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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4일 15시 30분 등록
36살의 주부이자 직장인입니다.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합니다.
직장 생활 13년차인데 직장생활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적응하면 괜찮을거야..조금만 더 버텨보자....
그렇게 지낸 세월이 벌써 13년째가 되었습니다.
남편하고도 이야기해봤는데 제가 복에 겨워 그런다고 합니다.
남편도 저도 어느 정도 안정된 직장에서 큰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으니까요...
언제까지 안정적일지 몰라도 아무튼 여태까지 큰 어려움 없이 지내왔습니다.
정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단전호흡 같은 것도 해보고 명상이나 불교관련 서적도 접해보고
구본형 선생님의 책도 읽어봤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도 가끔 들어와서 여러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고 마음을
다 잡아보려고 하지만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합니다.
IP *.251.2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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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14 18:03:34 *.46.147.2
1.

13 년 전의 입사 시절의 개인의 상황과

주변의 상황에 대해서 알아보셔야 할 것 같군요.


2. 계속 그러셨다면

직장생활과 가족 주변의 생활 그리고 자신의 철학 같은 것들과

성격 같은 것을 글로 써서 올려 보시지요...

두 가지 상황을 알게 되면 좋은 해답이 나올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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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바람
2008.04.15 10:24:06 *.251.222.34
감사합니다. 이렇게 답변을 주셔서...
직장생활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제가 무엇에 대해 답답하고 불안해 하는지 나름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직장의 외형적인 조건에는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일정한 출퇴근 시간이나 보수등에는....그러나 일하는 중에 받는 스트레스는 제가 이겨내기가 너무 힘듭니다.
어려운 상사, 맘대로 않되는 부하직원 등은 나름 대처하는 방법이 생겼지만 제 일에 대한 불만사항을 처리하는 과정이 저를 어렵게 하는 것 같습니다. 머리로는 그분들의 요구가 정당하고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개선의 여지가 있을지....이런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자꾸 쌓여 제 자신을 자꾸 답답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바보같지요...
어떻게든 해결하든지 아님 안되는 부분이라 판단되면 과감하게 잘라버리는지 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제 자신만 괴롭히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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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15 20:45:33 *.131.127.94
어찌 사는 일이 무우 자르듯 쉽게 해결이 되겠습니까? 전혀 바보같지 않습니다. 13년이나 됐는데도 해결할려는 의지가 있으시잖아요..

제가 권하는 것은 창조적인 문제해결입니다.

불안은 타고나는 선천적인 것(특성 불안)과 후천적으로 자신의 환경 속에서 자신의 문제 해결 능력과 문제 사이에서 생겨나는 상태 불안으로 나뉩니다. 답답하다는 이야기로 보아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님의 글로 보아서 생활이나 외면적인 면에 있어서의 안정이 내면적인 가치관이나 정서 세계보다 우선합니다. 그래서 일과 업무에 관계되는 처리는 어렵지 않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관이 관련
된 문제에 관해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가치관이란 논리와 좀 거리가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학습에 의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 중심적입니다. 요구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면 현실적인 여건을 무시할 수 있는 자기 논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님의 경우에는 현실적인 여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요구에 대한 합리적인 논리를 찾아서 그분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불안을 느끼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잃고 싶지 않고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하실 것은 불안을 해결하려는 것보다는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잃었을 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갹해 보셔야 하고 그에 대한 대응이 가능할 때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시도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는 한 13년 이나 된 불안감을 과감하게 자르기란 어려우실 것입니다.

창조적인 대응이란 예를 들어 표현한다면 이런 것일수도 있습니다.
게임에서 어떤 상황을 확보하고 있을 경우에는 이기는 방법보다는 지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이기는 방법이 적극적이고 정면 돌파와 같이 거라면 거기에는 져서 잃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지 않는 방법은 버티며 상대의 실수나 약점을 찾아서 기습적으로 치명타를 가하는 것입니다. 삶이나 일이란 경쟁이 아니고 협력이니까 상사의 요구 사항을 정면으로 해결하는 것이 공격적인 방법이라면 지지 않는 방법은 상대의 부족한 점이나 놓치고 있는 중요한 일을 해결함으로서 필요성을 부각시켜 요구사항을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후자는 버티기 작전이니 인내심과 준비된 대응이 필요합니다.

해묵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시원하기도 하겠지만 그 만큼 누적되어 있으므로 많은 부담이 필요하고 털어내고 나면 허전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제가 드리는 방법은 이 정도군요...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 문구가..

‘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한 일이 없느니라.’
-마태복음-
‘ 못해서 안하는게 아니라 안해서 못하는 것이다.’ -심형래-
‘ 용기를 내어 생각한데로 살지 않으면 멀지 않아 사는 데로 생각하게 된다. ’
- ? 누가 한 말인지는 잘 모르지만 저희 꿈 벗 7기 오병곤 회장님이 좋아하는 말인데... -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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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바람
2008.04.16 17:14:37 *.251.222.34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제가 글을 올려 놓고도 부끄러웠는데 이렇게 답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잃고 싶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에 불안할 거라는 말씀에 내가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의외에도 제가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가장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에게 거부당하기를 두려워하고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면이 강하다 보니 지적하신대로 자신만의 논리를 찾아 설득하는 부분에 취약할 수 밖에 없었던 것같습니다. 아니, 아예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 자체를 싫어하고 피하고 있었더군요.
저에 대해서 저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점을 제 짧은 글을 보시고 지적해 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주변 사람들(아주 가까운 사람들은 아님)이 저의 성격에 대해 흔히들 착하다는 표현을 많이 해주는데 저는 항상 왜 나를 착하다고 할까? 난 별로 착한 일을 한적이 없는데...아마 날 잘 몰라서 그럴꺼야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그런데 아마도 저의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 맺기를 원하는 성격 때문이었던 거 같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모든사람과 좋은 관계 맺기를 원한다거나 했다면 그건 불가능하고 자신에게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주니까 어느 정도는 포기하라고 조언해 주었을 텐데 제가 막상 그렇다고 하니까 좀 막막하네요...
앞으로 창조적 문제 해결과 이기기보다 지지 않는 방법에 대한 것도 곰곰히 생각해 보렵니다.
다시 한번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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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16 18:05:37 *.46.147.2

오랜 세월 착하게 사셨으니 복 많이 받으실겁니다.
세월과 함께 지혜로워지시리라 믿습니다.

아래 글은 제가 존경하는 문요한 선생님 (1기 연구원이시고 '정신경영 아카데미' 를 운영하시는 전문의 이십니다.) 의 에너지 플러스 190 호 내용입니다.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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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거절을 못할까?

피해의식의 소유자들은 인생의 좋은 시절을 ‘아니오’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안간힘 쓰다가 허비해버린다. 왜냐하면 스스로가 ‘아니오’를 거부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완전하고 철저하게 거부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떻게든 피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니오’를 피함으로써 ‘예’ 역시 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와 ‘아니오’는 항상 붙어다니며 공존하기 때문이다.

- 스티브 챈들러의 ‘너 자신을 경이롭게 재창조하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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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예yes’ 신호를 먼저 나타낼까요? ‘아니오no’ 신호를 먼저 나타낼까요? 아이들은 15개월이 되면 고개를 내저으면서 ‘아니오’라는 의사표시를 먼저 나타냅니다. 그것이야말로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분리해내는 개별화의 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니오’를 먼저 배운 우리들은 언제부터인가 점점 ‘아니오’라는 말을 못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영어단어중에 거절과 관련된 단어는 여러개가 있습니다. 거절의 강도에 따라 구분될 수 있는데 ‘deny'는 상대의 말을 부인하는 의미이고, 'decline'은 정중히 거절하다는 의미에 가깝고, ‘refuse'는 분명한 거절을 의미하며, 'reject'는 가장 강한 거절을 의미합니다. 심리적으로 'decline'과 ‘refuse'가 제안에 대한 거절의 의미라고 한다면, ‘reject'는 존재에 대한 거부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작은 거절도 두려워하는 것은 모든 거절을 ‘reject'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즉,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은 ‘아니오’라는 말에서 ‘배척과 단절’을 잘 느낍니다. 부탁이나 요청을 거절당하면 마치 자신의 존재자체가 거부당한 것처럼 여기고,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면 관계가 단절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결국 거절을 못하는 사람은 부탁 역시 잘 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잘 부탁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절 역시 잘 합니다. 부탁을 잘 하는 사람들은 설사 거절을 당하더라도 이를 존재에 대한 거부나 관계의 단절이라 여기지 않고 제안에 대한 거절이라 느끼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오랜 시절동안 거절과 부탁을 유난히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전부터 부탁훈련을 해왔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상대에게 정중히 요청해보았습니다. 그 훈련을 통해 경험한 것은 생각보다 사람들은 정중한 요청을 잘 들어준다는 것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거절의 경험 자체가 아프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점은 부탁훈련을 하니까 저절로 내가 원치 않는 일에 대해 거절하는 능력이 저절로 향상되더라는 것입니다.

혹시 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나요? 그렇다면 억지로 거절을 훈련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보다 좀 더 부탁하는 훈련을 해보세요.


- 2008. 4. 3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1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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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바람
2008.04.17 08:35:03 *.251.222.34
정말 재미있고 신기합니다....그저 답답한 맘을 어디에라도 하소연하고 위로받고 싶었는데 제 자신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습니다.(제가 제 자신에 대해 정말 잘 모르고 있었더군요..)
어제 글을 쓰고 제자신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봤더니 위에서 말한 타인에게 부탁하기도 잘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데 딱 답이 나와 있네요. 부탁훈련을 저도 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백산님의 따뜻한 마음에 큰 위로 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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