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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여러분이

산등성이님께서 20089272152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무명님의 고민이 오래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류의 글을 이 상담란에 올리신 건 잘 살고 있는 분들의 조언을 듣고자 함이시겠지요.
이곳 변경연의 분들은 아마 '불륜'이거나 '잘못된 사랑'에 대해선 잘 모르실 듯 싶습니다.
아니면 물들까 염려하여 꺼려하는 주제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변화를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다른 이의 변화에도 기여하려고 하는 분들이시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자신의 깊은 고민을 이곳에 올린 무명님의 입장을 생각하며 몇 자 올리려 합니다.
아마 신랄한 글이 될 것 같네요.

님의 글 중에 모순된 부분, 마음이거나 행동을 읽으며... 그게 잘못이었겠구나 싶습니다.
님은 '이별하는 방법'을 물으시지만, 내연여자와의 6년이 짧지 않은 기간이었던 것처럼 이별 또한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관성은 본능에 가까우니까요. 어쩜 결단이 부족한 님의 성정이기도 하겠지요.

글 속에 나타난 님의 모순은,
'세 아이의 아버지이고 사랑하는 아내의 남편입니다'라는 표현과
'사귄지 6년정도 그녀는 제게 아주 소중한 존재였고 절대적인 존재였습니다. 제 삶에 아주 큰 부분이었고 의지가 된 사람이었습니다'라는 부분입니다.
사랑에 대한 정의가 혼동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세 자녀, 아내에 대한 사랑과 내연여자와의 사랑이 둘 다 공존하리라 생각하십니까?

아내와 자녀에 대한 사랑은 혹시 월급을 갖다 주고 매일 집에 들어갔다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요. 내연녀와 주고 받았다는, 소중함과 의지함, 신뢰,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충실이 사랑입니다. 아니 절대적이라는 건 인간에 대한 환상이지요. 부족한 채로 갈등하면서 서로를 돕고 성숙하려는 것이 사랑입니다. 불륜의 만남에서는 책임이 없습니다. 맛난 것만 먹으려는 식탁에서의 식탐입니다. 냄새나는 배설의 당연한 절차를 숨기기에 그 만남은 몽환 속에서 느끼는 '위로와 쾌감'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가족에 대한 죄책감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하지는 않으셨는지요.
진짜 사랑이었다면, 세 자녀와 아내를 '사랑한다'는 거짓말도 하지말고, '난 다른 사람을 사랑해! 미안하고 죄송하지만, 이제 그녀에게 갈께.'라고 했어야지요. 그리고 온몸으로 그 책임과 비난을 감수하면서 갔어야 합니다. 님의 6년의 외도를 감히 '쾌감에 받친 세월'로 규정하는 이유입니다.

그 내연여자와 함께 한 세월 동안 아마 가족은 물이 마른 화분처럼 비쩍 말라갔을 것입니다. 가정은 월급과 몸만 자고 가는 가장이 지켜갈 수 없습니다. 물주어 키우지 못한 아이들은 언젠가 그 후유증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님이 쓰신, '감히 ..사랑이라 말해도 될런지..사실 마음으로도 몸으로도 깊은 관계였습니다.
우린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그리고,6년간 서로의 가정에 대해
깊은 죄책감도 함께 지니고 있었습니다.'를. 가정으로 돌아오고자 하시는 맘이라면,

마음으로도 몸으로도 깊은 관계로 아내와의 사랑에 받치시고,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아주 어려운 과제를 이제부터라도 실행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사랑은 쾌감이 아니라 노력과 땀이 동반되는 등반과도 같습니다. 내연여자와 산 아래서 막걸리 마시며 흥청망청 하셨다면, 정상에서 맞는 신선한 바람과 자유와, 풍요로움을 진정 맛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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