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김용균님께서 20111120957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가급적 종교와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하고 있습니다만, 어렵게 질문하셨으니 아래에 저의 개인적 생각을 적습니다. 혹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글은 방문자님의 질문에 대한 개인적 글이오니 논란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성서에 대해선 한길사에서 출간한 이누카이 미치코의 [성서이야기]와 [성서기행]을 추천합니다.
성서는 1천600백여년에 걸쳐 40명 이상의 저자가 집필한 것이고, 당대에는 역사서나 예언서, 시, 희곡, 서간문 등의 다양한 문학적 형태와 내용을 담고 있던 것이 후대에 경전으로서 확정된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당대의 역사나 문화, 문학에 대한 도움서 없이 성경구절만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면서 신앙의 길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는 자칫 위험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높습니다.
예를 들면 창세기는 한권의 책으로 되어 있지만 실은 여러 버전으로 전승되어온 창조의 내용들이 함께 기술된 것이기 때문에 문자적으로는 간혹 앞뒤가 다른 표현으로 되어 있다던가 하는 의문점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창세의 과정을 일종의 역사서나 기록서로 보는 경우에는 과학적 해석과 다른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만, 전승을 편집한 저자의 신앙고백서로 본다면 한장 한장이 아주 독특하고 즐거운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현실적 말씀이 자신들의 믿음으로 굳어지는 과정을 궁금해하셨는데, 중요한 점은 비현실적 말씀(이적)이 믿음으로 굳어지는 것이 신앙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신앙생활은 간혹 등장하는 이적들에 의해 자극받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도 아니고 목적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대상은 성서의 구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성서의 구절이 한결같이 고백하는 하나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믿음의 성숙은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는 공포감과 불안감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을 깊이 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해가는 것입니다.

참고로 오래된 책입니다만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님이 저술하신 [하나님의 열심]이란 책이 하나님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어 추천합니다.
특별한 영적체험을 통해 신앙의 길에 들어섰다는 신앙인들도 많지만 꾸준하고 지속적인 인격적 만남을 통해 신앙인이 되어가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방문자님이 가지고 계신 진지한 의문에 대해 공감하면서 한가지 부탁드린다면 어떠한 선입견이나 편견, (그것이 일방적인 옹호이던 비판이던 관계없이)에 휘둘임없이, 열린 마음으로 성서를 읽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와 그리스도의 삶에 대해 묵상해나가신다면 지금 가지고 계신 궁금과 의문들이 다른 방향으로 풀리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빕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