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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8일 11시 51분 등록
출근길에 현기증이 났습니다. 많은 인파 탓도 있지만, 태양이 제 마음에 비해 너무 찬란해서 입니다.

사람들에게 쉽게 상처받고, 휘둘립니다. 직장생활하는 데, 힘이 듭니다.
상대를 만족시키고, 감동시켜야지 제 마음이 안심되기 때문입니다.
성과가 없으면, 성과가 없는대로 섭섭해하고. 열심히 하면, 튀지말라고 눈치 주고.
보이지 않는 타인의 요구들이 이리저리 얽혀 있어, 저를 옥죕니다.

2년 전부터 아침에 눈 뜨면, 가슴에서 피가 났습니다.
좋은 직장을 스스로 버렸으면, 더 열심히 일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피에 물든 마음을 보면 서글픕니다.
그동안 내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뒤돌아봅니다.
두려움, 쭈볏거림, 비참함.

도대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충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저께 회식자리에서 따라주는 술을 마시지 못해, 황송했습니다.
술잔을 내려 놓고 숨기니, 왜 기분 나쁘게 술잔을 숨기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잔을 올려 놓았습니다. 가득 채워진 잔이 못마땅했는지 자리를 뜹니다.
안주로 나온 무말랭이를 마구 씹었습니다.

이리저리 끌려다니게 만드는 제 자신에게 미안합니다.
자기 감정을 밑둥까지 깔끔하게 표현하는 사람을 볼 때면 더 그렇습니다.
전 제 감정도 스스로 파악을 못합니다.
누구나 이런 쓰라림 겪으며 살지 않느냐 위로하지만, 이렇게는 못살겠습니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삶에 익숙해지고 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습니다.
'그럴 필요 없다고, 그렇게 까지 할 필요 없다고. 핵심을 파악하라고.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하는 말을 들은 것이 제 잘못입니다. 20%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집중하지 말아야 할 80%가 무엇인지도 알아야 하는데 말이지요.

무한대로 뜨거운 태양을 상상하며 다짐합니다.
하루하루 태양보다 더 빛나기를.
사람이 아니라, 오직 저 뜨거운 온도에만 상처받기를.

그동안 가슴저림이 폭발하는 저 열정에 녹아 없어지기를 빕니다.
'힘들다'는 사람들의 말에 동참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태양과 맞짱 뜨며 일어나고 싶습니다.

짜를테면 짤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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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ft
2007.07.18 17:40:03 *.94.42.67
저와 많이 닮으신 분이시네요. 동병상련. 이심전심...
그래서 저는 몇 년 전 드라마 "눈사람"의 김래원과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들의 누구도 무엇도 두려워않는 반항아적 기질과 거침없는 행동이 내가 현실에서 행동하지 못하는 대리만족을 주었습니다. 저도 님에게 뭐라 제언드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님의 심정을 이해하며 님말고도 님같은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알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지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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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온 사람
2007.07.19 00:22:24 *.77.234.40
아래 위 서열이 있는 조직생활이 싫어 떠났다가 조직의 울타리가 그리워 다시 돌아왔습니다. 전보다 훨씬 못한 조건으로 딴 회사로요. 대인관계가 내겐 너무 스트레스였죠. 그런데 회사를 떠나 자영업을 해보니까 스트레스가 더 쌓이더군요. 벌판에 오도 가도 못하고 서 있는 기분. 준비 되지 않은 창업이 문제였습니다. 사람이 싫어 떠났는데 그 사람이라는게 사실 다 합해봐야 상사와 동료 거래처 몇 사람 아닙니까. 그것을 견디지 못했으니 어떻게 창업후의 불특정다수를 견뎌내겠습니까. 세무서 소방서 구청 공무원들이 보기보단 힘이 꽤 세단걸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배웠습니다. 모든 사람이 내 상사였습니다. 회사생활 참 힘이 듭니다. 떠나고 싶을 땐 내가 얼마나 준비가 되었나 꼭 체크하고 아내는 웬만해선 동의하지 않지만 그래도 끝까지 곁에 남는 사람은 아내밖에 없으니까 아내가 죽어도 안된다고 하는 일이면 재고해 봐야 합니다. 여자의 통찰력은 무시 못합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니까요. 두서없이 썼네요 본인도 이미 정답은 알고 있을 건데 이건 충고라기보다 제 아픈 경험을 적은 겁니다. 잘 견디시고 준비 잘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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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7.19 01:48:02 *.131.127.120
가슴에서 피가 흐르는 군요...
할 수 있는 말은 많은데 마음에 닿도록
해드릴 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내가 배운 그 많은 게 다 헛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 그 피묻은 가슴을 닦아줄 말 한마디가 찾지 못하니...
그 가슴 속에서 토해 내는 이야기를 듣고만 있는데
'가슴이 먹먹'합니다.
나도 이런데 본인은 어쩔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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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7.19 06:16:17 *.253.249.67
"제일 중요한 건 강한 의지 뿐"
세상은 옛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적자생존이라는 절대적인 법칙속에서 우리들의 삶이 진행합니다. 이미 행복의 강을 건너서 태어난 사람도 있고 그렇치 않는이도 있습니다. 주역에서는 전자는 기제자(旣濟者)라하였고, 자기 스스로 행복을 성취하여야 하는 건너지 못한 사람을 미제자(未濟者)라 하였습니다.

"未濟 亨 小狐 홀濟 濡其尾 无收利"
<미제자의 삶은 힘차야 한다. 작은 여우가 그 강을 건널 때, 그의 꼬리를 적신다. 미제자여! 원래 삶에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없지 않느냐>

그대의 가슴에 피가 흐르든, 싫은 자리에 억지로 끌려 다니든, 태양이 강렬해서 태양을 향해 쏘든 세상의 시간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갑니다. 그댄 생존을 위해서, 오직 살기 위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그 대열에서 낙오하면 누구도 그대를 위해서 이끌어 주거나 자신의 삶을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냉혹한 세상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혜로와야 합니다. 그리고 묵묵히 걸어가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행동이 선행되난 후에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는 변화경영의 도를 찾아야 합니다.

"세상은 냉혹하다. 아무도 없다. 오직 스스로 자신의 삶의 길을 모색하고 걸어 가야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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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바리
2007.07.19 09:34:05 *.100.159.37
초아님 귀한 말씀 잘보고 갑니다...
저 역시, 자기 자신의 의지와 실천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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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
2007.07.19 13:45:56 *.115.231.125
참을 수 있을때 까지 참아보십시요. 그렇게 하면서 자기 자신을 관조해 보십시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판단하십시요. 그 판단이 설혹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자기와 맞지 않은곳에서는 견딜수 없습니다. 참을 수 있을때 까지만 참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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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liana
2007.07.19 16:13:01 *.131.225.192
마지막... 짜를테면 짤라라! <-- 멋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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