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들여 쓰신 긴 글 잘 읽었습니다.
나이에 비하면 자신에 대해 많이 파악하고 있다고 보이며 ^^
치열하게 살려는 의지도 엿볼 수 있어 격려를 꼭 해드리고 싶어 글을 씁니다.

우선 임상심리사라는 직업에 관해.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자격제도를 마련한 것은 아주 최근이라고 보이는데
대학에서 전공자가 따기는 쉬워보이나 님처럼 다른 전공으로 도전하신다면,
그 길을 목표로 두신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것처럼 단기간에 끝나는 과정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수입은 딴 곳에서 벌어서 교육을 위해 지속적으로 재투자를 해야 하는...
그와 같은 이중생활을 아무리 짧아도 8~9년은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
그후라도 확실한 자리가 보장된다고 단언할 수도 없는 실정이구요.
상상만 해도 그다지 즐거워 보이지 않아서 어쩌나....

무엇보다 일반인들에게 광고로 소개되는 자격증제도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자신에게 투자할 자금이 있다면 도전해보는 쪽으로 권유해볼 수도 있지만
그 자체만을 획득한다고 해서 자리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관련학원이나 교재 제작하는 출판사의 이윤만 보장될 뿐.

님께서 지금 염두에 두시는 평생직업의 개념을 약간 수정해 보시면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한 개인이 일생을 통틀어 접하게 되는 직업의 수가 5~6개라고 하는데
20대 중반에 가진 한정된 정보로 평생 직업을 정한다면 후에 적합하지 않을 우려가 있습니다.

우선은 지금의 노력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쏟으며 의미를 찾아보시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2~3년을 투자해서 5~10년 동안 만개할 수 있는 씨앗이 무엇일까?
그것을 찾아보세요.
님의 타입으로 보면 너무 장기적인 계획에 매달리기보다는 단기적인 시점으로 접근하고, 잦은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 자신에게 훨씬 도움이 될 것이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을 더 선호할 유형입니다.

왜냐면...
>그리고 전.. 결단력이 아주 부족하고 행동력도 아주 부족합니다.
>하나를 결정하기까지 아주 오랜시간동안 심사숙고해서 분석하고 또 분석하고
>그렇게 겨우 결정한 것에도 후회를 한적도 많구요.
>그리고.. 끈기가 아주 부족합니다. 어떤 하나가 관심이 붙으면 며칠 반짝 눈에 불을 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빠져드는데 그것이 오래가질 못해서 늘 문제였습니다.
>이것이 늘 제 생활과 직접적으로 맞물리는데, 끈기력이 없어서 무얼해도 항상 늘 추진력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면을 전제하면 장기적인 사고를 하는 것보다는
후회가 따르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결단을 해보는 경험을 쌓아서 실천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님은 생각이 많아서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면 머리 속에서 벌써 이상적으로 구현해 오버를 하게 될 우려가 많습니다. ^^


지금 하시는 일도 아예 본인에게 안 어울리는 직업은 아닙니다.
다만 대학을 위해 과를 정하거나 졸업 후 취직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고,
촉박한 마음에 쫓기듯 결정을 했기 때문에, 또는 타인의 의견을 따르거나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그렇게 된 거라고 ...
어쩌면 원망을 외부로 돌리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흔들리는 요즘 평생 직업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을 믿는 마음과 스스로를 사랑할 만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마음가짐을 먼저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즐거운 생활을 찾아낼 수 있게 됩니다.

우선은 단기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틈새를 찾고, 다시 충전을 하고 10년 후 다른 시장으로의 진입이 가능하도록 항상 깨어 있는 자세를 견지해보세요.
현재 경력을 바탕으로 출판이나 편집과 관련된 근사한 기획안을 만들어보고
지금보다 좀더 좋다고 여겨지는 곳으로 옮기는 시도를 해보면서 성취감과 행동력에다 끈기력을 체험해보면 어떨까요?
임상심리를 출판에 관련해 적용한다면 연령별, 대상별로 타겟을 나눌 때
어떤 내용이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갈지를 파악해서 기획해 보는 것도 임상심리의 연장이라고 보이거든요.

자기 삶에 주인정신을 심으려는 지금,
아주아주 잘~ 하고 계신다고 칭찬해드리고 싶습니다.


- PI(Personal Identity) Consul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