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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여러분이

2009년 3월 12일 21시 55분 등록
안녕하세요^^
아..고민이 있는데 어디 속시원히 얘기할데가 없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희 언니는 지금 27살이고 25살 여름때부터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너무 갑자기 생긴일이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저희 집은 어렸을때 가난한편이었어요, 그래서 언니는 유치원도 다니지 못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였고
남들보다 뒤쳐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언니는 친구도 사귀지 못하고 언제나 혼자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남들보다 좀 모자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마음이 너무 착하고 여린 사람이었습니다.
반면 4살 적은 저는 집안 형편이 조금 나아져서 학원도 다니며 친구들을 잘 사겼습니다...
제눈에 언니는 항상 바보같고 멍청해 보였습니다.
어린마음에 언니를 짓궂게 놀리고 때려도, 부모님께서는 저를 혼내기보다는 오히려 언니를 혼내는 경우도 
있었어요... 부모님 생각에도 언니가 무언이든 남들만큼 못하니까 많이 실망하셔서 그러신것 같아요,,
그때부터 전 언니에게 대하는 태도가 더 심해졌어요
욕설은 물론이고 때리기까지 하구요.....

언니는 친구도 하나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같은 학교 친구에게 차비를 빼았겨 먼 거리를 걸어서 집에 온적도 몇번있구요.. 그런일이 있으면 저희 엄마는 화가 나셔서 허름한 옷과 슬리퍼를 신고 학교를 찾아가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 학생과 싸우셨습니다..... 물론 언니를 위한 일이었지만 언니를 더욱 더 창피하게 하고 학교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저희 엄마의 태도였어요..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때도 이런식으로 몇번 찾아온적이 있었는데 무척 창피했거든요
고등학교 졸업후 저희 언니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였습니다. 저와 엄마 아빠의 질타와 구박도 더욱 늘었구요..
그렇게 부모님과 저의 시달림속에 25년동안 살아온 언니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상황이었는가봐요
어느날 밤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눈의 초점이 이상해졌습니다.
다음날 밤에도 같은 행동을 하여 저희 부모님은 병원으로 데려갔죠...
다음날 의사의 진단명은 정신분열병이었구요..
현재 입원과 퇴원을 반복중입니다.
언니의 증상은 더욱 심해져서 밥도 안먹으려 하고 약도 안먹으려합니다.
정신과약으로 인해 몸도 많이 상했고...누군가가 자기를 죽이려한다며 밤마다 소리를 지르고 
두려움에 떨고있습니다..
불쌍하고 안쓰러운 저희 언니... 남에게 잘못한번 저지른적 없는 착하고 가여운 저희 언니 어쩌면 좋을까요..
모두 제탓인것 같습니다..
 아 정말....................전 왜 이렇게 못됐을까요...
언니가 아프게된 원인의 실마리를 찾자면 저의 탓이 너무 큰것같습니다...
언니가 병을 앓고 난후 저희 엄마께서도 밤에 잠을 못주무셔서 정신과약을 매일 복용하고 계십니다..

후회하고 후회해봤자 돌이킬수도 없고........
나날이 죄책감만 늘어갑니다...........
언니의 인생을 제가 모두 망가뜨려놓은 것같고,, 너무너무 미안해서 괴롭습니다....
어디에 이런고민을 털어놓을데도 없고 너무너무 마음이 답답하고 힘듦니다......

방금 엄마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언니의 두려움에 가득찬 비명소리가 들리네요
오늘은 정말 따뜻한 품에 안겨 펑펑울고싶은 날이예요ㅠㅠ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한마디와 격려 부탁드려요...
저에게 아주 큰 힘이 될것 같습니다ㅠ_ㅠ
IP *.230.141.65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09.03.13 00:16:35 *.131.127.94

안타깝군요

 

저는 정신과 의사는 아닙니다. 다만 심리학을 전공하고 약간의 임상 경험이 있습니다참고 하시고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언니에 관해서는 변경연 1기 연구원이신 문요한 선생님은 정신과 전문의로 병원 개설하시고 사람들을 돕고 있습니다. 그 분께 연략하셔서 도움을 구체적으로 청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http://www.mentalacademy.org/

 

저의 개인적인 관점은 정신의 영역은 우리가 생각하는 정도보다 훨씬 광대합니다근본적으로 저는 정신적인 장애에 대해 질병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증상들은  자아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선택한 반응기제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좀 비현실적이거나 일반적이지 않을 뿐입니다.

 서양 의학의 관점에서는 자아가 성장과정에서 상처받아 자기 균형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원인이 다양하지만 님의 언니는 성격과 환경에 의한 학습장애와 소극적인 태도가 어머니와 가족들의 못 마땅함과 겹쳐 애정결핍과 고립으로 발전한 거 같습니다.  그 결과로 사고과정과 연상에 기능 장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정신분열은 대략 3분의 1은 정상 회복이 됩니다. 사회생활에 문제가 없고 3분의 1은 곤란을 겪기는 해도 사회생활이 가능합니다. 나머지 3분의 1 정도가 적응이 곤란해서 어려운 삶을 살게 됩니다.

요즈음은 치료기법과 약물들이 발달해 있으니 걱정마시고  의사선생님과 잘 상담하고 협력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님의 언니는 아주 심한 것은 아니니 회복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정신분열증은 은둔과 자폐적인 성향을 많이 띄기 때문에 주변 사람의 영향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사고과정에서 논리성이나 감정표현의 조화가 잘 안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응양식이 비 일반적이기 때문에 주위사람을 당황하게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을 왜곡되게 인지해서 일상적인 우리와 다르게 반응할 때 놀래거나 당황하지 마시고 설득이나 감정표현보다는 애정으로  함께 있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언니의 성격이 유순하므로 마음속에 분노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니가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을 알아 내서 그것을 매개물로 애정을 회복하도록 도와서 자아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님에 관해서는 생각이나 마음으로 걱정하는 것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언니의 사고 과정의 논리적인 파탄이나 망상은 사랑을 통해서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약물과 전문의의 지도를 받으시고..

 

과거는 바뀌지 않습니다.

님은 미안함이나 죄책감으로 자기를 공격해서 보상받으려고 하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삶이나 인생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몰라서 그러기도 하고 때론 못마땅해서 그러기도 합니다중요한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벨상을 받았던 사회심지학자 에리히 프롬에 의하면 사랑은 존중이며 보호이고 책임이며 지식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노력해서 배우는 기술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슬픈 마음을 함께 나누시고 전문의와 함께 꾸준히 노력하시기 바람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림니다. 아주 심한 것은 아니니 회복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님의 의지와 사랑이 언니의 마음에 닿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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