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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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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6일 02시 00분 등록
결혼 37년! 괘나 오래도 살았습니다. 결혼 후 삼일째 되는 날부터 시작된 부부싸움....사흘을 조용히 넘기지 못했죠. 아니 싸움 주기가 3일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성격차로 견해의 차이로 생활습관의 차이로.....그런데도 37년이나 살았습니다. 지겹도록 싸워대는 통에 자녀들은 결혼에 대한 꿈을 접었고 독신으로 사는 딸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싸움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정말 지긋지긋한데 그래도 헤어질 수는 없고.....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조용히 정말 조용히 사랑받으며 인정받으며 착한 아내로 살고 싶었습니다.
나름대로 성격도 조용한 편이죠.
잘 참을줄도 알고 ㅇ예의범절도 지킬만큼 지키며 삽니다. 남편의 지나친 독선앞에 정말 무서워서도 말을 못하고 삽니다. 게다가 가난한 친정의 형편 때문에 혼수를 못해왔다고 시댁 식구들에게 엄청 구박을 받았죠. 더욱이 아들을 낳지 못했습니다. 딸을 줄줄이....시어머니로 부터의 온갖 구박과 학대도 잘 참았습니다. 지금은 시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고 시형제들도 분가해서 잘 삽니다만 남편의 독선은 그치질않는군요. 저는 정말 하녀처럼 살았습니다. 물가져와! 물마시고 나면 물컵 가져가. 말 떨어지기 무섭게 움직이지 않으면 냅다 지르는 고함 때문에 언제나 간이 콩알만해지죠. 이젠 우리부부 모두 환갑을 넘겼고 사위도 있고 손녀도 있습니다.
젊은 시절 고생으로 건강도 좋지않을뿐더러 신경도 예민해져서 누가 조금만 서운한 말을 하면 금새 우울증이 옵니다. 세상이 원망스럽고 ....때론 죽고싶기도 하고.....몸은 늙고 돈도 없고....할줄 아는건 아무것도 없고....
젊었을 땐 잘 참고 살면 늙어서라도 편안한 삶이 오겠지...하는 바램으로 살았는데 막상 노년을 맞고보니 남은게 아무것도 없네요.
어찌어찌 하다가 구본형....글을 읽고 뭔가 새 희망을 가져보려 했지만 너무도 먼 길인것을.....알게 되었습니다.
37년동안 내가 보고 싶은 텔레비젼 프로를 본 적이 없습니다. 어쩌다 연속극이라도 한 번 보려면 으레히 남편으로부터 무식한....비난이 쏟아지고 리모콘을 압수해 버렸죠. 요즘 세상에 남편 몰래 연속극 보다가 남편에게 들켜서 혼나는 부부 보셨나요? 저 이렇게 살고 있어요.
지나온 세월을 생각하면 눈물밖에 없죠. 꺽꺽 가슴이 막혀서 숨이 넘어갈 지경입니다. 그래도 부부라는 이름때문에 이렇게 멀고 힘든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을 깰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것이 정해진 숙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다만 이제는 늙고 힘없는 제가 조금이라도 아니 한 순간이라도 위로받을 수만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뭘 해야 어찌해야 이 힘든 삶의 고통의 순간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지요? 제게도 희망이라는게 남아있기는 한걸까요?
IP *.23.9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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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2008.07.06 02:18:01 *.184.223.16
불교적인 입장으로 볼땐 깊은밤님께서 전생에 많은 업을
쌓아 두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분들이 해결방법을 찾아 주실거니깐 걱정마세요
훌륭하신 분들이 많거든요

아직 포기하시기엔 이른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그 아저씨 인생 똑바로 사시라고 전해드리고 싶네요.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겁대가리 상실해가지고...쩝

아침 밥 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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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7.06 02:48:54 *.131.127.87
님의 관해서 이야기를 한 번 해 적어보시겠습니까?
두 분 생년생월생시, 님의 키, 체중, 학력에 대해서...
남편분의 직업, 학력, 체격등에 대해서도 ...


그냥 생각나시는대로 적어보시겠습니까?

생활에 대해서, 아니면 남편분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나는 말이 있으면 그냥 적어보시지요
구체적인 사건이나 생각을 자식들에게
말한다 생각하시고 한 번 적어보시지요..

그러면 소견이지만 정성을 다해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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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7.06 08:26:48 *.36.210.11
밤의 눈물과 메아리에게

깊은밤 님, 잘 살아오신 거에요. 저는 그렇게 알아요. 우리의 대부분은 우리가 만들었고 또 그렇게 되었던 거에요.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데 이제부터 무엇보다 자신의 할 일을 하셔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처럼요 계속해서 가보는 거죠. 설움, 사랑, 꿈 가득 싣고서...

딸들만 있어서 겸손하셨을 꺼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참을 수 있었을 거고 그렇게 답답하고 힘들어하면서도 무던히 살아가신 것 가족 모두 아실 거에요. 곱게 잘 가꾸고 지켜오셨어요. 이제 하고 싶은 일 하나씩 조금씩 해 나가시면서 아름다운 시간 만들어 가세요. 될 수 있을 거에요. 할 수 있을 거에요. 저는 그렇게 느껴져요. 지난 세월 동안 많은 것 이겨 오셨고 행해 오셨고 나아가고 있었던 거라는 걸 알겠어요. 그만한 경험과 인내와 사랑이면 충분하세요. 우리가 느끼는 사랑, 인정, 격려, 공감, 믿음, 성취, 행복, 보람, 나눔과 도움, 이해 등 ... 많은 얼굴들 우리 삶 속에 함께 어우러져 있는 거라는 걸, 보이든 보이지 않든 최선이었다는 것 믿어주세요. 잘하고 싶었고 그렇게 살아오셨으면 되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건강하시고 이렇게 만난 인연 따로 또 같이 여기 우리의 변.경.연과 함께 해 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제부터는 받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주고 싶은 것 나누고 도와가면서 우리 자신을 더 많이 보아주고 알아주고 무엇보다 더 이쁘고 즐겁게 해결해 주기로 해요. 우리 스스로가 보상해주고 귀하게 대접해 주고 예뻐해 주면 될 것 같아요. 지금보다 조금만 더 솔직하고 진실하고 자유롭게 말에요. 이미 그렇게 발짝을 떼셨네요. 잘하셨어요. 참 잘하신 일이에요. 되고 싶은 당신을 만나게 되실 거에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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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
2008.07.06 12:05:41 *.128.229.92
자신만 피해자인척 얘기하지 마세요.
그런 남편과 결혼한 것도 님이고
결혼직후 남편이 큰그릇이 못된다는걸 알면서도
37년간 자신을 위해 대비책 마련하지 못한것도 님입니다.

전 님 글 읽으면서 참 화가 났습니다.
마지막 부분, 그래도 가정을 깰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말씀때문에요.
님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기때문에
37년을 그렇게 살아오신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님이 아닙니다.
님의 자식들이에요.
분명 자식들 마음속에 부모에 대한 화가 있을겁니다.
결혼에 대한 불신도 그래서 생긴걸거구요.

제 부모님들이 님같은 부부였습니다.
아무리 나이들어서 지금은 두분 사이가 누그러졌다지만
어려서부터 워낙 부모싸움을 많이 보고 자란 저로선
지겹기만 합니다.

한쪽만 원인이되서 장기적으로 싸우는 싸움은 드물다고 봅니다.
뭔가 정치적인 국가간 전쟁이 아니고서야
부부는 결국 양쪽이 똑같으니까 싸움이 나더군요.

피해의식은 떨치시고
남편은 잊어버리고
지금이라도 정신적으로도 자립하시고
자식들한테 미안한 마음으로 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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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뺨
2008.07.07 12:51:35 *.42.30.60
저는 지나가는 사람인데,혹 도움이 될까 싶어서 몇자 적습니다.
이렇게 문제를 펼쳐 보이시는 지혜로움이 참 좋아 보입니다.
요즘 제 주위에서 지켜 보고 있는 현상인데요.K라는 여성은 배운것도 시원찮고 50여년 살면서 고생을 엄청나게 했대요.얼마 전 K여성 남편이 처음 본 저에게 살짝 들려주길 이혼하려했다.하도 답답해서 절 찾아보려 했다고 했습니다.(전 지금까지 그얘긴 안들은 걸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K여성이 요즘 만만칠 않다는 점입니다.예전과 많이 달라졌어요.남편이 혹 이혼을 하자고 제의했어도 k여성이 울거나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어요.또 양쪽 다 이혼을 할 의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k여성이 자신감을 갖게 되었어요.그 계기는 자격증을 이것 저것 취득하면서 혼자도 설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그 과정에서 세상에 눈을 떴다고 할까요?
깊은밤님.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어쩌면 앞으로 20~30여년을 염두에 두고 인생설계를 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습니다. 우선 집 밖으로 나와보세요.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보고 시도해 보세요.남편에게는 그 쪽이 강하게 나올 때 한 번 맞서보시죠 . 큰소리를 함께 쳐보시구요.(예: "나는 화내는 네가 무섭지 않다.나도 화 낼수 있다.너의 그런 면이 싫다." 등의 의사 표현.)어이없어해 하면서도 저런 면이 있나 생각할 거예요.. 해보시다 정 겁나면 바로 꼬리를 내리셔도 무방하겠죠. 자녀들이 다 성장해서 끼니 차릴 걱정이 없다면 편지 한 장 써놓고 지갑을 두둑하게 챙기신 다음 집을 떠나보세요.세상 구경도 할 수 있고 스스로를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집 떠나는 것이 겁이 날 수 있는데 좀 용기를 가지세요.다니다 필요하면 곧 돌아오면 되거든요. 내 집이니까요. 과년한 자녀들 문제는 제가 다 얘기하긴 벅차군요.깊은 밤님이 자신감을 가진 다음에.... 하실 수만 있다면 경제력을 갖추셨으면 합니다.조금씩이라도 말입니다.또 놓칠 수 없는 것이 건강 관리일 것 입니다.아는대로 적어봤는데 좀 부끄럽습니다.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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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
2008.07.09 02:23:58 *.90.45.236
깊은밤님 마음 고생 많으셨습니다.

님의 마음을 그 누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님을 보니 우리 엄마가 생각이 납니다. 우리아빠는 항상 술을 드시면 밤마다 우리엄마의 머리맡에 앉아서 잠도 못자게 괴롭히곤 하셨습니다. 항상 집이 시끄러워 집에 들어가기 싫은 날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엄마가 우리들을 위해서 참고 보낸 세월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제는 행복해 질거라고 생각했던 엄마는 오히려 건강이 나빠지고 우울증이 오는 것을 지켜봤었습니다.

괴롭히던 아빠가 엄마에게는 오히려 삶을 버티는 강인한 힘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울증에 벗어난 엄마가 가끔 아빠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해 줄때면 그 애정에 가끔 놀라기도 합니다. "가고 나면 섭섭한 건 다 잊어버려지고 좋은 것만 남더라."

깊은밤님 분명 남편에 관해서는 많이 힘드실 겁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가정을 위해 희생하신 님께 표창장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엄마에게처럼 찐한 애정을 드리고 싶습니다.

'귀하는 가정을 위해 평생 봉사하고 자식을 위해 아름다운 시절을 헌납하였기에 이에 표창장을 수여 합니다. 이에 그 부상으로 이제부터 행복해질 권한을 드리겠습니다.'^^

아주 어린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부끄럽지만...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든 미래는 님에게 선택권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제 행복하게 사세요. 행복은 마음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행복을 뺏기지 마시고 남편이야 소리를 지르던 말던 혼자 행복해 지시면 됩니다.

전 남편이 잔소리를 하면 무조건 "예", "알았어요." 하고 신경쓰지 않습니다. 소귀에 경읽기죠.^^ 연습하니까 많이 발전하던데요.^^

많은분들이 님을 사랑하네요. 깊은밤님... 이제 행복한 꿈을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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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밤
2008.07.10 01:58:34 *.23.95.207
하 울적하고 공허한 밤이기에 신세타령을 잠깐 했었는데 많은 위로와 격려의 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저 자신이 어찌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압니다.옛날부터 친정 어머님께 누누히 들었고 주변에서 많은 아름다운 삶을 사는 분들을 보았기 때문이죠. 그저 여자는 결혼하면 남편 잘 섬기고 굳은일 험한일 모두 참고 살다보면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많이 듣고 살았습니다.저도 그렇게 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철이 덜 들어서 불평을 하고 있나봅니다.
언제나 낮은곳을 바라보고 살라던 부모님의 충고를 잊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니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고 저도 그 변한 세상의 한 귀퉁이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좀 억울하기도 하고....그렇습니다.
미도리님의 말대로 제가 못나고 준비를 못해서 당하는 고통일수도 있겠죠. 운명을 개척하고 자신을 개발하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
그랬더라면 나름대로 성공도 했을테고 자존심도 높이고 대접 받는 삶을 이루었을 수도 있었겠죠. 그걸 못한건 바로 저의 못난 자아 때문이겠죠. 하지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만큼 능력이 있었다면 오늘의 아픔따위는 없었겠죠. 그런걸 할 수 없는 못난 사람이기에.....
그래도 일부종사한 것을 감사하며 자식들 키워낸 것 감사하며.....
아직도 저보다 더 힘든 사람들 생각하며 더 마음을 다잡고 잘 살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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