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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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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9일 02시 03분 등록
글을 올리고 다시 한달간 주어진 일을 하면서 남는 시간을 온통 회사에 대한 결정을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적성도 고려하지 않은채 급하게 회사에 입사한 내잘못을 스스로 반성도 하고, 단순하지 못하고 생각이 많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 현실성이 없다...등등 친구들의 따가운 질책들도 쏟아졌습니다. 생각에 파묻혀 머리가 어떻게 되더라도 이 갈림길에 대한 결정을 빠른 시일에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입술이 헤지고 부루툰지 벌써 몇달이 되어가는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전 이 갈등이 멈춰지지 않더군요. 구본형선생님의 책을 5권사서 읽고 또 읽어보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새로운 빛이 생길 때까지는 다녀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또 내렸지만....

얼마전에 있었던 조직변화에 이어 6개월만에 또 다시 조직구조가 바뀌어 분주한 회사모습에 저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처럼 멍하니 또 그러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더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고, 매일매일 마음을 잡아서 출근을 해도 도저히 의욕이 생기지 않고 꼼짝도 하지않는 내 모습에 염증을 느끼면서, 깊은 슬럼프라면 깨어나오길 바랬지만,,, 무엇때문에 그만두고 싶은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결국은 회사가 어떤 경영을 하든, 어떤 조직체제로 변하든 그러한 것은 다 변명에 불가한 것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단지 그러한 이유라면 그만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적으로 순위를 매겨가며 등수안에 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의무교육들, 사무실벽 한복판에 색색별로 붙여진 실적표들을 보면서도, 그 가운데 몇달째 바닥을 치는 내 실적을 보면서도 크게 자존심 상해하지도 않는 제자신이 문제인거지요. 저희 상사는 제가 이제 곧 다시 실적표를 화려하게 장식할거라 믿는지, 고민이 많다는 걸 아는지, 아직은 인간적으로 친절합니다. 이 조직의 비젼도 구체적으로 짚어보았습니다. 내가 실적을 잘 내어서 올라갈 수 있는 자리라는 것에 대해,,,, 년봉 6천 정도면 괜찮고, 주5일 근무에, 실적좋은팀으로 잘 만들면 칭찬도 받고 출퇴근 정확하고, 단순영업도 아니고, 전문성이 많이 요구되는 영업인데,,,,결국은 영업조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괜찮은 조건입니다. 아~ 그런데 전 현실성 없고, 철없는 아줌마 인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승진을 시켜줄테니 판매인을 모아오라는 윗 상사에 말에도 전혀 자극이 되지 않습니다. 승진해서 그자리에 서있을 내모습이 자랑스럽지 않으니,, 저 정말 밉습니다..

그냥 눈 딱감고 몇년 잘해내고, 새롭게 열망하는 일을 착실히 준비해서 옮겨가면 얼마나 철이든 행동일까요... 다알면서도...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마음을 고쳐먹어도 친구들에게 질책을 받아도, 동료들이 제마음 돌려보겠다고 아무리 설득해도 전 그냥 멍한채있습니다. 3년간 변화없는 업무에 대한 싫증일까요. 고객을 만나서 제품을 홍보하고, 견적을 내고, 작업을 하고, 전화로 고객을 관리하고 찾아가고, 안부를 묻고, 작업한것에 대한 수금을 받고, 고객을 대변해서 회사와 싸우고, 생판 모르는 고객과 사이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내 감정과 상관없이 주말이고 밤이고 고객의 전화를 받아야 하고 인사를 하고 웃어야 하고, 살갑게 굴어야 하고......... 저 이런게 정말 싫어졌습니다. 남들이 저를 평가할때 "참 잘 한다" 하는 이런 일들이 정말 싫습니다. 이일을 하기전에는 안그랬는데 지금은 누구와 통화하는 것도, 수다떠는 것도 시끄러운 장소도 정말 싫습니다. 고요한 상태, 제 마음이 고요한채로 있고 싶습니다.

싫증 잘느끼는 나, 싫으면 움직이지 않는 나, 현실적이지 못한 나, 이런 내가 정말 싫어서 많은 갈등했습니다. 또 다시 찾은 길에서 또 싫증을 느끼고 이런꼴 나면 어쩔까 걱정도 됩니다. 퇴직을 생각한지 4개월이지만 저에겐 3년 보다 긴 시간을 생각한듯합니다. 오늘은 너무 힘든 이 생각들을 마.무.리. 하기로 했습니다.

조금 덜 쓰더라도, 몇년이 될지 모를 백수의 길을 가더라도, 지금의 직장과 인연을 놓으려고 합니다. 다행히 남편의 수입이 있으니 이런 결정하게 된 것이라는 것 잘압니다. 남편에게 정말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저와 같은 상황이 있었을 텐데 가장이라는 책임때문에 함부로 회사를 그만두지 못한 남편에게 정말 미안해서 아직 말을 못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면 행복한 일들로 꽉찬 생활계획표를 구체적으로 만들것입니다. 마음에 두었던 새로운 일이 정말 나의 길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충분히 가질것이고, 단식, 여행 등의 행복한 시간도 계획표에 넣고, 새로운 나의 일과 관련된 알바도 적극 알아보고 여러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체험도 하고, 일과 관련된 아카데미 교육도 받으러 다니고, 불어난 몸매 돌려 놓기도 하고, 어떤 형태로든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지치지 않고 성실한 백수생활해보려 합니다.

용기의 말씀, 질책의 말씀들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P *.236.7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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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5.19 15:06:36 *.46.147.2
저는 개인적으로 세상일은
'옳고 그름' 이 분명하지 않고
또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선택' 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는 동안에
삶과 생에 대한 가치와 의미의
기준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행복’하고 싶다는 것은
바뀌지 않습니다.

저의 생각은 그것이 어떤 삶이든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할거라고 믿더라도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그것은 '잘못 된 것' 일 뿐입니다.

저는 님의 선택을 믿습니다.
내용이 무엇인지,
어떤 기억이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다만
글속에 나타나는 님의 태도로 보아서
님의 선택이 옳다는 것을
믿습니다.

다가 올 새로운 삶을 준비하시는데에도
확신과 열정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새 삶 역시 열정과 노력으로
살아가실거라는 것도 믿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가족과 복된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ps
하나 더 믿습니다.! ^^
님은 다음에 ..
무슨 일을 하셔도 문제 없으실 거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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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2008.05.24 19:15:07 *.236.78.59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아직 제 결정이 마음 편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치만 월요일부터는 남은 연차를 사용하고 말일자로 퇴직서를 제출하였어요. 하기싫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점이 너무나 아쉽지만, 그래서 쉽게 결정 못했지만, 다시 되돌아간다해도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을 일주일동안 하면서 좀더 확고하게 뒤돌아서게 되었습니다. 자신감과 믿음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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