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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꾹입니다요.님께서 20102282016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써니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너무도 부족하지만 저의 변변치 않은 표현력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 달린 두번째 저의 글은 감상적인 저의 기질로 인해 본래 하고 싶었던 얘기는 다 떼어먹고
휴전 선포하는 것을 잘 못한다는 대목에서 다른 길로 빠져버렸네요.

휴전 선포 했습니다.
휴전협상하려 했지만 아내가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선포하였습니다.
앞의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내에게 제가 말을 걸지 않는다는 것은
불행하게도 이제 당신은 나를 떠나도 나는 슬프지 않아라는 의사의 표현입니다.
당연히 아내는 모를 것이라 예상합니다.

아무튼 오늘은 시시콜콜한 얘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저는 저의 얘기를 잘 숨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보여줘야 상대방도 보여준다고 생각하니까요.
허물없이 지내는 것을 이상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휴전기간인데도 오늘 좀 말다툼을 했습니다.
아내는 눈물을 흘렸지만, 자존심이 엄청 강한 여자라서 절대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아내가 눈물을 흘리면 저는 너무 속상했습니다.
같이 살자고 해 놓고 왜 이렇게 울려야 하냐라는 자책감에 속상해 하며 곧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전혀 속상하지 않습니다.
제가 독해졌습니다.  속상한 것 보다 속터질것 같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미안하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것 모든 일에서 제가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뭐가 그리 못난 놈인지....
저 못난 놈 아닌데, 아내는 저를 못난 놈으로 만듭니다.
다행이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가끔 저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후벼파버립니다.
완전 쪼다가 되는 기분입니다.

아내의 특기입니다.
아내는 2남 3녀의 셋째딸입니다.
첫번째 글에서 쓴 것처럼 오래 사귀었습니다.
저 멀리 촌동네에서 자랐습니다.    아내와 저의 본가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가구수도 얼마 안되는 촌이라서 결혼하기 전부터 저희 할머니나, 부모님은
아내집안 사정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결혼 반대하셨습니다.
이유는 장모님이 장인 어른을 꽉 잡고 산다고..
오래전이라서 대릴사위라는 것이 있었죠.  암튼 그렇다고..

그러나 결혼은 했습니다.
웃긴 얘기지만 우리 아버지의 운이 너무 강해
제가 결혼하게 되었다고 농담 섞어 생각합니다.
제가 그 당시에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아버지는 선거에서 떨어질 상황이었습니다.
대충 이해해 주세요.   얘기하자면 깁니다.

어째든 중요한 것은
저는 결혼 생활이, 아내를 얻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일인지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러고 아무 생각없이 결혼했습니다.
결혼한 것이 아버지의 강요는 아니었지만,  그 시기에 꼭 결혼하지
않아도 됐었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너무 어린 시기에 콩깍지 팍 쓰여 있는 상태에서 애로스적인 사랑만을
가지고 결혼했습니다.   그것도 사랑은 사랑이니까요.

캠벨만이 이런 말을 했던 것은 아니었죠.
'배우자를 선택할 때는 그 사람의 어머니를 봐라'
정말 한이 됩니다.  (너무 격하게 썼나요?  그렇지만 저의 심정입니다.)

저는 우리 장모님께서 잘 못 되었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생각하는 방식과 행동과 말씀 하시는 것이
저와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불행히도, 저는 장모님을 아내에게서 먼저 보았습니다.
그리고, 처형들에게서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모님에게서 보았습니다.
이번 설날에는 그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인지 그 분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참 안타깝고 속이 답답했습니다.    저렇게 밖에 말씀을 못하시나,
대체 상대방의 기분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지 않는가?

이것이 핵심입니다.
말조심!!!!!!!
말 한마디로 저는 심각하게 죽어가는 사람입니다.
장모님의 피를 받고,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내는 무심코 돌을 막 던지는 사람입니다.
그것도 상대방을 무시하는 말만으로 만들어진 자존심을 헤치는 독이 들어 있는 돌만
골라서 던집니다.

얘기했습니다.
당신은 아무 생각 없이 얘기하지만
난 정말 싫다.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싫다.
무시하는거 아니다라고 합니다.
그래도 내가 싫으니 하지 말아라..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감각이 없습니다. 감정적인 바보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제는 제가 생각하던 것의 자백을 받았습니다.
아내의 말이 이렇습니다.
'언제 자기가 내 말에 무시당하는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어.'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들으니까 더욱 화가 납니다.
나는 지 눈치 그리 살피고 사는데, 그래서 말했습니다.  거의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살려달라고 마지막 손을 흔드는 사람처럼... 
'감 좀 키워라. ......'

여태까지 살아왔는데, 내가 언제 기분이 나쁜지 모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저의 문제죠. 지금까지 다 참아왔거든요.  허허 웃으며 넘겼구요.
별로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아..  이 남자도 우리 아버지(저의 장인어른이시죠) 같은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살은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안 참으니 최근 충돌이 잦습니다.

첫 글에서 말씀드렸죠.
콩깍지가 벗겨진 것 같다고,
사실 콩깍지야 벌써 벗겨졌겠죠.

저의 생각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질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는 저 주는게 편합니다. 내가 참는게 편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해꼬지를 해도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내 성에 차지 않아도 최선을 다했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회 생활을 하다보니 그게 아닌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아내도 저의 이런 모습을 매우 못마땅해 합니다.
사실 아내의 요구가 저를 변화 시켰습니다..... 
사람들한테 퍼주고, 내가 좀 손해보고 하는 것을 보면 바로 바로 뭐라 했거든요.
저는 본능적으로 아내에게 인정을 받아야 맘이 편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아내는 안되는 것을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와 술자리에서 최근 제가 가장 많이 한 얘기가
'독하게 살아야해' 였습니다.
말로 하다 보니 변했습니다.
예전에 참던 것을 말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아내랑 싸우게 되더군요.  점점 더 많이.
싸우다 보니 점점 더 보기 싫어지고,

사랑의 기술을 언급하셨지요.
절대 써니님께 화내는 것 아니니 양해하고 들어주세요.

오늘 싸우고 나서 존 가트맨 박사라는 사람의 '부부를 위한 사랑의 기술' 이라는
책을 다시 펴 들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것 같아 찾았고 해결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책을 집어 던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말 섞는 것도 싫은데, 부드러운 말로 접근 하라니 신체접촉을 하라니
그럼 말들이 적혀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아내는 화나면 절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저를 더 비참하게 만들죠.

어디 심판 있는 곳에서 대판 싸우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것을 까발리고, 제발 좀 앞으로 정서적인 교감 좀 하고 살자고 귀에다 대고 꽥 소리치고 싶습니다.
소리치면 뇌에 장착될까 싶네요.

아.........
아내랑 얘기를 하고 싶은데, 여기에 글만 이렇게 쓴다고 해결될 것이 아닌데,
답답한 저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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