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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짱가님께서 20121251537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저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다큐, 영화제작을 하는 회사(인디컴)에서 일을 하다 2002년도에 일본으로 건너와 지금은 도쿄에서 IT 관련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도 고민했던 부분이 몇 가지 겹치길래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우선 자식의 도리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자식의 도리는 이름대면 알만한 회사에 다니며 꼬박꼬박 용돈 드리는 것 이상의 것입니다. 본인의 삶에 충실한 것이 우선입니다.

자식의 도리에 있어 으뜸은 자식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부모님들 대부분은 전쟁을 겪었고 보릿고개를 겪으며 평생 어렵게 사셨기에 상대적으로 자식만큼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기대가 있지만, 그렇다고 자식이 꿈을 버리고 자신들의 뒷바라지에 전념하기를 바라시진 않을 것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님이 이미 본인이 하려는 일(영화 만드는 일)이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인식하는 부분입니다.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없다고 하는 초기의 인식으로 인해 본인이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성취하겠다고 하는 목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세상 어떤 일도 성공을 보장받은 일은 없습니다.

영화업계가 타업계에 비해 경제적 처우가 좋지 않은 것은 아실 터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은 공부를 거쳐 뛰어드는 것은 님이 직업선택의 기준으로 경제적 대우 이상의 것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경제적 대우 이상의 기준이 실현되는 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 기준의 실현을 위해 님이 하루하루 매진해 나아가는 것, 그 가운데 기뻐하신다면 부모님도 기뻐하실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다큐와 영화제작을 체험했던 경험이 그 후에 다른 일을 할 때도 크게 도움이 되었고, 비록 당시에 경제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었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당시를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영화 만들기를 업으로 삼았을 때, 부모님에 대한 자식의 도리를 생각하기에 앞서 님이 앞으로 꾸려나갈 가정의 경제적 안정은 많이 어려울 것입니다.

결혼 자체를 회피하게 되기도 하고, 결혼 후에는 부부간 갈등의 큰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생기면 님께서는 부모의 도리를 고민하시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후회없는 선택, 후회없는 인생에 대해 물으셨는데, 님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며 살기로 하는 것은 어떨까요?

제 경우에는 늘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였다고 굳게 믿으며 삽니다.

주변에선 무모하다고 할 때도 있지만 결국 선택의 결과는 본인이 온몸으로 받아안는 것인데, 남들의 충고를 충고 이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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