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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님께서 2009292311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맑은 님이 이야기 하신 내용에 동감입니다.
덧붙여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자신감이라는 것 자체는 구체적인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구체적인 상황과 그에 대응하는 능력들이 결합되어 성취감을 경험함으로써 존재하는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원효대사의 이야기를 아실 것입니다. 어두운 밤에 갈증이나 주위를 더듬어 물인 줄 알고 먹었는데 해골 바가지에 들어 있던 더러운 물이었습니다. 그 순간에 경험하기를 갈증을 해갈하는 꿀맛 같았는데 아침에 보니 해골에 든 물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완전히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었고 원효는 그 곳에서 깨달음을 얻어 돌아왔습니다.
그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모든 것이 오로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라고 합니다. 아시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의미입니다. 즉 세상의 모든 일들 혹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님이 말하는 자신감은 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과 님이 생각하는 그 일에 대한 자신의 능력의 차이에서 옵니다. 그리고 그 둘 다 님의 생각과 판단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우리는 변화의 여지가 있습니다.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었던 이야기는 이를 극단적으로 예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감의 있고 없고는 실제 능력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단지 생각에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자신의 경험과 학습의 결과로서 판단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것과 학습한 것은 사실의 일부이지 세상의 모든 것, 배우고자 했던 것의 모든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항상 완전한 것의 일부를 알고 있을 뿐입니다.

현대에 와서 이러한 자신감은 과학적 방법론에 의해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되어졌습니다. 왜,그.. 마음만 먹으면 되는데, 문제는 그 마음을 자기가 잘 조절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더 구체적으로 구분해 냈습니다.
심리학 용어에 자아존중감 과 자기효능감 그리고 유능감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자아존중감은 자기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나는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같은 것입니다. 자기효능감이라는 것은 더 구체적인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공부를 잘 못하지만 수학만은 잘 할 수 있습니다. 그걸 경우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자기효능감이라고 말합니다. 유능감이라는 것은 막연하지만 나는 잘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 그리고 유능감은 서로 관계가 있지만 선형적이지는 않습니다. 자아존중감이나 유능감이 높은 사람이 자기 효능감도 높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자기에 대해 자신이 없는 사람도 어떤 구체적인 한 두 가지에는 자기 효능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효능감을 키워서 유능감과 자아존중감을 높여 나아가야 겠지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양 팔 양다리가 짤린 사람, 그리고 눈마저도 잘 보이지 않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간증을 하며 자신의 불행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위로 받고 희망을 갖도록 하는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님깨서도 자신이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태도를 견지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사람은 잘하지 못하는 부분보다는 잘 하는 부분이 휠씬 더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심리적으로 더 나아지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잘 하지 못하는 점에 대한 문제해결에 치중합니다. 그래서 생각의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사실과 다르게 알고 그것이 사실인줄 알고 있는 것입니다.

님이 나이가 꽤 되셨다면 그리고 단지 일년 반정도 쉬었다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체험한 것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오랫동안 타지 않았다고 해서 그 타는 능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예전만큼 타지 못할 뿐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널찍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좀 천천히 타면서 다시 기능을 회복하고 숙련을 하여 어려운 장소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일의 도전 혹은 새로운 직업에 있어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일로부터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성취감을 얻어가면서 점점 더 나은 직장이나 혹은 더 만족스러운 대우를 받은 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기 효능감은 강화되고 자아존중감도 늘어나고 궁극적으로 자신감은 현실로 님의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잡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자기효능감이란 정해져 있는 특정한 전문적인 기능 같은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 10분 더 일찍 일어나는 것, 한 시간 노력하던 것을 한 시간 10분 노력할 수 있는 것 같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일상에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점점 발전해서 보다 전문적인 일과 특수한 전문성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맑은 님이 말하는 .3.3.3을 가능하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믿는 마음은 본능이 아닙니다. 그것은 훈련과 수양이라는 노력을 통해서 얻어지는 기술과 같은 것입니다. 원효대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깨달음이고 삶의 풍요나 행복이 아니지만 님이 원하는 목표는 그와 달리 목표로 하는 것들이 필요로 하는 능력과 노력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나는 자신있어!’ 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몸을 통해서 보다 더 구체적인 것들을 훈련하고 사고해야 합니다.
눈앞에 키가 2m 가까이 되는 수준 높은 상대 선수가 사력을 다해 달려드는데 그 앞에서 '나는 자신있어!' '나는 할수 있어!' 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 그 순간에는 그런 생각 자체도 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그 공격에 대해 방어할 수 있고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기본적으로 쌓고 나서 그러한 능력들을 상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질 때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워서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처음 경험하지 못한 강한 상대와 마주치면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두렵고 불안합니다. 그럴 때는 상대와 맞설 수 있는 용기와 냉철한 기술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오래 전에 제가 국가대표를 가르칠 때 있었던 일입니다. 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키가 160 센티미터도 안 되는 선수인데 유럽 무대의 선수들은 키가 20 센티미터 이상은 더 크죠 마치 대학생과 국민학생 정도의 차이를 보입니다.
한 시합에서 헝가리의 키 192센티미터의 선수를 만났는데 그 선수가 불안해 하며 경기장에서 서성이고 있어서 불러서 물었습니다.
‘너는 얼마나 이기고 싶으냐?’
‘…’
‘나는 네가 이길 수 있다면 지금 팔이라도 잘라 줄 수 있다. 지금 내가 천년동안 벌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네가 이길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그 때 한 참 천년의 사랑 이라는 소설이 유행하고 있었거든요) 너도 그만큼이냐? 너도 나만큼 절실한가? 그래도 나는 너에게 이겨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너는 자유다, 나는 다만 네가 싸워보지도 않고 스스로 물러서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왜냐면 나는 네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고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선수는 대답대신 아무 말없이 시합에 들어갔지만, 그 시합에서 상상을 초월한 능력을 보여주었고 아슬아슬한 차이로 아깝게 졌습니다. 그 선수는 그 후로도 많은 시합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결코 키와 힘에 눌리지 않았고 오히려 거구의 선수들이 그 선수와 사합에 더 많이 긴장하곤 했습니다. 오랫동안 훌륭한 선수생활을 했습니다.

님에게도 지금 순간에 그런 말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 동안의 시간 동안 나름대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상당하리라 생각합니다. 두려워하시지 마시고 당당하게 도전하시고 노력하시길 권합니다. 목숨을 빼앗을 수 있을지언정 사람의 정신에 관한 한 본인이 포기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일상의 작은 자기효능감과 함께 그러한 굳건한 마음 속에서 님의 자신감은 자라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님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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