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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8일 00시 49분 등록
안녕하세요.저는 직장생활 15년차인 직장여성입니다.
대학4학년 여름방학때 직원이 4명밖에 되지 않은 신설회사에서 업무를 시작하였습니다. 별다른 재주도 없고 그렇다고 대기업에 들어가보려는 폐기도 없었던 저는 그냥 그냥 회사업무에 만족해가며 근7년을 다녔습니다. 너무 작은회사이다보니 전공과는 전혀관계없는 경리업무,총무업무,인사업무,영업관리 안해본 업무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IMF로 그 회사가 문을 닫게 되었고 졸지에 직장을 잃었던 저는 일본계회사에 파견직으로 나가게되었습니다. 마침 제가 틈틈히 배워두었던 일본어가 도움이 되었었죠.
직장생활을 줄곧 작은 한국기업에서 해보던 저는 파견나간곳에서 제가 많은 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동안 배웠던 업무라면 어느곳에서든 능숙하게 업무를 할수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1년또는 2년에 한번씩 직장을 옮기며 제가 목표로 하는 직장으로 점차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저의 목표는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에서 자신의 업무를 높이 평가받는 관리자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이제 저는 제가 꿈꾸었던 그러한 자리에 와있다고 생각합니다. 업무로서도 나름 인정받았고 인지도 있는 회사에서 적지 않은 보수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 이 회사안에서 저는 너무 힘이 듭니다.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때 저는 제가 담당하는 부분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설립초기 멤버이자 저의 팀원인 직원이 그동안 상부보고를 허위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입사후 그 팀원에게 여러번 경고를 보냈고 수정을 권고하였습니다만 하지않아 결국 제가 직접 상부에 보고를 하여야 했습니다. 회계업무를 보는 사람으로서 그것이 업무의 착오이든 고의적인 조작이든 이는 수정해야할 사항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이부분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여 제가 한 보고에 대한성질을 고자질 정도로 여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후 저는 그동안 잘못된 보고부분에 대한 수정작업으로 밤샘하는 동안 그 팀원은 한달간 휴가를 줄정도였으니까요. 이일이후 업무에 대한 실권은 넘어왔을지언정 회사내부적으로는 초창기멤버를 중심으로 저를 왕따시켰고 팀장임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진행시킬수 없을 만큼 팀원내부의 반발이 심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저는 견뎌냈습니다. 정말 어렵게 얻은 제 결과물을 저런 사람들 땜에 놓기 싫었습니다.
차츰 회사에서 업무분야에 있어서 저의 능력을 인정하게 되어 업무분야가 점점 넓어졌습니다. 눈에 가시 같던 저의 팀원중 두명이 제가 입사한지 1년반만에 사퇴를 하게 되었고 이젠 조금 살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뭐라 수근거리든 이제는 팀원을 다시 꾸려 잘해나가면 될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사퇴한 두명(초기멤버)의 일이 모두 저에게 짐으로 주어지게 되었습니다만 거뜬히 해낼수 있었습니다. 그런와중에 회사에 처음으로 세무조사가 들어왔습니다. 두달반간 저혼자 세무조사를 받는데 입사한지 1년반밖에 되지 않은 제가 5~6년전 자료를 찾아 제출자료를 만들어야 한다는게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거기다 저에게 앙심을 품었던 사퇴한 초기멤버 둘은 일부러 모든 화일을 삭제시키고 퇴사를 하여 자료가 남아있는게 극소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그에대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잘해봐라....하며 두고보기만 했습니다. 두달반간 저는 하루에 2~3시간을 자며 저혼자 일을 했습니다.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에 버텼습니다. 밤을 새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힘들어서도 그렇고 외로워서도 그랬습니다. 이렇게 일할때 누구하나 남아서 수고한다, 고생한다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이 하나없는 이 회사에 이렇게 남아 일하는게 힘들었습니다. 팀원들마저 퇴근시간되면 자기할일 바쁘다 퇴근하는 마당에,세무조사로 밤새 자료만드느라 집에도 못들어간 저에게 자기도 바쁘다며 자료제촉한다고 너무한다고 하는 다른 팀장이나, 예전에 담당자였던 사람에게 그 사람이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물어보며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건방지다고 말하는 동료들 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젠 세무조사도 끝났습니다. 바쁘던 일도 이제 많이 익숙해 졌습니다. 그래도 맘 한구석이 씁쓸합니다. 초창기 멤버들과의 트러블이 있을때는 저들이 잘못한거라고 확신하였습니다.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시정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나중에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되면 나를 인정해줄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세무조사를 거치면서 저는 사람들에게 오만정이 다 떨어진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문득문득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제가 문제가 많아서 뭔가 꼬여서 사람들과 잘 못지내는것 같고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도 없는것 처럼 보입니다.

학교다닐때까지만 해도 아니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만 해도 저는 사람들과 별 문제없이 지냈었습니다. 사람들을 설득하고 말을 풀어가는게 약해서 별 말수가 없었던 저는 조용하고 차분한 학생으로 친구들사이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친구로 남아있었다고 기억됩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제 자신이 무척 문제가 많은 사람으로 스스로 여겨지게 됩니다. 아랫사람에게도 싫은소리 잘 못하고 카리스마도 없어서 관리자로서 자질도 부족하고 일 욕심만 많아서 이일저일 안끼여드는 일없이 끼여져 있고 팀장만 맨날 남아 일하고 직원들 북돋워서 일할줄도 모르고 일에 꼼꼼하다보니 사람들이 나랑 같이 일하는것을 불편해하고 그렇습니다.
아마 저는 제가 굉장히 괜찮은 직장인이라고 나름 생각하고 있었나봅니다.
어딜가든 일하나는 깔끔하게 처리한다는 칭찬과 사람들에게 친절하다는 말을 들으며 일했었던것 같은데 제가 이곳에 온뒤로는 그런말을 들어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오히려 상대하기 꺼려지는 사람, 괜히 가까이 하면 귀찮은 사람정도로 취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회사가 문제라고 생각할때는 그래 더럽다 내가 관둔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이젠 제가 자신이 없어집니다. 사람들을 만나는게 자꾸 두려워 지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IP *.147.7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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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29 00:22:55 *.131.127.16
1

‘ 산을 넘고 나니 또 산이 있더라.’

사람들은 눈 앞에 보이는 산을 넘느라 넘고 난 뒤에 또 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만나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권하는 것은
신분이나 경력으로 미루어 상당히 높은 산에 오르셨으니
지나온 삶을 고단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내려다 볼 수 있는
풍광으로 여기시면 좋겠습니다.
산을 오를 때는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산정에 서면 그 고통이
희열이 되지 않습니까,
돌이켜 보시는 시각을 - 사람들을 바라보시는 마음을-
좀 다른 관점에서 보시면 긍정적인 느낌이 드실거라고 생각합니다.

2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산은 그 산이 아니고 물은 그 물이 아니다..
그래도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

겪다보면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던 사람이 아니죠...
문제와 연관되어 사람들의 태도도 자신이 기대하는 것과는 다르죠...
세상에서 자신의 이익과 무관하게 옳은 것을 위해 따라 나설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하루에 연연하고,..
급여에 연연하고,..
자기욕심에 연연하고,..
행함의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대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래도 그들은 함께 살아야 할 사람입니다.
매일 얼굴을 마주보고 같이 일을 해야하는 그런...
그들은 그냥 자기 몫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3.

‘깨우쳐 돌아와 보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더라...’

세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입니다.
다만 그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그 생각과 태도가 끊임없이 변하는 것 뿐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하는 세상은 옳고 그름이 분명하지만
실재하는 세상은 옳고 그름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회사를 위해서,
그리고 사회 정의라는 공통의 지표(잣대)아래 살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잣대로 세상과 그 속의 사람들을 평가하시게 되면
부정적인 평가가 많아집니다.
그냥 그들의 잣대를 들여다보시고 님의 잣대와 비교해보시면
그 차이를 아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기대하는 사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사람이 이중의 잣대를 가지고 삽니다.
자신에겐 이익과 사심으로 관대한.. 타인에겐 명분과 정의라는 엄격한..

4

보다 정직하게 사시려고 노력하시는
님같은 분이 계셔서
세상은 아직 살만합니다.^^

가치란 상대적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사는 동안
님이 이루신 위치는 튼튼하실 것입니다.

님의 회사를 위해서도
이 사회를 위해서도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도

님은 소중한 분이십니다.

즐겁게 지내시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복받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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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2008.04.30 00:37:35 *.147.72.18
감사합니다. 이제와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답을 애타게 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를 지탱하였던 그리고 지금까지의 나를 있게 말들어 주었던 저의 잣대와 가치관이 바뀌어야 할때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사람들과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는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나를 버리지 않으면서 남을 받아들일줄 아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그리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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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30 11:57:34 *.46.147.2
알렉산더가 정복한 땅의 랍비들이 말을 듣지 않아서
명분을 세워 죽이려고 10개의 질문을 하고
만족할 답을 못하면 죽이겠다고 했는데
그 질문중에 하나가
‘어떤자가 사랑받느냐? ’ 였고
그 대답이
‘힘있는 자가 겁주지 않을 때 사랑받습니다.’
였습니다.

저는 님이 그러시리라 믿습니다.

고급관리자가 되는 것(정복)은 힘으로(도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
가능하지만 다스리는 것은 힘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다스리는 것은 엄격하지만 자애로운 돌봄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업무를 잘 처리하는 것은 능력과 지위로 가능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고 더불어 생활하는 것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잣대가 존재하는 본질은 생존을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잣대가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면 잣대의 근본 가치가
변질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님이 묻어 둘 것은 묻어두고 앞으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과거의 사건들로 인하여 과민한 반응으로 고민할 시간을
가족과 친구와 행복을 나누는 시간으로 쓰시기를 기대합니다

세상에 적응하는 많은 리더들이 님과 같은 갈등을 거쳐서
변화한다고 생각합니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이다. '

의 의미를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그것이 님의 새로운 잣대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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