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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2007년 12월 21일 10시 28분 등록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스물여덟의 여자이고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학교에서 행정일을 보는 직장인이며
결혼한지는 2년이 조금 안됩니다.

제가 이곳에 글을 올리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요즘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신청하는데 있어 고민이 되어
도움의 말씀을 얻고자 해서입니다.

워킹홀리데이비자는 30세 미만의 젊은이들이 다른나라의 삶을
체험 할 수 있도록 여행하며 일할 수 있는 비자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일본
등의 나라와 협정 맺어있는 워킹&홀리데이 비자입니다.

저는 대학때 부터 혼자서 외국에 나가
독립심과 자립심을 키워보고 싶었고
다른 세상의 가치를 몸으로 느껴보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여행하며 일할 수 있어 큰 돈 들이지 않고
1년간 다른 나라에서 생활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꼭 다녀오겠다 마음 먹었었습니다.

물론 대학때 열심히 준비하고 용기내어 진작에 다녀올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결혼 한 지금까지 마음 속에 계속 꿈으로 남아
언젠가는 가야지 하는 마음을 접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현재 대학원생이라
(대학원 진학 전 일을 하여 학비 걱정은 없습니다.)
아이는 2년 후 쯤 갖고자 하는 계획이 있어
그 전에 꼭 다녀와야 겠다는 조급한 마음이 있고

이제는 마치 미뤄놓은 숙제처럼 마음을 무겁게하는
애물단지처럼 되버려 이 꿈이 과연 현재 내 꿈인지
과거의 내 꿈이었는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결혼까지 하고, 혼자공부하는 남편두고
내 꿈이루자고 떠나야 하는 걸까 하는 마음과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 매번 미루기만 하다 꿈을 접고 나이들어
"아. 그때 했어야 했는데..."하는 아쉬움의 한숨을 쉴 생각을 하면,

내가 일찍 결혼했기때문이었다는 핑계를 댈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태어날 아이에게도 "너의 꿈을 펼쳐라" 자신있게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0살에 꾸던 꿈이 이제 곧 스물아홉이 되는 사람에게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과거의 꿈 그림자를 못 놓고 집착하는 건 아닌지...

현재 신랑은
제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다녀오겠다는 것이 결혼의 하나의 조건이기도 했지만
제가 진짜로 갈 준비를 하나하나 하니까
걱정하는 눈치입니다. 그래도 신랑은
제가 확고하게 결정하면 저의 선택을 지지해줄 사람이지만
결혼을 하고도 너무 제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자꾸 들어
선택을 쉽게 하기 어렵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93.12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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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2.21 13:38:55 *.133.238.5
댕겨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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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2007.12.22 01:47:02 *.21.188.39
일년이란 시간,,생각보다 금방 지나갑니다.
외국에서 해보고 싶은 일 결정하셨다면 더 늦기 전에 얼른 하시는 게 좋지요.
다만, 언젠가 후회할까봐,,이런 건 좋지 않습니다.
언젠가 후회할 것 같다면 그 이유가 왜일까,,그 이유를 알아야 남편이랑 헤어져있어도 잘 견디죠,,,
20살에 꾸던 꿈은 35살에도 유효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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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2.22 18:45:54 *.70.72.121
저는 요...
내가 시어머니거나 시누이라면 마음 안 좋을 것 같아요. 친정언니라도 말리고 싶어요. 그럴 양이면 결혼 전에 할 일이지, 남편이 볼모도 아니고 라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서로 함께 꿈을 꾸고 돕는 일은 좋지만, 원하는 것 다 갖고 자신만을 위하여 별리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이 시점에 그리 중요할까 싶어요.

간혹 꿈이 많은 여자들은 집에 혼자 남겨져 있을 때, 약간의 손해보는 느낌을 갖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종일 남편만 바라보며 살아갈 때 더욱 그렇게 느끼곤 하지요. 하지만 님께서는 일도 있고 왜 굳이 다녀와야만 하는 것인지 잘 납득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남편분께 미안한 생각드는 것이 당연해야 한다는 것에 저는 무게를 두고 싶어요.^^

좀 더 명확한 계획이 있거나, 꼭 다녀와야 할 것인지 잘 생각해 보고 그래도 꼭 다녀와야 겠다면 모를까, 막연한 동경이라면 단지 생각했던 것에 대한 생각의 물림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에요.^^

입장 바꿔서 남편이 이러한 계획일 때, 본인은 어떻게 생각이 들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는 갈 것 같구요. 약속을 위한 약속 지키기에 갇힌 것은 아닌지 돌아볼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러나 님의 주장처럼 한번은 다녀오고 싶다면, 지금이 아직 아이도 없고 서로 지장을 많이 주지 않은 이 시점에서 서로 공부하며 시간을 맞춰보는 것도 방법이긴 하네요.

왜 가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다녀올 것인지, 다녀와서는 어떻게 활용하고 무슨 복안이 마련될 것인지가 확고하다면, 서로의 마음을 열어 깊이 상의하고 시도해 볼 수 있겠네요. 언젠가 남편의 꿈이 생기게 되면 진정으로 지금처럼 도와야한다는 것도 명심하면서 말이죠. 모쪼록 가장 최선의 좋은 방안을 찾아 멋진 새해를 꿈꾸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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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없이
2007.12.24 12:50:33 *.93.127.89
우선 할리보이님,용균님, 써니님, 답변 감사드립니다. 약속을 위한 약속 지키기에 갇힌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이 가슴을 찌릅니다.
남편 역시 왜 가는지, 무엇때문에 가고 싶은지, 다녀와서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했더랍니다. 그 부분에 대한 답변을 명료히 하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많았던 것이지요. 무작정 떠나야 한다는 바람과 같은 열망이 정말 '무작정'인 것인지, 마음 깊이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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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2.24 13:09:55 *.133.238.5
"무작정"이면 어떻습니까...
그것이 님이 진정 원하는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지요...

그 "꼭 하고 싶은 것"이 남에게 [적극적인] 피해를 주는 것만 아니라면,
저는 더 늦기 전에 다녀오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래는, 방금 써니님 글에 댓글로 남겼던 글인데,
여기 와보니 님 글이 다시 올라와 있길래 옮겨 봍였습니다.

전략...

남편분이 딱 일년만, 이전에 수십년 살아오던대로
약간의 불편함과 외로움만 감수하면 될 것을...

남편분도 아내를 진정 사랑하신다면 지지할 것으로 믿습니다.
다소간의 외로움과 불편함이 두렵긴 하겠지만...^^;;;;;;


저도 오랜 꿈이 있습니다.
그 제목도 유치찬란한 "할리타고 미쿡 대륙 횡단하기" ㅋㅋㅋ

10대때부터 꾸어온 꿈이지요.

아무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멋져보여서, 폼나 보여서 꼭 해보고 싶었던,
그리고, 낫살깨나 잡수신 지금도 버리지 못한 꿈~~

근데, 참~~
인생 뭐 글케 간단치 않은지 이런 저런 이유로 그 쉬운 걸 못해보고 있네요...

작년 여름,
할리 동호회 사람들이 드디어 일정을 잡았다고 알려왔습니다.
할리데이비슨 미국 대륙 횡단 프로그램...
시카고에서 산타모니카까지...
그 유명한 Route66을 따라 할리를 타고 미쿡 대륙 횡단...

근데... 윽~~
무려 보름 가까운 일정...ㅋㅋ

근래 매우 불안정한 신분인 제가 보름이나 자리를 비운 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실시간 올라오는 사진으로 그 여정을 함께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야 스스로의 현재 여건상 못하고 있어서 원망은 없지만,
누군가에 대한 의무나 책임감 때문에 그걸 못해본다면,
두고 두고 원통할 것 같아요.

비록 그것이 남들에겐 매우 하찮은 것일지라도,
나에게는 아주 많은 것을 포기해도 좋을 만큼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만약에 내옆의 누군가가 그 꿈을 이해하고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고 굳게 믿습니다.
그저 자신의 그림자를 사랑할 뿐...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죠.


좀 다른 얘기인지는 모르나...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대학 4학년 졸업반일때 한 남자를 만났고,
목숨만큼 사랑하게 되었더랍니다.

그녀는 대학 입학할때부터 유학을 준비하였고,
그 남자를 만나던 무렵엔 오랜 꿈이던 유학 준비가 다 끝난 상황...

그런 그녀가 진지하게 남자에게 묻습니다.

나 유학 포기할까? 난 유학보다 자기가 더 소중해.
자기가 원한다면 유학 따윈 안가도 좋아~!!

이제 막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던 시점에서 긴 이별은,
그 남자에게도 세상 무엇보다 힘든 일임에 분명했지만,
남자는 단호히 말합니다.

너의 꿈이 나에게도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이니,
아무 걱정말고 다녀오라고...

그리곤 6년째...
외로움에 지칠때면, 특히나 요즘처럼 시즌에는 서로가 너무나 그리워 죽는답니다....

그 6년 동안 그 둘은 기껏 일년에 서너번의 만남으로 소중한 사랑을 지켜가고 있답니다.

여름 방학때 한국에 나와 있는 두어달, 그리고 그 남자가 어렵사리 휴가를 내어 일년에 두어번씩 달랑 3박 4일 정도 그곳을 방문하여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고작...

그 긴 공부가 거의 끝나가는 요즈음도 그녀는,
때때로 전화기 너머로 눈물을 쏟으며 남자에게 묻곤 합니다.

나, 공부 그만하고 돌아갈까??
팔짱 낀 연인들로 넘쳐나는 그 번잡한 홍대 거리에 자기만 혼자 덩그러니 내 버려두고 이렇게 멀리 떨어져있는 것이 너무 너무 맘에 걸려...

마음같아서는 당장 들어오라고 하고 싶을 때도 여러번이지만,
그는 짐짓 호통을 칩니다.....
공부 다 끝내지 못하면, 들어와도 나 만날 생각도 하지말라고....

암튼...

얘기가 옆으로 샜습니다만...^^;;;;;;;;;;

주변에서 주워들은, 그리 흔치않은 부러운 사랑이야기 한토막이었구요...

아마, 그 "두려움없이"님의 남편도 위의 "그 남자" 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믿어봅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함으로써 행복한 것이
나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소중해..."
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어떤 것이든 당사자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꿈]이라는 것엔 다름이 없다고 봅니다.

그저 멋져보여서 꼭 해보고 싶은 미국 대륙 횡단 이든,
하고 싶은 공부를 더 하기 위한 유학이든,
그리고...
"두려움..." 님이 9년 동안 꿈꾸어 온 워킹 홀리데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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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없이
2007.12.26 19:13:59 *.102.135.137
'무작정'과 '무작정' 사이의 진심을 살피겠습니다. 할리보이님~긴 답변..감사합니다.^^) 님 또한 꿈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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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2008.01.12 02:24:14 *.255.171.104
저는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돌아온 대학생 입니다.
1년동안 호주에서의 삶은 마치 꿈과 같았습니다.
아직도 눈만 감으면 제가 있었던 곳인 퍼스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설레여요.

저 역시 한국을 떠나기 전에 오래 고민을 했습니다.
분명 님과는 확연히 다른 대학생들이 주로하는 고민 이지요.
일단은 직업이 없는 관계로 녹록치 못한 자금사정이었어요.
왜냐하면 어학연수로 떠나는 분들만큼은 아니지만
워킹홀리데이 역시 초기자금이 많이 필요했거든요.
부유한 집안도 아니었고 어린동생도 있었기에 저에겐 중한 고민이었어요.

그러나 친구들에게 나는 떠날것이다 라고 선포를 해 놓았던 지라
제 자존심때문이라도 꼭 떠나야 하는 중압감도 있었어요.

많은 산전수전이 있었지만 비자도 신청하고 여권도 발급받고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습니다.

행복한 나날들 이었습니다. "우물안 개구리"는 딱 저를 위한 말이었죠.
어떻게 이렇게 많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평등한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지. 다문화사회의 신선한 충격. (백호주의가 미미하게 남아있긴 합니다.) 다국적 친구들과의 친분을 쌓고 그속에서 그들의 문화를 배울수 있다는 점. 모든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무엇보다도 광대한 영토속의 경이로운 자연은 감히 글로 담을 수 없을정도 입니다. 그 중 차를 렌탈하여 여행하던 중 만났던 높이 5~6m 높이의 나무들이 이어지던 그 도로는 아직도 잊을수 없습니다. 무질서해보이지만 조화로운 형태로 산등성이에 빼곡이 심어져 있었는데, 가히 절경이었습니다.

바다크기만한 호수를 생각해 보신적 있으세요? 거울같이 맑은 바닷가
아직도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립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 너무 의미깊던 시간들이고 추억이었기 때문에 꿈을 꾸고 계신 님을 보고 그냥 지나칠수 없었습니다. 한번 굳게 마음 먹으신 일 해내시길 바래요.
혹시라도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이메일보내주세요. 도와드릴수 있는부분은 도와드리고 싶어요. ^^sansai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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