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 눈팅인
  • 조회 수 2766
  • 댓글 수 4
  • 추천 수 0
2007년 6월 18일 23시 40분 등록

가끔 아침에 내 얼굴을 보고 무척 낯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나라는 사람이구나... 나의 얼굴이구나...
내가 나의 얼굴을 보는 시간은 하루중에 얼마 되지 않습니다.
거울에 반사된 나의 모습을 내 눈을 통해 보는 모습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는 모습이 같을지 가끔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나와 닮은 고민들을 봅니다.
그 고민들을 풀어내는 모습들이 너무 부럽기도 하고 그럽니다.

나의 눈으로 많은 것들을 보고 생각하지만,
제일 보기 힘든 것이 '나'인것 같습니다.

구본형 선생님이나 다른 분들이 자기답게 살라고 하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자기 내면을 잘 들여다 보라고 하십니다.

참 좋은 말씀인것 같습니다. 머리로는 말이죠...
그런데 가슴으로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 걸까요?
저처럼 이런 고민을 먼저 하신 선배님들은 어떻게 자신을 보셨나요?
나답게 사는 것이 어떠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실타래가 마구 꼬여버려 그 끝을 찾을 수 없는 느낌입니다.
한 줌 실타래 뿐인데 아무리 뒤져도 그 실의 끝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추상적인가요?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직업을 말하는 걸까요?
이제 서른인데.. 누가 10대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말했나요? 살아보니 오히려 지금이 질풍노도의 시기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하루하루를 그냥 보낸다는 생각이 듭니다.

빈시간이라고 해야 할까요?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면 안되는데..
흘려보내는 듯한 이 느낌.
하고싶은 것도 많은데.. 생각만하다 너무 많은 생각들이 오히려 무기력해져
복잡해진 마음에 그냥 회피하고자 자버리기도 합니다.
제가 너무 시간을 버리면 안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모든 것이 혼란스럽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
그냥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가는 시간들을 보내고 싶은데 말이죠..

제가 너무 횡설수설한 것 같은데 저도 정리가 잘 안되네요..
결국은 음...
자신의 내면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자기답게 사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IP *.194.239.44

프로필 이미지
옹박
2007.06.19 01:36:44 *.232.147.203
저랑 동갑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파커 파머(Parker J. Pamer)의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Let your life speak)>
자기 답게 사는 것에 대한 책입니다.
저 역시 눈팅인님처럼 간절할 때 읽었는데 큰 통찰을 얻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초아
2007.06.19 04:04:11 *.253.249.91
그대가 질문한, 자기답게 살고 자신을 아는것이 철학이요 종교의 궁극적인 대답입니다. 쏘크라테스의 철학의 태동은 "무지(無知)의 지(知)의 자각(自覺)에서 시작됩니다. 부처님도 일생의 화두가 "난 누구일까"였습니다. 이를 깨달으니 그경지가 대각(大覺)이요 성인의 모습이였습니다.

내면을 본다는 건 눈팅님의 일생 풀지 못할 숙제일 것 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알려고 노력하고 고민하는것이 철학의 입문이요 지성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일이지요. 세상의 모든 사람이 자신을 알려고자 한다면 이 세상은 차원 높은, 아니 파라다이스일 것입니다.

"坤 元亨利貞 牝馬之貞 君子 有攸往 先迷 後得 主利 西南得朋 東北喪朋 安貞 吉"
<이세상을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제일중한 것은 시간의 흐름이다. 군자가 시간의 흐름을 께닿고 세상에 나아가 자신의 뜻을 펼친다. 선두에서면 혼란하고 뒤에서 도우고 봉사하니 얻음이 있다. 상생하면 사람과 재물을 얻을 것이요 상극하면 만사를 잃는다. 이를 안 군자는 마지막까지 안정하여 삶을 이어가며 끝을 맺는다.>

약3000년전 주역에서 실제의 삶을 이렇게 노래 하였습니다. 인간의 깊은 회의와 의문을 젊었을 때에는 이어가지만 나이들면 잊어버리고 구차한 삶을 살아가려고 배신과 거짓말로 얼룩집니다. 오히려 그런 비굴함이 나를 더욱 슬프게 합니다.

* 아름다운 고민입니다. 풀리지 않는 숙제이지만 그것이 삶의 진솔한 의지의 포상입니다. *

프로필 이미지
김지혜
2007.06.19 13:37:47 *.187.228.43
저와 같은 나이셔서 반가운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저 또한 내가 누구인가..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많은 시간 고민하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엔 '참나찾기'를 화두로 단식을 하기도 했지요.
(변화경영이야기 게시판에 일기가 올려져 있습니다.)

마음 속에 수만가지 생각이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수 없을 때가 있지요.
그 끝과 시작을 찾을 수 없어 답답함이 극에 달하게 되지요.

헌데 초아 선생님도 말씀하셨듯,
자기를 안다는 것은 풀리지 않는 숙제입니다.
결코 한방에 자기를 찾는다던가 하는 묘법은 없지요.
그저 매일 조금씩 더 자기다움을 발견해가고
거짓된 모습을 조금씩 줄여 나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기답게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 앞에서 위선을 부리지 않겠지요.
누군가의 맘에 들기 위해서 거짓 모습을 꾸며내지 않겠지요.
맘속 생각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일치하겠지요.
조급하게 결론을 내려 하지 않고,
명민한 판단력을 갖게 되겠지요.
사회의 눈으로 볼 때 조금 부족해 보여도,
스스로는 충만감과 행복감이 넘쳐나겠지요.
누구나 바라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 경지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제가 발견한 지름길이라고 하면, '관찰'입니다.
마음 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비판, 판단, 평가하지 않고 그대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불가에서는 '깨어있기'라고도 표현을 하지요.
위파사나와 같은 명상법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MBTI, DISC, 애니어그램 등의 기질검사를 해봐도 좋고,
구본형 선생님의 꿈프로그램이나,
타기관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등의 워크샵에 참석해도 좋습니다.
옹박님이 추천하셨듯 책을 읽으며 내면의 여행을 떠나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
스스로 가장 괜찮겠다 싶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겠지요.

잊지 마십시오.
답은 이미 자기 안에 있습니다.
그 얽힌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가다 보면,
그 무엇보다도 귀중하고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이
수면위로 떠오를 것입니다.
무엇무엇이 좋다라는 외부의 충고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허송세월한다 생각하지 마십시오.
혼란 속에서 배움이 있습니다.
지금의 혼란이 자기다움을 찾고
그에 기반한 생활을 가능하게 해줄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눈팅인
2007.06.20 00:19:48 *.107.150.100
옹박님, 초아님, 지혜님 이렇게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옹박님과 지혜님이 저랑 동갑이셨군요...반가워요..^^
옹박님이 추천해주신 책 바로 주문했답니다..저와 같은 나이인데도 벌써 나름의 모습들을 찾아가시는 모습에 저도 불끈하는군요..

역시 초아님.. 초아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동안 답답한 마음에 조급해지고 그래서 스스로 아무 이득은 없이 제 마음만 더욱 괴롭힌 것 같습니다. 평생 풀어가야 할 숙제인걸..흠.. 이제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 관찰해 보아야 겠습니다.
그 관찰이란 것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조금씩 들여다 보려고 노력하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__)(--)
정말이지 술잔을 앞에 두고 뵙고 싶어지네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