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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입니다요.님께서 20103111612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글을 읽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올린 것이 부부싸움한 얘기였습니다...(헐~)
좀 더 폼 나는 글을 올리고 싶었는데..ㅋㅋ

너무도 절실하게 가정의 행복을 다시 찾고 싶었고,
가정이 순항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어서
여기저기에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 중에 하나가 변경연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노력의 시간이 지났고 지금의 저와 제 가정은 행복하다고 자부합니다.
가끔 아내가 뾰족한 말로 저의 마음을 할퀴기는 하지만
아내의 외로움의 표현이라 생각하고, 귀엽게 받아 주려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감해 주고 싶습니다.

부부 얘기는 이렇게 간략하게 마치도록 하고, 오늘은 저의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곳 변경연에 오시는 분들이 많은 것만큼이나 그 사연도 정말 많지만
그 중에서도 꿈을 찾고 싶어 하는 분들께서 가장 많으신 것 같습니다.
저도 그 꿈을 찾고 싶어 애쓰는 사람들 안에 우뚝 서서 주위만 두리번 두리번거리는 사람입니다.

저의 느낌으로 꿈이란....
한 평생 살고 돌아갈 때 내 인생 꽤 재미있었어~,  보람되고 가슴 벅찼어~
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엇!
그 무엇을 저는 예전엔 직업이라고 쉽게 얘기했지만, 요즘은 직업이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직업에서는 좀 재미없어도 가정에서 또는 다른 곳에서 재미있고, 보람되고 두근두근 설레는 삶도 많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거든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제서야 그것들이 보이데요..ㅎㅎ)

저는 욕심이 많아서인지 직업적으로도 재미있는 인생을 살다 가고 싶은 사람입니다.
욕심이 많아서? 글쎄요. 욕심..일까요?
어쩌면 욕심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놓은 철창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에 공부를 안하고 놀면 죄를 짓는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처럼,
회사에서 일 안하고 인터넷하고 그러면 범법자가 되는 것처럼 생각이 되고,
일이 아닌 취미활동을 하면 일에 정진하지 않고 이렇게 놀고 있어도 되는가 하는
누군가에 대한 것인지 모를 미안함? 죄책감이 밀려와 어떻게든 일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누군가는 어린 시절에 저의 아버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힘들게 일해서 너 공부 가르치는데 너는 놀고만 있냐?
그 역시 제가 만들었던 환청과 같은 것이었죠.
나는 아버지를 만족시키고 싶었고,
날 버리고 간 엄마 앞에 보란 듯이 성공하여 나타나 날 버리고 간 당신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죠. 아주 땅을 치고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청소년기의 제가 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일까요?
 
(얘기의 흐름이 목 디스크 삐져나오듯이 옆길로 세어 나가고 있는 것 같네요. 제자리로 꾹 눌러야겠죠...^^)

다시 하던 얘기로 돌아가자면
그렇게 일만 바라보고 살고 있으며,
이왕 하는 것이라면 즐겁게 하자는 생각으로 했고
그러다 보니 인정 받고, 큰상도 받았고.. 
(ㅋㅋ 웃긴가요?  제 자랑 하려고 하는 거 아닌데 좀 우습게 되었네요)
내친김에 하나 더....ㅋㅋ
회사사람들이 저를 두고 하는 평가는 이렇습니다.
'회사생활을 멘토로 삼고 싶은 사람', '바른생활 사나이'
변경연에 많은 분들이 그러시죠..^^

그런데, 이제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을 어느 순간부터 그 평판과 지위를 유지해야겠다는 부담감이
내가 이겨내기 힘들 만큼 커져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계속 칭찬 받고 싶고, 인정 받고 싶은 욕구로 인해
내 자신을 속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 일인데도, 가슴이 뛰는 일이 아닌데도
이곳에 전문가가 되어야 더 인정받고 살림살이도 좀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요.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는데도, 애써 외면하면서 말이죠.

 

그럼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걸까요?

조금 더 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네요.
현재 저는 대기업에 과장으로 직장 생활 9년차입니다.
4년전에 직장을 그만두려고 했었습니다.
이 직장에서 혹여 사장이 된다해도 하나도 보람되지 않고 즐거울 것 같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러나, 지인들의 만류에 시간을 끌다 보니
그만 두고 가야 할 직장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가정의 재정적 안정을 담보로 모험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닥치면 열심히 성실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지만
그 직업이 나에게 정말 재미있는, 보람 있는 일인가하는 의구심도 생깁니다.
힘들 때 스스로 동기부여가 될 만큼 내게 가치가 있는 일일까?
그 때 퇴사를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요?
다행히도 세상에 없는 일은 아닙니다.
벌써 많은 분들께서 하셨고 지금도 하고 계시며,
바로 이곳 변경연이란 곳이 그런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을 돕습니다.'
'당신이 앞서 걸으세요. 우리가 뒤를 따르겠습니다.'

제리 맥과이어를 보며 제리의 삶에 가슴이 벅차서 전율을 느끼고 눈물이 글썽이게 됩니다.

시골학교에서 아이들과 뛰어 놀며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행복하게 성장해가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오늘도 너무 많은 얘기를 한 것 같네요.

오늘 저의 얘기는 여기까지 하면서 저의 은인인 써니님과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은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우선 부부 생활을 돌아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고,
또한 제가 그토록 함께 하고 싶은 변경연에 이렇게 글을 자주 올릴 수 있도록
노골적으로 지지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글 쓰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제 글에 대해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아본 것은
첫 번째거든요. 
(사실 제 아내가 저보고 글 잘 쓴다고 하긴 했지만 아내는 남이 아니니까 패스~ ^^)
평가를 받으려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어째든 좋게 봐주시니 기분은 좋네요.
정신 없는 저의 글을 잘 이해해 주시고 답을 달아 주시는
써니님을 비롯한 다른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대화는 이거에요...
1. 꿈벗 소풍이요?  어떻게 하면 되죠? 낯선 사람들 보면 수줍음이 많긴 한데..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영광을 생각하면 극복해야겠죠...^^
    더군다나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죠.
2. 풍광이요? 기회를 주신다면 감사합니다.  써니님이 여기 짱이시죠? ^^
    해보고 싶었는데,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내가 업무개발 안하고 이런 side job을
    가져도 되나라는 나만의 죄책감에 사로잡혀 못하고 있었습니다.
    job이 아닌 취미일지라도요..^^
    다음 얘기는 풍광에 올려도 될까요?
3. 아버지들의학교장?   제가 그런 게 어울릴까요?
    도움이 된다면 헌신할 수는 있을 것 같지만...  
4. 마지막으로 써니님께서 해 주신 말씀
   "삶이 팍팍할 때 잠시 혼미함으로 공연히 지속하여
    스스로를 기만하거나 억지부리며 살 이유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고요"
    이 대목에서 저의 머리속은
    냉동실에 성에를 온몸에 붙이고 꽁꽁 얼어 있는 오래된 꼬마 돈까스마냥 얼어 붙었습니다. 
    저의 현재 모습을 너무도 잘 파악해 주셔서...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다고 했던가요?
    (선비가 아니라서 목숨은 쫌~  *^^*)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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