미 그리고 보람에 대한 신념과 확신이 깊지 않다면, 지금의 정신적 공황(?)을 극복하기 쉽지 않으실 겁니다.

다시금 처음 이 일을 시작하셨을 때, 어떤 이유와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셨는지 '첫마음'을 되돌아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일에 대한 강렬한 믿음, 그것 이외에는 '해답'이 없습니다.

둘째, 세일즈는 '작은 승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작은 성과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심화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서 성과들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어떤 경우인지 이용님의 글만 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작은 승리(성과)들이 점진적으로 감소되었다면, 자신의 세일즈 프로세스에 대한 명확한 점검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일의 가장 중요한 프로세스가 '가망고객'과 '전화접근'이지만, 이 모든 것들은 유기적인 관계에서 비롯될 테니까요. 그러한 프로세스에 대한 연구를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도출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자신감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먼저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강점이 정말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시중에는 MBTI, DiSC, 애내어그램과 같은 여러 검사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제가 이런 자기검사를 추천하는 것은 이용님의 직업적 재능이 어디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자기반성 과정은 무척이나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필요가 있습니다.

덧붙이면 이 분야에서 일을 그만둔다고 이용님이 패배자는 절대 아닙니다. 인생을 망치지도 않을 것입니다. 자신을 너무 한계적 상황으로 내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32세.
아직 좋은 나이입니다.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기에도, 다시 시작하기에도 말입니다. 이용님의 건투를 빕니다. ^^

* 추신 : 세일즈는 마치 매일매일 자욱한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제가 좌절하고 낙담할 때, 힘이 되었던 책이 프랭크 베트거, <실패에서 성공으로>와 버트 팔로, <보험설계사 만세>라는 책입니다. 물론 읽어보셨겠지요. 너무나 유명한 세일즈 교과서이니까요. 저는 이 책들을 10번 정도 읽어보았는데,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답니다. 자신을 극복하는 이용님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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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6.22 17:50:23 *.36.210.11
이 글을 읽으며 거암이 답변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니만 역시 좋은 답변을 주시는 군요. 글을 읽으며 누군가 적격자로 떠오른다면 이미 그 사람은 성공적인 길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거암 화이팅!(지금보다 더 큰 성취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에요.)


아주 오래 전 신문을 보고 어느 곳에 입사를 위해 찾아간 경험이 있어요. 선발되었다고 하기에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게 될까 하고 궁금해서 귀를 쫑긋하고 들었고 관리자분께서도 강력한 어투로 저를 바라보며 이야기 해 주었기 때문에 20여 년도 훨씬 지난 일인데 아직도 잊혀지지 않더군요.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당시에 주어들은 영업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않을 때여서 우선 기피부터 하고 볼 때 였습니다. 알고 보니 세일즈 관련 회사였는데 그때 그곳에 가서 듣고 온 말이 잊혀지지 않아 좀 소개해 드리려구요.

첫째, 어느 상품이든 그것을 소개하는 사람이 먼저 구매해 보고 그것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알아야 한다. 스스로가 가치에 대해 인정할 수 없으면 고객에게 자신감있게 설명하거나 설득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감동의 제 일 순위는 상품으로 인해 수혜를 입은 사람이 상품을 파는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 자신이 이 일과 함께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것을 이룰 때까지는 어떠한 고난이 닥쳐와도 스스로를 위해 참고 견디며 즐거움(보람이나 위에 언급된 작은 성취도 좋음)과 함께 해야 한다.

저는 당시에 그 일에 선입견을 가지고 도전 하기를 포기하였습니다. 그보다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저렇게 찾아 다니며 혹여 거부 당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고객을 상대로 그들을 위해 일하면 될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최고가 되겠다는 야심만만한 생각도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주워진 전공을 살리며 그저 평범하게 살겠다고 마음 먹었지요.

저는 경영을 해보고 싶은 꿈이 있는데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젊은 시절에 꼭 한 번은 경험해 봤어야 하는 일로 아직도 미련이 남고는 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는 자신을 모조리 내려 놓다 싶이 하며 혼신으로 맞서 경험하기에 더욱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와서 여러 벗들과 함께 공부하며 사부님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는 한 가지를 더 늘 유념하게 되고는 합니다. 바로 돕는 다는 것입니다. 도와? 뭘? 누구를? 사부님께서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먼저 자신부터 도우라고 강조하시고는 하십니다. 해를 거듭해 갈 수록 이 말씀이 가슴에 부딪혀 오고는 합니다. 나부터, 내가 먼저 깨우치고 알아 지속시켜 나가야만 다른 이들을 돕고 더 나은 내일과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고, 참 가치로 지속시켜 나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고는 합니다. 그러니까 나를 돕고 나아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로 이끌어나가야 보람과 함께 또 다른 성취감들이 누적되어 쌓여나가게 되어 돈이나 성공, 생계에 대한 압박뿐만이 아니라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행복감 같은 것을 맛보며 좀 더 재미나게 일을 잘 할 수 있는 지속적인 힘이 마치 묵은지 처럼 심심하고도 생생하게 배어나오게 되리라는 말씀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여타의 서로 다른 업종에서 여러 종류의 일을 하며 저마다의 생각과 느낌으로 허심탄회하게 삶과 일상의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며 도움을 펼칠 수 있는 이런 휴먼 네트워크에 참여함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때때로 우리의 삶에는 환기가 필요하고 진정한 가슴속 대화를 나눌 벗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습관을 익히려 애쓰며 자신만의 철학을 세워나가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하리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럼 점점 더워지는 유월, 이용 님께서 더 나은 생각과 리듬으로 활기를 찾아 나아가실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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