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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7일 08시 51분 등록
안녕하세요?

공공기관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가장입니다. 저의 식솔들은 아내와 두아이 이렇게 셋이구요.

출근, 퇴근, 아이 돌보기, 와이프 달래주기, 다시또 출근, 퇴근...
이런 프로세스를 매일 반복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술, 담배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직장생활, 가정생활 그렇게만
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세 제 나이도 30대 초반을 지나 중반에 다다르고 나의 꿈, 나의 삶..이런
말들이 큰 의미로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메인부서가 아니다 보니 승진도 더디고 한계가 있고 캐리어의 발전도 순환근무라는 특성상 기대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업무에서 오는 보람이나 직업적 성취감, 만족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특히, 생소한 업무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한 채 다양한 요구를 처리해야만 하다보니 심적 부담감도 적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러 업체와 사람들 사이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제가 알면 제가 다 해버리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니 이 사람 말 저 사람 말에 휘둘리다 보니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심하게 느끼는 편입니다.
가늘고 길게가는 것도 괜찮다는 차선을 택해서 들어온 직장인데 길게갈 수 있을지..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짧게는 3~5년 길어도 10년 내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요즘입니다.

그렇게 지내는 요즘, 저의 꿈이었던 한의대 진학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았고 자연과 인간..조화로운 삶. 더불어 함께 하는 삶. 비록 적지 않은 나이지만 40대에 들어서서는 제 손으로 몸이 불편하신 노인분들을 위한 도움과 나눔의 삶을 실천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전문대학원 입시 준비, 수학에
필요한 4년이상이라는 시간과 그에 따른 비용..제 가족들만 아니면 과감히 감수를 하겠는데요
식구들을 생각하자니 많이 망설여 집니다. 와이프는 가지고 있는 집 정리하고 뒷바라지 해 줄테니 도전하라고
하는데요..가장으로서 선뜻 나서기가 어렵네요. 또, 현재 직장에서 닥친 어려움을 피하고자하는 도피처로서
제 마음이 기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경계의 맘도 들고...
하지만 전 한 번 뿐인 인생 한의사로 꼭 살아 보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시기가 작년에 지방 모 한의대
편입에 성공하신 두분의 어르신처럼 60대가 되어서라도요...

인생 2모작 시대,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제 꿈을 실현하는 제2의 인생을 향한 발걸음을 지금 시작하는 것.
아니면 비교적 안정적인 지금의 직장에서 10년은 더 버틸 수 있으니 그 때쯤 가서 아니면 더 운이 좋아
20년쯤 지나서 한의사에 도전하는 것. 어떤 것이 더 현명한 것일까요?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 봤습니다.

모쪼록 더운 날씨 건강하시구요. 고맙습니다.
IP *.56.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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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7.27 22:22:08 *.129.207.200
글을 보니, 상황이 눈에 선하군요. 글쓰신 분의 모습도 짐작이 갑니다. 공기업의 장점은 안정성에 있겠지요. 공기업도 변혁의 칼바람이 온다고 하지만, 사기업만큼이야 하겠습니까? 몇십년간 흘러온 관성이 있기에, 그리 쉽게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10, 20년 길게 보시고 자기개발하시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술 담배 안하신다니, 퇴근하시면 바로 귀가 하지 마시고, 독서실에서 2시간 정도 공부하고 들어가세요. 스터디 모임 활동도 하시고요. 생활이 집, 회사의 반복이라면,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만나보시길 권합니다.동양철학을 공부하시면 되겠네요. 한의사도 직접 만나보시고,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겉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를 수 있지요.  님의 상황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스스로의 관념에 함몰되서,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지않을까, 제 경험에 빗대어 생각해봅니다. 

한의사라고 하면, 지금까지 왔던 길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버리는 것인데, 집까지 팔아가면서 공부하기에는 위험성이 큽니다. 물론,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차지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모험이 필요합니다. 제가 볼때는 한의사로 전환은 모험이라기 보다, 무모에 가깝습니다. 

언젠가 개그맨 이윤석이 30대를 톨게이트 빠져나간 나이라고 하더군요. 직업도, 배우자도 정해졌기에 앞으로 가는 것만 남았다는 이야기지요. 저도 30대이지만, 30대 정말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 나머지 반을 지금까지 해온 스타일의 공부, 이를테면 책상에서 책을 읽고, 문제집 푸는 공부를 하신다면 아깝습니다. 

업무상 이리저리 치이신다고 하셨는데, 사실 우리 나이가 이리저리 치일 나이 아닙니까. 변호사도 의사도, 30대 때는 이리저리 치입니다. 이때 휘둘리지 않으면, 나중에 휘둘립니다. 지금 한자리 하고 계시는 분들도 똑같은 과정을 밟았지요. 

더 상처 받고, 혼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세요. 몸이 한곳에 머문다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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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7.28 12:50:52 *.197.63.100
다시한번 님의 고민과 더불어 나 자신을 돌이켜 적어 봅니다. 나라면 1번을 선택하고 2번을 버리겠습니다. 단, 결정 이후에는 오롯한 마음 하나 이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결과의 환상이나 피상적 이득이 아니라 해당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그것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으로, 자신감과 신념 그리고 끊임없는 진취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살아보니까 어느 것을 선택하였더라도 그것은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 밖에는 더 명확한 답이 없더이다. 참고로 나는 30대 중반에 님과 유사한 나만의 문제에 봉착하여 개인적인 갈등으로 헤맸고, 약 10년간을 작심하고 한 방향을 향해서만 임했으며, 현재는 실상과 허상들에 대한 균형감과 더불어 미래를 어떻게 조율하고 통섭하여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벗입니다. 보다 나은  인생을 위해 예에 머무르며 용(나다운 진정한 나= 용신)이 되기 위해 꿈을 품은 이무기라고나 할까요. ㅎ~ ^-^*


"1) 인생 2모작 시대,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제 꿈을 실현하는 제2의 인생을 향한 발걸음을 지금 시작하는 것.
아니면 2) 비교적 안정적인 지금의 직장에서 10년은 더 버틸 수 있으니 그 때쯤 가서 아니면 더 운이 좋아
20년쯤 지나서 한의사에 도전하는 것. 어떤 것이 더 현명한 것일까요?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 봤습니다."

->다시한번 님은 이미 최선의 선택을 모색 해 놓은 후 실행의 어려움을 고뇌하시는 군요. 그럼 따로 또 같이 풀어보도록 할까요?

세월이란 놈의 정체는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관대한 놈일까요?
우리가 믿고 살아가는 일상이란 놈의 실체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모습이던가요? 그 동안의 경험으로 부딪혀 볼 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주던지요?

달랑 알몸 하나로 세상에 던져진 우리, 그리고 또한 겨우 그러한 모습으로 떠나갈 우리들의 인생! 알몸 하나가 바로 우리가 가진 밑천의 전부요 미래며 결과가 아니겠는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다시한번 님이 심사숙고 하여 도피인지 꿈인지를 흔들려하며 모색한 한의사에 대한 꿈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주변 상황에 대한 가지치기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겨울 나목이 되어보십시오. 그리고 최후에 남는 것이 무엇이고, 그 명징함을 찾아 얼마나 스스로에게 진실한 것인지를 확고히 다져 보십시오. 또한 몸과 마음이 얼마나 진솔한지 물어 정확하고 또렷한 음성으로 대답해 보세요. 이곳을 이용해 공표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네요. 

"저의 꿈이었던 한의대 진학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았고 자연과 인간..조화로운 삶. 더불어 함께 하는 삶. 비록 적지 않은 나이지만 40대에 들어서서는 제 손으로 몸이 불편하신 노인분들을 위한 도움과 나눔의 삶을 실천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내린 이 정의와 정당성에 합당한 진실한 선서가 가능하신지 되뇌어 묻고 명징하게 답변해 나가십시오. 일체의 흔들림이 없을 때까지. 그래야 직선으로 뻗을 수 있습니다. 꽂혀야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전문대학원 입시 준비, 수학에 필요한 4년이상이라는 시간과 그에 따른 비용..제 가족들만 아니면 과감히 감수를 하겠는데요."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무엇인지 찾기 위해 1) 무작위로 생각에 떠오르고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적은 후 2) 목록을 작성하여 순서를 매겨  3) 진실하게 한 가지씩 지워나가 보십시오. 가족을 죽일 수 있을 때까지... . 가족을 죽일 수 있어야 가족을 살릴 수 있습니다. 헛되이 죽이고 아무렇게나 살리라는 뜻이 아님을 아시지요?

"식구들을 생각하자니 많이 망설여 집니다."
정작 식구들에 대한 문제인지 의지와 책임에 대한 회피와 견제책인지를 극명하게 정의 내리고 인식하십시오.

"와이프는 가지고 있는 집 정리하고 뒷바라지 해 줄테니 도전하라고 하는데요.. "

일단 다시한번 님의 아내분의 배려와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욕심이나 허영인지 진솔함과 헌신의 공약인지를 서로가 각자의 입장에서 되돌아 보고 ,

확실하게 자신이 서면,
1) 다시 둘이 무엇을 어떻게 어디까지 어떤 형식과 내용 및 이해로 실제적 모색을 해나갈 것이며, 2) 어디까지가 한계고 가능할 것인가를 극명하게 선을 그어 나가보십시오. 3) 각자가 지어야 할 몫의 상세적인 부분과, 4) 서로가 공조해야 하는 해당 사안들에 대하여도 구체적으로 저마다의 임무와 책임과 사명을 세세히 역활분담해 보십시오. 심지어 섹스의 횟수와 매사의 하찬은 일에 대한 참여나 몰입의 정도까지를 면밀하게 짜서 일목요연하고 치밀하게 실행해 나가십시오.

죽기 살기! 이거 안 되면 안 됩니다.
어디에 무엇을 왜 목적하는 것이며, 어떻게 수습하고 담당해 나갈 것인가를 살벌하리만큼 단호하게 획책하십시오.

"가장으로서 선뜻 나서기가 어렵네요."
당신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다시한번 님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고 분명한 태도로 임해야 합니다. 가장이란 이름입니까? 다시한번 님이라는 사람입니까? 어느 쪽을 택할 것입니까? 스스로를 물에 빠뜨려 어느 곳에 손을 뻗어 선택할 것인가를 냉철하게 결정내리십시오. 

"또, 현재 직장에서 닥친 어려움을 피하고자하는 도피처로서 제 마음이 기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경계의 맘도 들고... "

나는 현재까지 살아보니 스스로를 기만하는 죄보다 더 큰 죄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인생을 마감하는 시점에 다달았을 때 우리가 하게 되는 후회라는 것, 회한의 정체는 바로 그런 것들이 아닐까요? 하늘이 벌을 내리거나 땅이 솟구치는 역모로 나를 못살게 획책하는 것이 아니었지요. 우리 스스로가 삶에 대해 어떤 부분들을 진실로 알고 사명으로 가지며 진정성 있게 살아가느냐 하는 태도와 자각 여부에 따른 결과의 귀결들이 아니겠는지요. 

내 안의 울림에 진솔하게 성심을 다해 나아갈 때, 온 우주가 청명하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 듯 합니다. 나도 모르게 행하는 잔머리와 온갖 합당함의 이유와 그럴 듯한 변명을 끌어붙이는 자기 기만들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정확한 분석과 지혜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시한번 님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진실의 종을 울려보세요.

이렇게 하면 그 선택의 결과가 무엇이든 다시한번 님은 현재의 고민에 대한 상황 정리를 하여 기꺼이 선택한 생활을 달게 받으며, 지금의 갈등에서 벗어나 좀 더 평화롭고 의미 있는 일상을 영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님의 결정입니다. 선택에 참고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건강하고 충만한 다시한번 님의 일상들이 펼쳐지길 기대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다시한번
2010.07.28 18:02:05 *.56.151.102
프로필 이미지
참참
2010.11.16 16:56:49 *.83.212.253
혼자일땐 혼자만의 결정으로 둘일땐 둘의 결정으로 셋일땐 셋의 결정으로 하나의 결정과 둘의 동의가 없다면 그건 하나의 결정입니다. 나만을 위한 삶인가? 우리를 위한 삶인가? 모두가 동의하는 최고의 삶인가? 쉽지 않습니다. 무었을 하든 누군가는 희생을 감수 해야 합니다. 희생을 감수하는 행복을 아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바랄것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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