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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8일 16시 07분 등록
제가 글 쓸 주제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채우기 위해서는 버려야 합니다.
지금 가진 것들 - 만족스럽진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생활비와 직장인이라는
안정된 신분을 보장해주는 회사 -을 버리지 않고,
다른 것을 채우고 싶어한다면, 항상 불만족의 연속일뿐입니다.

저는 26살에 님과 같은 상황에 처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내 젊음이 작은 사무실에서
별것도 아닌 일들로 사람들과 아웅다웅하며 끝나는 건 아닌가란 생각에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더랬습니다.
벌어놓은 돈도 없었고, 타지에서 생활하느라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해 줄 가족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느날 다 버리고 떠났더랬습니다.
300만원 달랑 들고 시드니행 비행기를 탔고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여행을 했답니다.
1달반.. 부모님의 성화에 돈 떨어지면 오겠다는 결심을 다 지키지 못하고
1달반만에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너무 행복했습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더군요.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도 다 있었고...

와서는 가진 게 없으니까, 포기할 것도 없으니까,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눈치가 좀 보였지만 올케가 있는 오빠집에 얹혀살면서 그래도 전보다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대기업에 취직했고, 전세지만 내집도 마련했고,
내가 가고 싶은 길에서 확고한 경력을 쌓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그 길어귀에서
서서히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저도 현재의 제 삶에 만족하지는 못합니다.
회사라는 게 내 뜻과 같지 않고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내가 가고자 하는 길도 멋있지 않습니다.
저는 아직도 더 많은 것을 채우기 위해 또한번 버려야하는 건 아닌가 망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버리지 못할것 같습니다.
핑계일지 모르나 나이가 많고, 현재 가진 것들이 버리기엔 아직 빨아먹을 달콤함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님은 다릅니다.
아직 젊고, 의지도 있습니다. 아직 세상과 타협하기에는 이릅니다.

채우기 위해서는 버리세요. 다 버리진 못하더라도 주전자 두껑에 있는 숨구멍만큼이라도 버려야 더 채울 수 있습니다.
여행이 될 수도 있고, 학업이 될 수도 있고, 재취업이 될 수도 있겠지요..


주제 넘는 말한디 하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
>저는 28세의 젊은이 입니다. 대학 졸업한지 1년 되었고 지금 직장인입니다.
>
>선생님 사이트를 직장에서 자주 보고 있다가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
>얼마전 '당신의 파라슈트는 무슨 색입니까" 라는 책도 읽었습니다.
>
>요즘 같은 취업난에 취직되어 월급받고 회사를 다니는게 어디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 마음은 항상 앓고 있습니다.
>
>뭐라고 해야하나요...
>
>회사를 다니면서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이러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다들 그러더군요 다 그렇다고, 어느 회사 가면 안그럴꺼 같냐고...
>
>문제는 바로 이렇습니다.
>
>대학은 서울에서 나왔고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
>대학 다닐때 발표수업을 워낙 좋아해서 교수님들게 곧잘 칭찬을 들었습니다.
>
>게다가 영어공부를 워낙 좋아한지라 한때는 영어강사가 하고 싶을 정도 였으니까요.
>
>그러다가 마케팅 분야가 적성에 맞는 다는 제 자신만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
>그리고 졸업을 앞두고 마케팅 분야를 계속 지원했죠.
>(아마 요즘 대부분 젊은이들이 마케팅쪽을 좋아하는거 같더군요)
>
>그러나 번번히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
>제 실력이 많이 부족했었나 봅니다.
>
>학교때의 흥미를 실력으로 착각했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
>졸업후에도 계속 직장을 구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
>눈을 좀 낮추어 중견기업의 사무직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입니다.
>
>사무직이란 것이 일종의 총무업무인데 전혀 제 전공과는 상관이 없는데다가
>
>하루종일 앉아서 일을 하는 것입니다.
>
>남들은 그럽니다 시원한 사무실에 앉아 얼마나 좋냐고.
>
>그러나 저는 너무나 갑갑하게 느껴지더군요.
>
>그것 뿐만이 아니라 저와 같은 학교 같은과를 졸업한 동기 친구들은
>
>다들 대기업, 은행, 공기업 등에 다니고 있습니다.
>
>동기들을 만날 때면 컴플렉스를 느낍니다.
>
>제가 마케팅을 하고싶은 고집을 피워서 은행을 붙었음에도 관두고 나온 경험이 있습니다.
>
>지금은 어찌나 후회 스러운지, 차라리 적성에 안맞는 일 하는건 지금이나 그때나 매한가진데 돈이라도 많이 받는 직장을 다닐 것을 하는 생각도 들고요
>
>지금은 그때 은행 연봉의 절반도 안되는 보수에 일은 정말 많고, 그것도 대부분 잡일들입니다. 전문성은 쌓을 수 없는... 회사의 잡일들 총무일입니다.
>
>회사의 규모나 구조는 엉성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
>저보다 1-2년 입사 선배들은 모두 한결같이 고개를 내두르며 떠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
>그러다 보니 회사의 구성원이 특정 지방의 출신 대학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고,
>
>인건비 절감차원에서 인지 대졸사원보다 전졸, 고졸 사원을 많이 기용하여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
>회사를 다닌지 1년여가 되어 가지만 아직도 적응을 못하겠습니다.
>
>마음 같아서는 회사를 지금이라도 관두고 대학원을 가고 싶습니다.
>
>마케팅 전공을 하여서 다시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
>그러나 여러가지 제약조건이 따르더군요.
>
>2년이란 시간동안의 학비와 생활비,
>졸업을 할때 31살이란 나이가 취업에 장애가 되지는 않을지,
>
>집에 상의를 드렸더니
>
>요즘 대학원 나와서 나이배기 되어서 취직 안되는거 모르느냐.
>
>왜 그렇게 끈기가 없느냐, 전에도 회사 관두더니 또 관두느냐
>
>회사 어딜 가나 다 그렇지 이제 와서 왜그러느냐.
>
>이러십니다.
>
>이제는 하도 가슴앓이를 해서 도대체 판단조차 흐려질 정도입니다.
>
>그저 무의미하게 출근하고 시간 때우고 집에오고
>
>그저 그런 월급쟁이로 전락해 가고 있습니다.
>
>항상 긍정적이고, 사람만나기 좋아하고, 활동적이던 제모습이
>
>1년여간 사무직일을 하면서 점점 변해가고 있습니다.
>
>소극적이 되고, 염세적이 되고, 무감각한 매너리즘에 빠져가고 있습니다.
>
>한살이라도 젊었을때 대학원을 진학하여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옳은 결정일까요?
>
>아니면 지금 다니는 회사를 참고 월급 받으면서 좀더 다니는 것이 나은 것일까요?
>
>그저 말하는 '파랑새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이젠 도무지 제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 모든게 흔들립니다.
>
>선생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너무 장황하게 글을 올려 죄송합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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