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 이용
  • 조회 수 2786
  • 댓글 수 5
  • 추천 수 0
2008년 6월 29일 09시 52분 등록
써니님... 따뜻한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자기로부터의 혁명 책 내용에 대해서 좀 여쭈어보려구요... 참 내용이 어렵고 이해가 잘 안되어서요... 써니님께서는 어떻게 이해 하셨는지 여쭤보고 조언을 구합니다. 책 첫머리의 내용 중에 있는 그대로의 것을 보고 자기인식을 하라는 내용을 써니님께서는 어떻게 이해를 하시고 받아들이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내면의 변화..혁명을 이룬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요. 내면의 변화라는 것이 단순한 생각의 변화라던가 사물이나 현상을 보는 관점의 변화를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이 되어서요...

항상 뜬구름 잡는 듯한 질문으로 괴롭혀드리는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IP *.253.235.236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8.06.29 16:29:53 *.36.210.11
저에게 주신 질문 때문에 책을 다시 앞에 펼쳐봅니다. 자주 읽는 책은 아니었고 그때에 어렵지만 기억에 남는 책이어서 말씀 드린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에 가장 어렵게 읽었던 책이고 그래서 그때 몇 번을 시도해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새삼 내가 제대로 이해나 하였던가 하는 의문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용님께서 마치 저의 허를 찌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뜨금!해 하면서 ㅎㅎㅎ 하고 웃음이 나더군요. 역시 나의 사상누각을 눈치채셨군. 그래, 그렇게 오래 전 읽었다고 하는 삶이 겨우 그거냐? 할 것 같아서요. 책을 읽거나 쓴다고 해서 다 행하여 똑 떨어지게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돌이켜 반성하면서요.

엄밀히 말해 저는 이 책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한데 이제와 저를 돌아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로 공상가에나 지나지 않았지요.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었습니다. 저자가 우려한 것처럼 결국 제 편견대로 읽었고 제 습관대로 남아 있었을지 모르겠군요. 그래서 또 이런 기회에 다시 펼쳐보게 되는 가 봅니다. 어쨌든 다행이라 생각하며 다시 읽어볼 참입니다.

이해가 안 되고 어렵더라도 계속 읽는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아무 생각없이 편견을 가지지 않고 읽어갈 수 있겠는가 어차피 자기 현실 안에서 수용되는 것이 고작 아니겠는가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신 것 같은데, 가부좌를 틀고 읽던 책상 앞에서 정심으로 몰입을 하든 그 현재상황에서 받아드리는 것이 전부일 테지요. 그것까지 어떻게 할 도리가 있는 것인지 저 역시도 궁금하군요. 책을 읽는 시기와 상황과 처지에 따라 깨달음과 이해가 다를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저자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한 저자가 논하는 철학의 의미가 무엇인지 헤아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주의를 해놓았군요. 서로가 대등한 위치가 아니고서는 이해라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저자 역시 미리부터 내비취고 있네요.

우리의 아집과 기존의 방식의 체계를 가지고 의문과 반기를 든 상태에서 억지로 이해 하려하기 보다 하얀 도화지에 무념무상의 평화로운 상태에서 의식의 흐름 자체를 붓가는 대로 그리듯, 개울가를 지나다 맑은 시냇물에 자기도 모르게 손을 담가보듯 자유로운 무공해와 신선의 마음으로 돌아가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 그저 허심한 상태에서 귀 기울여 받아들여 보면 좋겠군요.

여하튼 저는 당시에는 연필로 줄을 그어가며 어느 부분은 외우듯 밑줄을 짙게 그었던 기억이 납니다. 읽다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겠지요. 그런대로 넘어가면서 계속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저는 정말 제 삶에 혁명(꿈)을 간직하여 이뤄보고 싶다는 강렬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하면 될 것 같이 자신만만했고 긍정적이었고(꿍심이었던가?) 두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혼자 세워 두었던 계획이 살면서 둘에게는 잘 맞추어지지 않아 안타깝게도 혁명은 어디로 가고 쓰라린 실패감 속에서 오래 좌절하여 헤매이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그때 세워둔 계획이랄 지 꿈인지가 있어서 혼자라도 이루어갈 수 있다는 신념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기도 했지요. 모든 것이 다 떠나고 잃고 없어졌을 때에도 남아 있는 유일한 실체였고 구체적인 버팀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저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내가 세운 계획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아집인지 고집인지 독선인지 혹은 발악이나 오기인지를 아직도 버리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질문 하신 내용을 보면서 처음에는 요즘 사부님께서 쓰시는 '무뇌'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본문을 펼치면서는 '멍청하게' 라는 말을 찾아보았구요. 저는 그저 무심히 마음을 평정하여 내려놓고 아무런 계획이나 시달림 등에 압박 당하지 않은 채 조용히 자신을 열어 놓고 사색할 수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생각과 만나며 저자의 철학에 집중하면서 이해 가면 가는 대로 안가면 안가는 대로 몇 번이고 읽다가 정 모르겠으면 그냥 넘기는 식으로 받아드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그것에서부터 자신에게 들어오는 생각이라는 것이 있을 테고 그러한 것들의 지각을 통해 그것을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것이 우리 내면의 변화이고 현재를 혁명해 가는 가장 우선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의 생각이나 말이 모두 신념이 되지 않듯 신념으로나 행동까지 이루어가려면 마음의 밑바닥에까지 내려가 현실을 자각하여 얻은 심연에서 끌어올린 가장 진솔한 자신과의 대화와 절실한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년 전 그때에는 그렇게 까지는 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폼만 잡으며 멋을 부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계획만 있었지 내면의 나와의 진솔한 만남, 즉 주제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럴듯한 포장으로 감싸려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리만큼 만만했고 해보고 싶은 것, 그렇게 살면 무난하겠다는 생각은 들었던 것이겠지요.

이곳 변.경.연에 와 연구원에 지원하면서는 20쪽의 개인사를 써내야 했는데 그때에도 별로 버리거나 할 것 없이 20여년 전 그 내용들이 그대로 담겼고 꿈벗 프로그램에서 꿈 풍광을 그릴 때에도 뼈대는 이미 오래 전 내 의지로 써보았던 그러나 세상살이에 찌들며 한동안 잊고 지냈던 꿈들을 고스란히 올려놓게 되더라고요. 저 자신이 깜짝 놀란 부분이기도 했지요. 오늘 우연히 이용님의 글로 인해 잠시 전 <자기로부터의 혁명> 앞 부분을 조금 읽으면서는 다시금 읽고 생각을 정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읽어야 할 많은 책들 때문에 맨날 차일피일 미우었는데 말예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네요.

재무설계 등을 통해 라이프 플랜 등을 이미 짜보셨을 테지만 미시적인 계획과 거시적인 계획을 생각해보고 연결하다 보면 그 안에 조율 되는 것이 있고 좀 더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그려나가야겠다고 하는 인식들이 들어차게 되잖아요. 조금씩 좀 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하게 짜가면서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지 않을 수 없구요. 자주 보고 다짐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수정해 가는 벗들도 있어요. 내면의 의식과 표출되는 행동이 조화로울 때 건강한 하루하루를 살게 되지 싶어요. 계획을 세웠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혁명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을 참고 견뎌내는 실천의 힘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테니까요.

저 같은 사람도 찾는 사람이 있다고 놀리잖아요. 그렇듯 사실 별로 해드릴 말씀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잘 알아도 공연히 힘이 빠지고 부칠 때 따로 또 같이 해보자는 것이지요. 적절한 답변이 되었나 모르겠네요. 받아드리는 분이 잘 받아들여주면 만사 OK! 이지요. 그럼 이만.


햇빛처럼님, 좋다기 보다 정신 차려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지요.
내가 제 머리 못 깎는 중이잖우. 이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지.
부족한 내가 보여서 자꾸만 숨고 싶은 요즘이라오.

어? 어디갔지??
프로필 이미지
햇빛처럼
2008.06.29 23:59:44 *.248.50.45
써니누님..

사실은 부러워서 그 열정이 부러워서 그 부끄러움을 아는 님이 부러워서 장난을 쳤는데

이용님의 진지한 글에 장난스런운 글이 올라온 것 같아 지웠어요.

부족한 내가 보이지만 그래도 그 부족한 대로 내가 사랑스러워 지는게 사십대인가 봅니다.

선배에게 이제 갓 새로 태어난 중년이 못하는 말이 없지요.

아마 전생에 통도사 말사의 불목하니를 했는지도 모르죠 뭐..

무협지를 보면 불목하니들이 도를 트는 경우도 많던데...

=======

이용님..

님의 진지한 글에 진지하지 못한 답글들 죄송하게 생각을 합니다. 지웠는데 정성스러운 써니누님의 글이 이상할 것 같아서 씁니다.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08.07.01 02:34:22 *.131.127.87

글로 세세하게 설명하자면 좀 복잡합니다. 크리슈나무르티의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 대해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지과학이 발달하고 연구방법과 실험기자재의 발달로 인간의 지각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을 밝혀 냈는데... 그러한 결과들은 동양의 현자들이나 선사들의 충고들과 일치합니다.

다만 동양적인 것들은 너무 추상적이고 상징적이어서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뜬구름 잡기처럼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동양은 체험을 통한 자기인식을 기초로 하고 지적인 이해는 이러한 자기 인식의 미묘함과 복잡성을 구분해주는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 눈에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그러나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을 설명한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대개는 상징적인 표현이나 은유적인 표현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사람들은 이해는 되는 데 관찰이나 체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모호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상징적 표현이나 은유들이 지칭하고 있는 구체적인 것들에 대해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신비로 혹은 환상적으로 들리기 일쑤입니다. 우리가 흔히 듣은 ‘기(氣)’ 나 ‘소주천(小周天)’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서양에서 Hanson(1969)이라는 사람이 ‘관찰의 이론 의존성’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그는 ‘보는 것은 무엇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 이상이다.’ 라고 말하고 동일한 관찰이라 할지라도 관찰은 관찰자의 선험에 의해 다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Hanson의 주장은 보는 것은 순수한 관찰이 아니라 관찰자의 지식, 신념, 기대, 이론 등이 관찰에 영향을 미친다 고 말합니다.

또 최근의 생태심리학에서는 직접지각(direct perception) 을 주장하는 데 어포던스 (affordance) 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어포던스는 사물을 시야에 들어오는 것 자체로 보지 않고 의미를 부여해서 직접적으로 인지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각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책상위에 놓인 둥그렇고 속이 비어있는 흙으로 된 물체로 보지 않고 음료를 담아서 마실 수 있는 ‘컵’이라는 의미로서 지각한다는 것입니다. 실예로 리모콘의 형태나 기능버튼의 위치, 세계의 대부분의 공항이 일층은 입국 출국은 윗층으로 되어있는 것 같은 것입니다.

현대에 와서 마음(mind)은 신체의 기능의 일부로 두뇌의 작용의 결과로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두뇌의 작용으로 만들어내는 생각, 표상 같은 것들은 실재(實在 존재하기는 하지만)이지만 실체(實體 ; 물리적인 실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과거 경험의 회상(recall) 재인(representation)이라는 것이죠.
두뇌의 기능이 분리되어 있으며 그것들이 연합한다는 것은 인지과학이 밝혀낸 일반화된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합기능중의 중요한 기능 하나가 습관영역(habitual domain)이라고 말하는 추상적인 신경망 구조입니다.
여러 기능을 통합해서 하나의 추상적인 신경망을 형성하는 것인데 게슈탈트 심리학(형태심리학)에서 여러 가지 증거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극(감각으로부터 들어오는 신경신호들을)을 통합하여 구분하고 해석해내는 (이것을 인지과정 = 감각과정+지각과정 이라고 합니다.) 것은 신경신호 전달이 1/1000 초 정도의 속도이지만 그래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극이 반복되면 정보연합을 통합해서 단일한 추상적인 신경망 구조에서 수행합니다.
이것은 인간이 행동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기능입니다. 반면에 이것은 인간의 동일하지 않은 행동을 동일하게 취급해 버리는 유사성과 오류를 만드는 근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행동의 차원에서도 그렇고 사고의 차원에서도 동일하게 기능합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가정’이나 ‘전제’들 혹은 ‘공리’‘상식’들도 이에 속합니다. 그러한 것들은 모두 학습된 것이거나 경험을 고정된 틀에 넣어 버린 것입니다.
‘고정관념’ ‘통념’ 소이 틀에 박힌 사고 즉 스테레오 타입(stereo type) 이라는 것입니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신지학파의 에니 베산트 여사에 의해 영국으로 가 교육을 받지만 그의 서구교육은 모두 실패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마지막으로 프랑스를 여행하고 돌아오면서 깨달음을 얻게 되고 그 내용들이 전수되게 됩니다. 그러한 내용이 자기로부터의 혁명의 내용입니다.
그는 사랑, 분노, 슬픔,... 모든 감정과 사유의 소산을 부정합니다. 그러한 내용들은 모두 학습된 것이고 근본적인 것이 아니라는 일관된 주장입니다. 그의 대부분의 강의들은 논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모순을 드러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접근 방법을 통해서 사회나 문화가 가지고 있는 패러다임들을 극복하는 것을 요지로 하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은 아주 쉬운 것이고 또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을 요즈음에 그러한 것을 활용한 것중의 하나가 ‘사고정지’ 기법입니다.
의식의 주체인 자아가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 부정하는 그래서 자아까지도 부정하는의식을 통한 의식의 부정인데 상당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현대에 와서 사람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메타인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수행하기에는 -무내가 되기에는-습관영역들의 활동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의식적인 과정없이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무의식의 영역에 침투하기란 쉬운일이 아닌거죠... 그래서 제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티벳의 고승들이나 고행과 함께 수양을 한 사람들은 그런 사고영역 밖으로 나가는 것 같기는 한데 저는 수준이 안되서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행동의 수준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연습하지는 않았지만 오랜 훈련을 통해서 가끔씩 의식밖으로 나가기는 하는데 메카니즘은 잘 모릅니다. 그냥 장님 문고리 잡는 ... 그런 셈이죠...

간단한 실예로 두 손을 합장하고 손가락 끝을 보고 있으면 됩니다. 그냥 손가락 끝을 보고 있으면 되는데 그 주의의 집중력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온갖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냥 손끝을 보고 있어야 하는데 의식은 생각으로 과거로 주위의 소리로 옮겨다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는 의식을 현재에 놓고 기억을 무시하고 그냥 보기만 하면 되는데... 참... 저는 잘 안됩니다. 수준이 안돼서.. ㅎㅎㅎ

글이 좀 장황합니다. 그냥 글이 아니라 말이라고 생각하시고... 읽고 잊어버리시기 바랍니다.

1366번 글을 읽는 동안에 마음이 멍 했습니다.
자신의 아픈 기억을 토해내는 그 마음이 어떨거라는 거...

그렇게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과거의 기억은 현재에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님이 떠올리는 순간에 실재하게 됩니다. 그리고 현실이 불안할 경우에는 대부분은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정서를 자극하게 되므로 현실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저의 의견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될 경우에는 현실에 부적응의 원인으로 찾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그것은 그냥 자아의 자기방어적 행동이어서 위안은 될지모르지만 현실을 개선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과거의 감정을 부정하지마시고 인정하고 수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그것과 행동을 결부시키지는 마시기를 권합니다. 새어머니로 인하여 폄하된 자신이 느끼던 분노는 정당한 것이지만 그래서 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이 됐다는 것과는 결부 시키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때문입니다.
대신에 과거에는 모르고 또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은 이해하고 알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행동을 선택하실 수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그 한 걸음은 쉽지 않습니다. 저는 그것을 표현할 때 죽는 것 만큼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신은 거듭 태어날 수 있습니다. 몸이 살아있는 한... 그 새로 태어난 정신은 몸을 건강하게 합니다. 그런 말 있습니다. ‘죽으면 살리라’ 라는...

가족과 자신에 대한 솔직함과 세상에 자신의 숨기고 싶은 모습을 드러내시는 용기가 님의 운명을 바꾸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거암
2008.07.02 08:38:56 *.244.220.254
백산님~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몸매가 짱(!)이라고 하시던데...ㅎㅎ
변경연에 계신 여성분들이 지근거리에서 사모하는 것은 아닌지.....

철학, 심리학에 상당한 조예가 있으시군요. 좀 어렵기는 해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도 잠깐 크리슈나무르티의 저작을 탐독하면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연인이었던 헬렌 니어링 회고록을 읽으면서 완전히 환상이 깨지더군요. 물론 사상과 인격은 분리해서 이해할 수 도 있겠지만, 아직 저는 쉽게 인정이 안되더군요.

아무튼 글 잘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08.07.02 13:30:19 *.46.147.2

거암님

그렇죠...
사람이 깨달음을 얻기 전에
겪는 우행과 실패들은 명암을 달리하죠.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실수나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살아야 할 삶이 문제이듯이

우리가 얻을 것도 또한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