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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님께서 201010272349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님의 글을 몇번이고 읽어보았답니다. 답글을 쓰는 이 순간, 님이 퇴사를 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종종 이 게시판에 들어오시는 분들은,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십니다. 우연인지, 나이와 상황도 비슷하구요. 무슨 의미일까요? 그때가 어려울 때입니다. 힘들고 고통스럽지요. 올바르지 않아서가 아니라, 힘들기 때문에 다른 길을 모색합니다. 

저와 비슷한 기질을 가지고 계시네요. 저도 혼자 일하는 것 좋아하고, 사람들과 관계에서 어렵습니다. 그런데, 생긴것이 이렇다고, 이렇게만 살아간다면 남는게 뭘까요? 언젠가, 텔레비젼 피디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 이야기를 하더군요. 게스트 한명이 강호동과 앙숙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녹화가 시작되자 둘도 없는 친구처럼 진행을 했다고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내 의향이 그렇다고, 상대에게 곧이 곧대로 표현하는 것은 '하수'의 태도입니다. 싫은 사람에게 싫은 사인을 보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회사 생활 하시면서, 이런 느낌 받은 적 있지 않으세요. 느낌상,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의외로 호의를 보낼 때 말입니다. 그렇다면, 상대가 님 보다 내공이 높은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님이 업무능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을 가르쳐 주는 입장이라는 것이지요. 반대로, 업무 능력조차 없다면, 아마 그 회사에서 견디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해볼만한 일이지요. 지금 고통과 혼란은 보통 사람들이 거쳐가는 길입니다. 견디지 못하면, 더 혼란스러워 집니다. 왜냐하면, 옳은 길이 아니라 편한길로 가는 습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게 돈이 될까?' '노동 대비, 받는 돈이 적절한가?' '투자하는 시간대비, 적정한 장사인가?' 아니면, '때부자가 되는 것도 아닌데, 이럴바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편이 낫겠다' 문제는 그 좋아하는 일도 정확하지가 않아요. 게다가 좋아하는 일도 해보면, 그리 유쾌하지 않은경우가 생기지요.  그렇다면, 또 그만둡니다. 

비단 회사생활에서 얻는 것은 경제적인 것뿐만 아닙니다. 혼자서 제대로된 시스템을 만들고, 오래 굴릴려면 이런 실력이 필요합니다. 박사에게는 지도교수가 필요하듯이, 자영업자에게는 회사라는 가이드가 필요하지요.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어려울때야 말로, 더 몰입해야 하는 순간이지요. 하루 정도 쉬시고, 더 분발하세요. 예상되는 상처가 또 상처를 줄것입니다.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거에요. 제가 좋아하는,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선택지가 있다면, 더 어려운 길을 택하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지금 더 어려운 길이 어느쪽인가?' 이렇게 질문하신다면, 상당 부분 머리가 맑아질 것입니다. 이것이 도전하는 삶입니다. '천복을 따르라'라고 하지만, 천복도 기초체력이 있어야 따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것 저것 해보지 않으면, 무엇이 자기 일인지 알수도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그 회사에서 5년이상 있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회사 시스템도 배우고, 남(헤드헌터, 혹은 인사담당자)이 보기에 모양새가 좋지요. 그들이 님에게 원하는 것은 단순한 업무 능력이 아닙니다. 그 회사의 문화이며, 시스템이지요.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사람들과의 관계는 의도적으로 노력해야할 부분입니다. 어색하더라도, 표현한다면 상대가 바보가 아닌 이상, 알아 먹습니다. 너무 깊게 자기에게 물어보거나, 스스로를 의심하지 마세요. 답이 안나옵니다. 

주어진 상황, 업무, 관계를 어떻게 하면, 잘 처리할까?가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생각입니다. 

죄송합니다. 원하시는 답을 못드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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