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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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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1일 12시 34분 등록

안녕하세요.
저는 몇일 밤 자고 일어나면 31살이 되는 남자이자.
외국계 보험회사에서 보험일을 하고 있는 FC랍니다.

제 나이에 살았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어울리고 싶을 정도로 1년을 10년처럼 산것 같습니다.
수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뒤도 안돌아보고 미친듯이 뛰어 온것 같습니다.

혹 설계사의 평균 수명이 1년보다 못 미친다는 통계를 알고 계신다면..
그리고 여러분들의 주변에 FC를 하고 계시는 분이 한분이라도 있으시다면..
경험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들의 인생도 조금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저도 여느 다른 FC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광고에 대한 책을 읽고 광고인이라는 직업에 매료 되었지만
경영학과에 입학해 마케팅과 브랜드 라는 더 매력적인 세계를 알게 되었고
대학을 졸업하고 연봉을 더 많이 주는 회사를 마다하고
마케팅, 브랜드 매니저로 키워주고 비전을 쌓을 수 있는 소비재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했었지요.

박봉에 ,  업무의 분량은 엄청났고, 
업무 시스템의 부재로 신입사원이 마치 경력사원 만큼 해야 하는 곳이었지만
힘든 만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내 머리와 발로 조그만 브랜드를 탄생 시킬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지요.
하지만 문제는 그 기쁨보다 더 강력하게 저를 병들게 하는 것이 있었다는 것이었죠.

바로 상사와의 불화, 인간사이에서의 스트레스였습니다.
파트장이었던 그 분은 회사에서도 악명이 높았지요.
그리고 그 분은 제 브랜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매일 처럼 반복되는 욕설과 비인격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저를 계속 병들게 했습니다.
나름 방법도 강구해서 평온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것은 미봉책에 불과 했지요.

지금 돌이켜 보면 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든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정말 미치도록 말이죠. 그리고 복수해주고 싶었습니다.
진정한 제 자신을 찾고 싶었습니다.

언제나 그러했듯 책 속에서 해결책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중에서 제게 가장 힘과 위로가 되었던 책이
구본형 님의 책들과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님들의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많은 훌륭한 책을 읽었지만
순간적인 감정에 얽매여 충분히 나를 돌아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 상사로 인해 제 삶과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잡았지만
철없는 속단을 내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나는 조직생활에 어울리지 않는다.
회사와 기업 조직에는 희망이 없다.
다른 회사도 상사도 다 똑같을 것이다.

나는 보험업계 에서 무조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곳과 마음은 나를 더 병들게 하고 안주하게 할 것이며
역으로 나를 수 없이 치열한 곳에 두면 상처와 고난의 연속이더라도
계속 발전하고 결국 내 인생이 풍요로워 질것이다. 물질적 정신적면에서 모두.


무조건 그만 두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곳을 나와도 나는 괜찮을 거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직할 곳도 정해두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것 제가 하고 싶은 것
저를 설레이게 하는 것은 고려 하지 않는 체로 말이죠.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에 귀기울이기 보다는
무조건 변화를 해야 한다 일을 저질러야 한다고
그렇게 훌륭한 책들의 의미를 보험일을 하는 것만이 정답인 것 마냥 끼워 맞추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 존경하는 선배에게 가서 이런 진로적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지만 제가 '2번의 실패'를 했다고 하시더군요.
경각심을 일으켜 정신차리라는 , 사회는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과거 1년이
나란 사람은 누구인가.
나란 사람은 무엇을 해야 행복한가.
나란 사람은 무엇을 극복해야 하는가.
나는 결국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으며
1년이란 소중한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이트의 많은 글들을 읽으며  많이 공감합니다.
저는 어리지만 오늘도 올라오는 사회 선배님들의 직장과 삶과 변화에 대한 고민을 보면서
남일 같지 않아 하나 하나 내용을 자세히 느껴가며 읽습니다. (제 동지와 같은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무모했지만 먼저 변화를 추구 했던 사람으로서
변화는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절대적으로 중대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주 고객인 평범한 직장인들을 만나며 (역설적이지요?)
그 분들의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일과 보람, 그리고 그 와중에 키워가는 희망과 비전의 씨앗을 보면서,
그 분들의 웃음을 보면서,, 그 분들의 소박한 꿈을 보면서,, 저는 무엇을 느꼈을 까요?


1차선에서 왼쪽 깜박이를 켰다가 껐다가를 반복하며 망설이다..
U-Turn 을 결정했습니다.
그건 실패한 과거로 가는 길이 아닌
진정한 내꿈으로 다시 가는 꾸준한 길.


유턴이 끝나고 늦지 않아 연구원이 된다면,
어느때보다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시대에 변화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성급한 변화의 어리석음을 알리고 무조건적 변화보다 나에게 맞는 변화,  즉 좋은 변화에 대한 연구가
담긴 제 인생의 책을 전달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언제나 축복받는 날 되시기를.

IP *.91.24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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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9.12.21 13:17:26 *.94.31.26

U-turn 을 축하합니다. 

실수나 실패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패배란 자신의 내면의 소리와 현실적인 행동간의  괴리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합리화하려고 할 때 패배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고, 어떤 인간이 형편없다는 거 판단이 분명 옳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일 것입니다.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느끼는 충돌이나 고통은 행복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견대어 냄으로서 성과나 성취에 대한 만족감을 더욱 가치있게 해줍니다.
그러니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의 갈등은 즐기시기 바랍니다. 

전진적으로 갈등의 해결책은 지혜입니다.
거역하는 것보다 견디어 내는 것이 훨씬 강합니다.  아울러 견디어 내면 그만큼 강해집니다. 

인간관계에서 고통은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특히 상사)과 정면대결을 하지 마시고
자신이 믿는 주요타자 (스승, 친구, 카운셀러, 이곳도 좋겠구요) 를 통해서 정서적인 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직관리의 핵심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심리적인 갈등과 인간적인 자존감을 일과 분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분명 일과 인격(개인의 성품이나 태도)이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분리해서 처리하는 것이 현명하고 효과적입니다. 

인간이 형편없어서 일을 잘 못하고, 나를 괴롭히는 것이라 생각하면 해결책이 없는 막다른 길로
자신의 생각을 몰아가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아랫사람은 참다참다 한마디 퍼붓고 떠나고, 윗사람은 참다 참다 기회를 노려 숨통을 조이고
내쫓는 보복을 합니다.  둘 다 좋지 않는 사례입니다.

어느 선사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깨우쳐 돌아와 보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더라"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없으며, 형편없는 인간의 마음을 바꿀 수 없습니다.
그 가 스스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나아가 세상이 바뀌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새롭게 출발하시는 임의 삶에 행운이 깃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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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2 13:14:41 *.87.61.97
한번 만나뵐수 있을까요? 이야기를 한번나누고싶습니다.
sting762@naver.com으로 연락한번 주시겠습니까?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09.12.23 15:27:10 *.94.31.26
e mail주소로 연락했습니다. 스팸처리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아이디는 epeekimk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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