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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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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3일 18시 19분 등록
> 이 곳 변경연 싸이트에서 너무나 감사한 조언들을 얻고 다시금 조금씩 힘을 내고 있습니다. 써니님..거암님..햇빛처럼님..백산님 모두 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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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산님께서 적어 주신 말씀 중에서 '정신은 새로 태어날 수 있다, 몸이 살아있는 한' 이라고 하신 말씀...그리고 '죽으면 살리라'라고 하신 말씀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아서 다시 한 번 여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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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정말 어제까지의 아니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의 저를 죽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지, 그리고 제가 실천해 볼만한 것들이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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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저는 저의 성격 중 나쁜 단면들에 대한 원인을 항상 어린 시절에서 찾으려는 못된 습성이 이제는 저의 마음에 단단히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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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곳에서 많은 글을 읽고 조언을 구하고 하면서, 그리고 최근에 읽게 된 많은 책들에서 뭔가 조금 잡힐 것 같은 느낌은 있는데 아직도 너무나 안개속을 헤매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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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백산님께 추가적인 조언을 구합니다.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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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살리라, ‘생각의 한계’

사람에게는 물리적인 거리와 함께 심리적인 거리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친밀감을 느끼는, 업무적인, 공적인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거리가 물리적인 신체의 반응을 불러온다는 것입니다.
친밀하지 않은 사람이 가까이 오면 상대적으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시켜 행동을 통해서 대응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또 현재 상태가 안정적인 경우에는 괜찮지만 때로는 그로인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중요한 사안이나 곤란한 문제에 봉착할 때 반사적으로 공격적이 되거나 피하려는 성향들로 인해 장애가 되는 경우입니다.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 상대와 대치하는데 일정한 물리적인 거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일정한 거리는 상대의 수준을 고려한 자신의 공격과 방어 능력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훈련과 실전을 통해서 생기는 이 거리는 어떤 경우에 장애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키가 180cm 정도 되는 선수가 대치하는 물리적인 거리는 상대가 손을 뻗어서 닿지 않는 거리 밖에 서게 됩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키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감각적으로 자리를 잡는 (포진하는) 위치가 일정하고 무의식화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키가 2m 전후의 선수를 만나면 이 거리는 문제가 됩니다. 상대의 팔 길이 때문에 피할 수는 있지만 상대를 가격하기에는 먼 거리가 되어서 정상적인 공격을 하면 닿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선수는 상대적인 거리(물리적인 거리이면서도 심리적인 거리)를 수정하여 자신이 가격할 수 있되 상대에게 타격당하지 않는 거리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이 경우에 자신의 기술적인 우위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면 가까이 가기가 어렵습니다. 심리적으로 자신이 상대에게 타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전술적인 거리라고 부름니다.
문제는 이것을 극복 할려면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뒤로 빠졌다가 달려가라고 말해보지만 상대의 대응행동이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그 거리에서 멈춰버립니다. 물론 생각으로는 넘어가고 싶지요 그러나 의식밖에 있는 자동화된 메카니즘에 제어되는 몸은 그 순간이 오면 자동으로 반응합니다.
이 것을 극복하기 위해 제가 사용한 코칭 방법중의 하나는 생각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입니다. (이 실예는 상대에 대해서 잘 모를 경우에 사용한 것입니다) 국제 시합에 처음 출전한 선수가 세계 랭킹 1위를 만났습니다. (물론 이 선수는 처음 출전해서 그 상대가 누군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제게 그에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봐라 저 돼지 같이 살찌고 흐리멍텅하잖아,.. 내가 여기 있을 때 오른손으로도 이겼다.(저는 왼손잡이 입니다) 한 번 열심히 해봐.. 알았지..! ’ 그 선수는 그 경기에서 한 점차로 아깝게 졌습니다. 저 한테와서 씩씩거리면서 하는 말이 별것도 아닌 것한테 져가지고 성질 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저 경기장 입구에 가면 선수들 세계 랭킹에 대한 기록이 게시되어 있는데 맨 위에 누가 있는지 보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선수 다녀와서 그러는 겁니다. ‘ 오메... 우와... 그래서 그랬구나, 어쩐지 ... 잘하더라... 세계랭킹 일위... ‘ 저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예선을 통과해서 다시 시합을 하는데 이 번엔 세계 랭킹 3위 짜리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젠 3위야.. 그러자 선수는 초반에 꼼짝 달싹을 못하는 겁니다. 계속 밀리는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그래서 중간 휴식시간에 ... 격려했습니다. ‘왜... 밀리는데.. 쟤가 3위라서... 아까는 1위하고도 아무 문제 없었잖아.. 상대를 아는 것은 자신이 좀 더 효율적으로 판단하고 잘 하기 위해서인데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모르는 것만도 못하잖아.. 너는 꿇릴게 아무것도 없다. 가라.. 두려워하지 말고... ’
그 날 그 선수는 그 시합에서 3위에 입상했습니다. 국제 시합 처음 출전해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생각을 잘 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것 보다 높은 수준의 목표나 경쟁 상대를 만나게 되면 아무리 많은 정보와 온갖 생각을 해도 ‘할 수 있다’는 강인한 의지(절실함)와 철저한 훈련없이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선수들이 가끔씩 묻습니다.
‘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습니까?’
‘먼저 져라.’
“예 !? 그러다 진짜 지면요?‘
‘그것은 완전히 지지 않아서 그렇다’

이겨야겠다는 것은 질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생각입니다. 먼저 저라는 이야기는 이기지 못해도 좋다는 것입니다.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이겨야겠다는 생각에 갇혀서 자기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입니다.

저는 오래동안 선수들과 수없이 많은 연습경기를 하지만 한 번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항상 최선을 다해서 연습파트너가 되었었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이기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할 뿐입니다. 무대위에서 이기겠다는 생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미래는 신만이 알 뿐입니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은 현실을 긍정적으로 살기위한 것입니다. 자신에게 희망을 주고 더 노력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일 뿐입니다.
만일 미래에 대한 생각이 현실에 부정적이라면 생각하지 않는 것만 못하지 않겠습니까?. 이길 수 없는 시합에 나가는데 노력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준비를 합니다. 이기기 위해서 혹은 더 나은 삶과 행복을 위해서... 그러나 우리가 노력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노력은 항상 현재의 능력과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삶이나 인생은 우리의 생각과 노력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광범위하고 동시다발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배우고 알고 있는 것들을 현실 속에서 도전과 경험을 통해 개선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죽으면 살리라’ 라는 성경의 경구를 인용한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자신의 생각에 갇혀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바라보고 자신을 개선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생각에(자아) 져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생각을 죽이라는 말로 사용한 것입니다.

발표나 면접, 고객과의 접점에서 잘 하기위해 온갖 연습을 하지만 막상 마주쳤을 때 엉뚱한 질문, 의외의 요구에 당황합니다. 머리 속에 암기해놓은 생각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순간의 당황스러움 때문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어합니다. 선수들이 시합의 강도나 중요도가 높은 시합에 나가면 선수들은 정신이 없습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습니다. 시합이 끝나고 몇 분전에 있었던 경기내용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 시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 상대의 기세에 눌려서 그저 기억하는 것은 두려움과 도망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그렇게 죽을 것만 같은 시합을 몇 번 겪고 나면 조금씩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두려움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두려운 가운데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경험을 통해서...
그래서 행동하지 않는 사유에 대해서 저는 좀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부딪쳐 싸우든지, 도망치든지, 아니면 방관하는 삶 중의 하나입니다.
막다른 길에 몰리기전까지 사람들은 끊임없이 회피하려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하고 또 해도 그 자아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것보다 죽여서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어린시절의 기억도, 상처받은 자존심도, 고객 앞에서의 수모도 모두 죽여서 없애버림니다. 죽으면 ...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아가 죽는다고 해서 몸이 죽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의식 밖에는 더 많은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새 날을 맞습니다.

고객이 내 말을 들어줄까? 그건 모르죠... 부딪쳐 봐야지.. 이 번에 안 됐으니까 다음에도 안 될 것이다. 그것도 모르죠...

어제 나는 죽었으니 오늘 나는 무식하죠, 모르면 용감하지 않습니까?

살아서 생생한 하루를 살게 되시길 기원합니다.
현실을 타파하고 싶으시다면 어제의 기억으로 오늘을 살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과거의 한 때, 저의 모토 중에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망설이지 않는다, =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라 안 해서 못하는 것이다.’
‘지루해하지 않는다= 안되면 될 때까지 한다.’
‘정면 돌파한다 = 상대를 알아야하고 나를 알아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고 익히고 수양해야 한다. =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이 셋은 서로 상호작용합니다. 그리고 이 셋을 합쳐놓으면
‘승리=성공’ 이 됩니다.

도움이 되시기를 희망합니다.

잘 난척 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개인적 경험을 적을 때는 항상 고민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사실적인 예들은 사람들의 정서에 좀 더 쉽게 다가 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고민과 도움을 주고 받는 곳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경허스님, 만공스님이 득도 하신 곳에 가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千思不如一行 : 천번 생각하는 것이 한 번 행하는 것만 못하다.

IP *.77.91.101

프로필 이미지
현웅
2008.07.14 18:06:53 *.117.68.202
몇 번을 다시 읽고 또 보았습니다.
지금 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군요.

"천번을 생각하는 것이 한 번 행하는 것만 못하다"

위에서 말씀하신 세가지의 상호작용을 꼭 명심하겠습니다.
망설이지 않는다
지루해하지 않는다
정면 돌파한다.

죽으면 살리라.....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햇빛처럼
2008.07.15 11:10:38 *.169.188.175
백산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과거에는 스승이 없다고 한탄을 했었으나

내게 스승을 보는 눈이 없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좋은 말씀 받고 마음에 새기고 몸에 새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김지현
2008.07.15 19:19:25 *.47.181.42
요즘에 슬럼프여서 마음이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백산 선생님 글 읽고 기운 얻어갑니다.

프로필 이미지
박경수
2008.07.18 13:55:43 *.94.44.1
참으로 수고로움과 정성을 아끼지 않으시는군요.

덕분에 소중한 경험과 생각을 공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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