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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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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9일 05시 29분 등록
제가 사랑하는 저의 사람은
일을 무척 열심히 합니다.
잠을 포기하면서까지, 시간과 몸을 다 바쳐 일을 합니다.

그런데 그가 20대였을 때에도, 그는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냥 성실하게만 반복적으로 사는 사람이었어요. 꿈도 목표도 계획도 없었어요. 이 사람은 계속 열심히 해서 승진할 꿈도 없었고요, 어느 정도까지 일하고서는 퇴사하여 독립한다거나 하는 꿈도 없었어요.

30대 초반인 지금은 9년 째 여전히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요, 그와 저의 앞날에 대한 불안은 저에게 있어 더욱 가중 되었어요. 미래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전하며 의논해 보면, 20대 때에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몰라하고 괴로워하였는데, 30대에 와서는 귀기울여 듣고요, 자신과 미래를 경영하는 세계가 있다는 것에 신기해 하고, 또 맞는 말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졸업 후 직장생활을 몇 년 하다가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서 일을 그만두었고, 지금은 일상도 겨우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건강이 나빠진 것은 의료계 쪽 이야기라 이 자리에서는 생략하려고 합니다. 진행하고 있는데 오래 걸리네요. 그리고 비전은, 건강만 회복되면 하던 일 중에서 어떤 일이든 가까이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일을 해서 돈을 모아서, 제 사람과 함께 보람있는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한 예로, 각자 경력을 살리는 일 중에서 시골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얘기를 하니 그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번지며 너무 좋아보이는 삶이라고, 우리에게 어울리는 삶이라고 그러네요. 그 사람이 만학도로 대학진학하는 것도 이야기 해보았더니 좋아합니다.

그러나 저의 몸은 다른 곳에서 의논할 일이고, 그 사람 말입니다.
그 사람과 함께 의기투합하고 나아가지만, 그의 직장이 잠만 겨우 잘 시간 밖에 없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 사람도 틈이 생기면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저에게 숙제입니다. 회사 관련 자격증 도전을 권하며 함께 공부해 주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회사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회사일을 더 잘 처리하기 위해 그것이 제가 권하는 이유) 그러나 친구들이 부르거나 동료들이 부르거나 하면 결심은 어디가고 그곳에 가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들이 부르지 않으면 자는 것, 먹는 것, TV, 인터넷서핑 등을 하는 생활에의 회귀력이 강합니다. 제가 이것저것 권하면 곧잘 하지만 앞서 말한 그 회귀력이 강해요. 그 사람이 피곤하니까 또 휴식이 필요하니까 저도 그 사람이 실컷 자고 뒹굴며 쉬는 것이 좋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짝 긴장하고 서로 뭉쳐서 살아가지 않으면 저희 두 사람, 힘들어 보이는데 어떻게 하죠? 제 예감대로 실제로 저희 상황이 점점 안 좋아져 왔습니다. 저는 두 사람 모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서로 체크하고 독려하며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는데, 그 사람은 긴장감이 없는 듯 보입니다. 그 사람도 걱정은 하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하고, 알아도 그것을 실행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도 자기 인생에도 관심이 없는 듯 보입니다. 코앞의 일만 반복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러기를 8년입니다.

저의 건강과 사랑하는 저의 사람의 마인드 이것이 문제인데, 이 중에서 저의 사람의 마인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꿈을 꿀 줄도 모르고, 목표를 세울 줄도 모르고, 세웠어도 실행력이 부족한 저의 사람을 어쩌면 좋을까요? 책을 읽으며 자기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책을 읽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세상이치와 사람마음 파악에 밝아 길을 헤쳐나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의 사랑하는 그 사람은 학문 쪽도 아니고, 동물적 감각 쪽도 아닙니다. 그저 심성이 유순하고 일을 죽어라 성실히 하는 그 사람이, 포부를 가졌고 일을 잘 해내던 그러나 건강이 망가진 저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좋을지 알려 주세요.

그 사람도 어떤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알 것 같지만 실제로 자기가 실천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아주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바라며 그것이 군대의 지시만큼 뜨겁게 느껴져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그는 힘든 데에서 군복무를 했는데 체력적으로 큰 한계에 부딪혀서 처음에는 무척 뒤쳐져서 체벌을 많이 받았지만, 틈틈이 노력해서 6개월 후에는 따라잡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그가 인생에서 경험한 성공의 기억 중 하나입니다.)

저의 병원 진단 결과를 함께 들었고, 저의 생활을 곁에서 보기 때문에 저의 상황도 그 사람은 잘 알고 있는데,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갈 줄은 잘 모릅니다. 자꾸 느슨해지고 적응이 되는 듯 보입니다. 그를 이해하고 그가 가여우면서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p.s. 저희 상황이 안 좋아졌다는 것은, 그 사람은 회사에서 점점 인정을 못 받고 있고, 제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월급은 너무 조금 밖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9년이 지나도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강만 좋으면 뭐든 하겠는데 답답하고, 미래가 두렵습니다.

(저를 버리지 않고 여기까지 함께 온 그 사람,
그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은 점점 요원해지려 하고,
수고하는 그를 보면 가엾고 미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IP *.138.157.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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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2008.03.19 12:18:38 *.120.97.115
많이 힘드실 텐데 도움이나 위로가 될 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님의 건강 문제와 남자친구분의 직장 문제/미래에 대한 적응문제가 맞물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별개 문제입니다.

우선은 님의 건강문제입니다.
어느 정도인지 전혀 짐작이 안가지만, 평생 안고가야 하는 문제이면서 일상생활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수술 등을 통해 정한 시간 안에 회복시킬 수 있는 문제인지 등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님의 남자친구 분이 8년간 코앞의 문제만을 하고 있는 것과 님의 건강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들으면 건강이 좋아질 수도 있는데 나빠지고 있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혹시 그렇다면 건강을 최우선으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혼을 하던 안하던 님이 살아가는 데 있어 건강회복이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이 남자친구에 대한 부분입니다.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 남자친구분은 전직 등의 계기가 없으면 아마 스스로 변화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요즘 같은 때에 그 정도 기간을 한 직장에서 일하셨다면, 자기 계발을 위한 모티베이션이 있어도 결정적 계기를 그 안에서 갖기는 어렵습니다. 익숙한 사람들과 익숙한 업무가 주는 좋은 점도 있지만, 때로 낮선 곳에서 낮선 사람들을 통해 얻는 긴장감이 본인 계발에 좋지요.
급여 등의 문제점이 있다면 전직등의 계기가 더욱 좋지 않을까요?

전직고려시, 본인의 학력문제 등이 걸릴 수 있는데, 학력에 대해서는 둘 중 하나입니다.
본인 스스로 학력 이상의 현장력을 가지고 있어서 학력이 주는 프레셔를 이겨내시거나. 늦었지만 학업을 다시 시작하시거나..

문제는 남자친구분이 이 인식을 자기발전을 위해 하셔야지, 두분의 결혼생활 등을 전제로 시작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애시당초 핑계가 될 만한 소지는 남겨두시지 않고 시작해야 합니다.

두분의 가족사가 언급되지 않는 부분이 좀 걸립니다.
건강문제던 본인의 자기계발문제던 가족이 주는 영향력이 상당히 큽니다. 특히 결혼까지 고려하신다면 두 분 문제는 두분만이 해결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가족의 도움을 적절하게 받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양가 모두 도움받기 어려운 형편이시라면, 결혼 후 두분의 어려움(건강 및 재정)은 8년간 견뎌왔던 사랑에 상처를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든 사랑하는 연인들이 전부 결혼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시간을 감사하시되, 그것이 결혼까지 이어진다면 더 감사할 것이며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절망할 것은 없습니다.

드리는 말씀이 길어졌습니다만, 님의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남자친구분의 자기계발은 적절한 환경변화와 함께 시도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일상의 억눌림과 답답함을 너무 오래 안고 가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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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3.23 16:49:14 *.131.127.88
변화를 위해서

님의 이야기대로라면
열심히 사시는 분이군요
다만 방법이 좀 힘겹군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뭔가 하나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번 고려해 보시기 바람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살아갑니다.
잘못된 것은 아니고
마음 속 어딘가에
지금이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대로 살만한 것 입니다.

변화를 위한 최악의 방법은 혁명이고
개혁은 최고의 난이도를 요구하는 변화입니다.

하나는 자신의 과거를 죽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에 해당하는 고통을 견디는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삶을 위한 변화를 원한다면
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만 합니다.

‘부활’ 이란 죽음을 전제로 하지 않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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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상담할 때 묻는 것은 세 가지 입니다.

왜 그렇게 할려고 하지요?
어떻게 할 생각이세요?
어떠한 대가라도 치를 준비가 돼 있나요?

이런 사람은 실패합니다.

‘이렇게 사는 건 죽는 것만 못합니다.’
‘ 계획을 세우고 하고 또 하고 그래서 될 때까지...’
‘ 모든 것을 잃더라도 이것만은 할거요’


그래서

첫 번째 조언은
‘그럼 죽으시오, 왜 안 죽고 고통스러워하시오? ’
두 번째 조언은
‘계획이 너무 개념적인 것일거요, 그건 도움이 안됩니다.
아까운 시간 계획과 헛된 노력으로 시간만 갈거요!‘
세 번째 조언은
‘희망이 없는데 어찌 노력할 수 있겠오? 설사 그리된 들 그게 무슨소용이요?
그건 분노와 증오로 뭉친 잔인함의 다른 얼굴일 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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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님께 권한다면

변화란 절실해야만 가능합니다.
그가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진실로 사랑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군요
그리고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곧 그것을 잃게 될 거라는 것을 알려 주십시요

그러면
변화를 위해서
그런대로 살만한
이제까지의 삶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것도(죽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고

저절로 온갖 방법을 써서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이 생기고
노력하시게 될 것입니다.
(계획이나 방법은 책이나 이곳에 많이
있으니 그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견디고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사람은 가진 모든 것을 잃어도
사랑하는 것 단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거든요...

마치 님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 글을 올리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건겅하시고 잘 되시기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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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신
2008.04.19 18:11:17 *.187.175.185
김용균 선생님, 백산 선생님 두 분 감사 또 감사 드립니다.
답글을 프린트해서 틈틈이 보고 또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주요 방면에서 '다시 한 번 더' 애를 쓴 한 달간이었습니다.
곧 또 상황을 말씀드리며 여쭙게 될 것 같습니다. 그 때도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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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21 17:36:48 *.46.147.2

소망이 이루어지실거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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