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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님께서 20102282256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님의 글을 읽으며 속전속결의 한판 씨름 경기를 보는 듯해서 자꾸만 큰소리로 웃게 됩니다. 지나간 옛일이 되었는지 남의 일이라 그런지 말예요... .

아마도 지금 당장은 울화가 치밀어서 더 그럴 거예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하며 참고 싶지 않아 그럴 수 있어요.

사실 저도 며칠 전에 오래 참아온 일을 뻥~ 터트리고 나서 시간이 나서 이 글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만, 이제 끝났다고 하는 순간에 방심이 찾아 들기도 하고 대수롭지 않은 대목을 서로간 크게 받아드리며 상처를 만들기도 합니다. 저 역시 집중이 안 되고 분노가 느껴지기도 해 성실한 답글(?) 중에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기질인지 도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아마도 둘 다 관여가 되어 일어나는 작용이겠지요. 님께서 바로 댓글을 달아주니 순간 힘이 쫘악~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공연한 참견을 하다가 좀 더 창조적이어야 할 성스러운 이 공간을 온통 도배하는 듯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주책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 가 움찔하며 방어를 하게 되나봅니다.

그렇게 함부로 가벼이 아무렇게나 감정을 흘려놓지 마세요. 그것 역시도 자존심에 충분히 타격을 가하는 일이기도 해요. 진심이라 해도 마음에 두고 올리지 말거나 으름장용으로 써먹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동안 참아온 것 잘하신 거예요. 저도 무지하게 억울한 일 참고 있어요. 왜냐하면 살아보니 참을 일을 참지 않은 것과 가벼운 일에 흥분한 것들이 경솔한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더라고요. 바로 님만한 나이에 나도 세상이 겁나지 않고 책임과 의무보다 원하는 요구사항이 더 많아 그랬던 것 같아요. 생각하기 나름으로 사람에 따라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기도 했는데 말예요. 물론 저라면 도저히 못 참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말이죠.^^ 사람이 어리석어 몸과 마음을 혹사 시키고야 똥인지 된장인지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할 수 없는 미련한 짓이었다는 큰 깨달음을 얻기도 했습니다. 어디서 그리 강한 힘이 났는지 하나도 무섭지 않고 한 십 년간 잘도 살고 버티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나이 들수록 자신의 허물을 더욱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감추고 눌러왔던 미움과 서러움을 쏟아 내다보니 씻겨간 자리에 초라한 모습만 덩그만이 남게 되는데 별로 좋을 것도 없고 자랑할 일도 아니잖아요.

좋은 남잘 다시 만나든 훌륭한 여잘 다시 만나 새로 멋지게 시작하여도 속일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게 될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한때는 자존심이었던 가치들이 도리어 자괴감에 빠져들게 하는 단어로 전락하기도 하고, 아이들에 대한 부분은 씻을 수 없는 멍에로 오래 남지요. 이는 어느 일방이 키우고 안 키우고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자녀에게 주지 않아도 되는 것을 주고 만 것으로 쌍방으로 인한 아픔이 될 수밖에는 없어요. 책임을 면할 수도 없고요. 하도 억울하고 분해서 오래도록 참은 일들이 분함을 어느 정도 걷어내고 나니 덮여있던 내 허물만 남아 오히려 더 크게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게 세월이고 연륜인지라 님은 잘 모를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아마 대부분 다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당시에도 어렴풋이 알았던 것이 만약 내가 지금의 나이라면 나는 도저히 못할 것 같았는데 살아보니 정말 그렇기도 하고, 젊은 혈기에 당시는 맞서다 보니 용감무쌍하게 마치 본때라도 보여주듯 간단히 처리해 버리기도 하였지요. 살아온 날 들의 세배, 싸운 기간의 10배 에서 20배 이상을 곱씹어 봐도 별다른 큰 깨우침은 없지만 한 가지 오래 싸우지 않고 일말의 감정들을 남겨둔 것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차라리 잘한 것 같기도 해요. 물론 많이 억울해 했지요. 그러나 끝까지 가서 일일이 따지고 밝힌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었을 거고요. 한 십삼사 년 만에 다시 그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는 직업적인 일과 함께 버티며 야릇한 감정까지 느껴져 살짝 대응해 보았는데 예상과 다르지 않더라고요.

좋지 않은 일은 부대끼며 싸우기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최소한의 상처와 아쉬움을 남긴 채로 멈추는 것이 옳은 일인 것 같아요. 또한 사람은 관계와 일의 형평성을 찾기보다 일방의 의견이 강하게 지배하고 선입견이나 어떤 사건의 꼬투리만을 중시하는 경향에 놓이면 해결이 안 되고 말더라고요. 어느 일방이 나 죽었다고 하고 무조건 참는 다고해서 될 일도 아니고, 또 그렇게 편중된 채로 좋은 관계로 바로 전환이 이루어지거나 일방이 죽어지내기만 하며 지속시켜 나갈 수도 없으니, 그래서 아닌 것은 아닌 것으로 끝을 내게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하기야 일과 가정사는 그 적용과 범위가 다르기는 하지만 같은 종류의 의식을 갖은 성향의 사람이면 절대 다르지 않더라는 이야기 얘요. 사람의 성격과 기질은 잘 바뀌지 않으니까요. 다만 대상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를 뿐인 것 같아요. 분류나 유형별로 보면 짚신도 짝이 있다고 누구든 맞는 짝이 있기는 하겠으나, 그것이 그리 쉽기만 할 것이며 무엇보다 관건은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고 만다는 것이지요. 바람직한 경험도 아니고 꼭 그래야할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체험담이니 참는 김에 꾹 참아 이겨내야 장땡이지요.

님의 글을 읽다가 덜컹 심장이 내려앉는 부분이 있는데요, "불행하게도 이제 당신은 나를 떠나도 나는 슬프지 않아라는 의사의 표현입니다."라는 대목입니다. 사실 이런 부분들이 염려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가정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미 어린 시절 겪었다고 하면서 서슴없이 각오하거나 표현하는 것은 상대에게는 지독한 고문에 가까운 상처일 것입니다. 그러지 마세요. 동창 가운데 형제들이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보았고 경멸했는데 내가 바로 그런 상황에 접하게 되었을 때, 내가 빚은 내 현실을 받아드리기 쉽지 않아 그 충격에 한참 동안 세상을 등지고 살기도 했습니다. 사람은 기질과 성격이 다르니까 그리고 저의 경우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니까 서로 어떻게 나타나고 어떤 현상에 처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할 테지만 좋을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상황이거나 이미 처해졌다면 허물에 매달려 우울하게 지내지 말고 나름의 남은 인생을 잘 가꾸어야 한다는 맥락이지, 지금의 상황에 대해 코칭을 하거나 드릴 방안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휴전 선포의 의미는 어떻게 해서라도 더 이상의 분쟁을 초래하지 않고 다툼을 쉬는 것이지 이유를 만들어 명분을 강화하라는 의미는 아니니까요.

저 역시 참을성이 적어 아직 파르르하는 성격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지만, 인간관계에서 손해 보는 것이 왜 편한지 솔직히 지금에 와서야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도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와 맞서지 않으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물론 어떻게 하게 될지는 좀 더 두고 보는 상태에 있기도 하지만요. 억울한 사람은 억울해서 달려들게 마련이고 가해자는 자신의 행위를 감추기 위해 포악을 떨게 되기 때문에 싸움과 대립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마련입니다. 한 발 물러나서 보면 어떤 명분을 내세운다 하더라도 실상은 어리석음과 부덕의 소치들뿐인 것이지요.

너무 조급히 빨리 해결하려 들지 마세요. 삶이 항상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닌 것과 같이 때로 안 좋은 시기가 약간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려니 운이 안 좋아 더욱 대립하게 되나보다 여기고 서로 노력을 하려고 해 보셔요. 한사람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물론 나쁜 것을 따라 하기는 쉽고 좋은 일은 따라 배우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자존심을 내세워서든 공연한 욕심을 부려서든 말이지요. 그렇더라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대범한 군자가 되도록 애써 보십시오. 온전히 님의 덕이 됩니다. 악한 끝은 있어도 선한 끝은 없다 했습니다. 그러니 좀 더 견디며 스스로를 사랑하는데 몰두하고 애써 보자고요. 네?

여자는 요, 남자 하나에 자신의 전부를 모든 것을 걸어 기대하며 결혼하는 거예요. 당신이라는 인물에 일생을 맡기고 투신하는 심정으로 올인하는 거라고요. 그 처음을 기억하세요. 철없었던 당신의 선택도 얼마든지 아름답게 지키고 가꾸어 빛나게 할 수 있어요. 자신감과 용기와 덕을 가지려 가다듬어 보세요. 최소한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거예요. 아닐까요?

 내일도 싸울 것 같으면 간단하게 메모나 남기고 잠시 등산이라도 다녀오던 지요. 아내가 싫어하는 일만 골라 하지 말고요. 들어올 때 아내가 좋아하는 것도 사들고 와서 말은 하지 않더라도 올려놔 두고요. 동갑은 어려움이 덜한 것이 때로 문제일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만큼 쉽게 풀리고 다정다감할 수도 있을 것이니 좋지요. 님을 보니 금방 풀리실 것 같기도 한데... 공연히 고집 부리지 마세요. 저주면 고마워해요. 아내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의 가슴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넓고 포근하다고 생각해요. 그 꿈에 흠뻑 젖어 살도록 꿈을 깨지 말고 지켜주세요. 그러면 상대로 그럴 거예요.

그리고 막내들의 특성이 타인을 곧잘 배려하면서도 간혹 자기주장을 꺾지 않거나 눈치를 잘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답니다. 저도 그런 편인 것 같습니다.^^ 막내쯤 되면 살림도 어렵지 않고 위로부터 배우는 게 많다보니 별로 신경 쓰지 않아 때로 우를 범하게 되는 것 같으니 참고하고 이해해 두세요. 앞으로 하나이거나 둘인 형제들은 어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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