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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인님께서 200912151221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백산님. 감사합니다.
말씀하셨듯이 제가 이곳에.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해결책보다는 공감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래, 괜찮아. 아직 늦지 않았어. 해봐.
꿈은 꿀 수 있을 때 가치 있는 거잖아.'라는.그런 말을 듣고 싶어서.
위로받고 싶고. 힘을 얻고 싶어서 말입니다.

3일엔  제가 이곳에 위와 같은 글을 올렸었네요.
이 글 속에 저는. 씩씩해보이고. 한껏 용기를 낸 모습인데
오늘은 속상하고 두려워하고 있네요.

저도 모르게 이 곳을 다시 찾아와 덧글을 읽는 순간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습니다. 한참을..엉엉 울어버렸네요.
며칠동안 눈뜨면 밤, 눈뜨면 밤이 계속되는 반복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꾸 마음속에서 불안한 생각들이 올라오네요.

'너무 멀리온 것 같아... 돌이킬 수가 없을 것 같아. 자신이 없어...'

디자인 공모전을 준비하면 목표가 생겨서 오히려 빨리 내딛을 수 있을 거라는
어떤 분의 말씀에 시작을 하긴 했는데..
아무리 봐도 내가 한 것들이 다른 사람들의 작품들보다 나아보이지 않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지 않고..
며칠 째 제 스케치북은 빈 공간입니다.
그러다보니 자꾸 외면하게 되네요.
시간은 얼마 없는데...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힘이 듭니다.

그래서 자꾸 또 비겁하게 도망치게 되진 않을까
여기서 또 비겁해지면 난 어떻게 되는 걸까.
이젠 돌아갈 곳도 없는데...

소설, 영화,드라마 이런데 보면 그러잖아요.
'그때 그 선택이. 혹은 그 사건이 날 이렇게 끌고 왔다....
그 때는 몰랐다. 내가 이렇게 될 줄. 이젠 너무 늦은 것 같다.."
뭐 이런 식의 대사들.

마음이 자꾸 무거워집니다.

이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것인줄 알면서도
전 또 이렇게 이곳에라도 제 마음을 토해놓게 됩니다.
이젠. 저도 어른이라... 엄마에게 전화해서 울지도 못하겠네요..
철이 들어버렸네요. 아파도 안 아프다고 얘기할 만큼.
저도 이제 커버렸습니다.

30대는 포기해야할 것과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아는 나이라고
스스로 정의내려놓고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에
'꿈'을 적어놓은 나는
자꾸 비겁해지려고 합니다. 그 때처럼. 또.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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