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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2일 22시 45분 등록

졸업 후 목회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몇 % 나 되는 지 모르겠군요. 신학교를 졸업한 다음의 진로들에 대하여 자세히 알지 못해 현실적인 조언을 해드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선배들의 전례를 보고 불안하고 의욕을 잃는 것을 보면 본인의 기준으로 보아 썩 좋은 환경은 아닌 것 같군요 .

난 목회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 대해 매우 긴밀한 동업 의식을 느낍니다. 결국 종교를 통해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 을 돕는 것이 목회자의 목적이니까요. '하나님과 예수님'만 빼면 내가 하는 일, 즉 '어제 보다 아름다워 지려는 사람을 돕는 일'과 아주 흡사한 것이니까요.

다른 사람이 새로워 지는 것을 도와 주려면, 자신의 불안과 연민, 그리고 여러가지 실험과 모색, 좌절하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 같은 것들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을 여러가지 실험의 도구로 활용해 봐야 다른 사람들을 쉽게 이해하고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을테니까요.

갈등에 시달리고, 다시 중심을 잡고, 다시 시달리고, 다시 조금 더 나아가는 것이 젊은이의 성숙과정입니다. 휴학하고 싶으면 한 번 쯤 쉬는 것도 좋지요.

그러나 어떻게 휴학 기간을 써 볼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있는 것이 좋아요. 예를들어 한달간 막노동을 하여 밑바닥 생활도 해보고 돈도 좀 모아 한 두 달 여행도 하고, 돈 떨어지면 그 곳에서 자신의 육체로 밥값과 술값을 벌어 여행을 계속해 보는 것도 좋지요. 육체를 써서 벌어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하게 최소한도에 대한 안심을 가져다 줘요. 아무리 상황이 나빠도 내 몸으로 먹고는 살 수 있다는 안도감 같은 것이 느껴져요. 그게 젊은이의 자산이지요. 좋은 목회자의 수련이기도 하구요.

고민과 고뇌를 즐기세요. 자발적 고뇌, 그거 괜찮거든요. 허영도 배우고 우아함도 배우고 또 세상의 막막함과 슬픔도 배우고... 그래야 좋은 목회자가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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