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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님께서 2008690716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님은 내게 고작 낙서나 끼적였다는 말입니까? 아닙니다. 님은 내가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당신이라는 사람이 어느 먼동이 트는 아침 직접 적어 내려간 마음이 담긴 한 편의 詩를 선물하였습니다.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인생이라는 강줄기에 소통이라는 큰 줄기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신과 변.경.연이 함께 꿍짝(?)을 이루며 번개를 치듯 개인사에 분수령 혹은 획을 그으며 일대 변혁을 일구어나가는 첫 단추의 모습일지 모릅니다.

오래전부터 님은 자신의 처지를 솟구쳐 일어나고 싶었고 나름 착실히 준비해 오셨습니다.
날고 싶다고, 밥벌이를 하며 정정당당하게 님의 의지로 일어서고 싶다고 세상에 크게 외쳤습니다. 참새에게는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울부짖음이었던 것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아니면 말고! 하는 체념 속에서도 언제까지라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뚜벅뚜벅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힘차게 걸어가고 싶은 의지가 충만하게 싹터 있었던 것입니다.

그 오랜 동안 님은 눈을 맞추지 않아도 상대의 눈빛을 느끼며, 귀를 가져다 대지 않아도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자신만의 신인의 길에 걸어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떤 정해진 이끌림에 의해 이곳 변.경.연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님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지 간에 님은 이미 이곳에 닿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앞으로 님이 누리게 될 아니 오랫동안 소망하며 찾아온 길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길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이제 이곳 변.경.연과 함께 더불어 나아가는 길만이 남았다고 여기고 여기서 여러 벗들과 함께 나누며 돕고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지요? 님은 영어를 할 수 있고 앞으로 좀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님이 이곳을 떠나지 않는 한 그리고 님의 신념과 의지를 저버리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는 한 말입니다.

우리는 불온하거나 아쉽거나 부족한 어제를 단절하고 더 나은 우리가 꿈꿔오던 일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처음 그것의 형태는 갖가지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잘 살피고 귀 기울여 나가다보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성큼 저 만치 멀리 다가간 님의 미래 혹은 살고 싶은 자유와 함께 있음을 느끼고, 발견하고, 무엇보다 나아가고 있음에 확신을 얻게 되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 날들은 모두 개인의 의지와 상황과 노력여하에 따라 천차만별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지난 5월 24~25일에 이곳의 벗들은 <적벽강 휴양의 집>에 모여 각자의 꿈 장애물을 적어 태우고 소망하는 꿈을 적어 풍선과 함께 하늘 멀리 날려 보내는 일을 하였습니다. 날리자마자 어느 것은 얼마 못가 나뭇가지에 열매처럼 주렁주렁 걸렸고 어느 것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서슴없이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양 아주 멀리 날아갔습니다. 우리의 꿈과 의지도 이렇게 다양한 모습들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돌이켜 보아야 할 것은 그날 우리가 풍선을 날려 보낸 것이 결코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음번에도 또 그 다음번에도 계속해서 우리의 꿈 장애물들을 점검하고 반성하여 구애받지 않고 마침내 우리가 살아보고 싶은 삶을 향해 쉼 없이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거듭거듭 시도하고 노력해 나가는 사이 우리는 꿈이 현실이 되게 하여 혹은 그 과정을 사랑하며 지상이 천국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일지 모릅니다. 아니 적어도 이 땅에 태어나 갖게 된 모습을 보듬으며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그 꿈은 창대하리란 말은 우리의 인연은 한순간 사소함이었을 지라도 그 관계에 대한 노력과 성의가 이룬 무한 역량은 가히 이루 말할 수 없는 위대한 승리로 이끌 어 낼 수 있다는 말과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벼르거나 저축만 하지 말고 여기에서 돼지 저금통을 한 번 깨뜨려서 마음의 정심을 열어 알고 하나의 꿈을 향해 오롯이 고래심줄 같이 굳건하게 한 십 년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불혹의 얼굴이요 더 나은 지천명의 순간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겠는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되고 지천명을 향해 가는 저와 또 불혹을 향해 가는 님께서 함께 이곳에서 우리의 찬란한 개인사를 위해 서로가 각자의 위치에서 따로 또 같이 무던한 항해를 해나갈 수 있기를 쌍수를 들어 환영해 맞이하는 바입니다. 이 제안이 싫지 않으시다면 각자가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꿈의 향방을 향해 굳건히 나아가도록 하지요. 어떠세요? 재미나게 생각되지 않으시는지요? 갑자기 이 노래가 튀어나오려고 하네요.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 빠빠빠빠 빠빠빠 하고요.

저의 작은 성의에 크게 화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 20여 년 전의 기분으로 되돌아 간 느낌이 드는 글을 님으로부터 선물 받았네요. 이 글을 통해 처음 임상실습을 나갔을 때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어느 환자분께서 예쁜 편지지에 촘촘히 적어 내려간 편지를 쥐어주고는 수줍게 자신의 감정을 알려주었었거든요. 아마 오래 병원에서 장기간 입원해 있었던 환자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부족하고 아무 경험도 없었을 테지만 그 모습이 그 환자에게는 신선한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던 게지요. 님의 글과 같은 느낌의 글을 더러 받으며 제자신이 성실하고 착한 사람인 양 착각하며 살은 때가 있었습니다.

살다보니 제 생각만이 다 옳은 것은 아니고 상대가 다 틀린 것도 아니었지만 어려운 일에 봉착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저는 오랜 기간 한 십여 년 이상 마음 앓이를 해왔더랬습니다. 그러니 저의 실체는 님께서 생각하시는 그 정도의 인성은 못되는 참으로 부실한 사람임을 밝히지 않을 수 없네요. 하지만 제가 한 때 고운 마음이었던 것은 기억합니다. 지금은 내 앞의 일에 전전긍긍한 채 마음을 많이 잃고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예전의 마음으로 회복되는 날 저도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전처럼 기쁘게 세상과 마주 할 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 역시 마음의 장애를 입은 채 오래 투병 혹은 장애 속에서 살아온 것과 다르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남 보기에 겉은 멀쩡했을지 모르나 속은 곪아터진 상처를 가지고 그것과 깨끗하고 말끔하게 단단히 결별을 이루지 못한 채 지나치게 안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되면 어쩌면 저란 사람이 님보다 중증의 병증에서 시달리고 있거나 장애를 지닌 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적의가 아닐 뿐 지나친 친절함이거나 님께서 칭찬해 주신 만큼의 칭찬을 받을 만한 사람은 못 됨을 저 자신 잘 알고 있습니다. 이곳은 그저 이런 저런 사람들이 섞이고 모여 현재의 자신을 추스르고 세워가며 각자의 위치에서 따로 또 같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는 거지요. 무엇에 이끌려 어느 별을 탐험하다가 이곳에 착륙하게 된 것에 대해 환영하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모쪼록 변.경.연과 더불어 좋은 나날들 만들고 계획하고 성취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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