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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2일 08시 29분 등록
안녕하세요

꿈벗 6기인 우종헌입니다.
현재 제가 처한 상황과 앞으로 제가 해야할 일들에 대해 자문을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드립니다.

사실 그동안 저의 고민을 이곳에서 함께 공유하려는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 같고, 동시에 다른 분들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지도 않으면서 제가 필요하니까 도와달라고 부탁드려 쑥스러운 마음도 없지는 않지만 여러분들이라면 그런 부분에 구애받지 않고 좋은 말씀들을 해주시리라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해볼려고 합니다.

저는 6월말부로 지난 12년간 다니던 회사를 떠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지금의 제 일에서 저의 피가 흐르고 있슴을, 혹은 피가 흐르게 할 수 있슴을 느끼지 못해서 입니다. (작년 꿈벗 모임때 처음 초아샘을 뵙게 되었는데, 그때 해주신 말씀이 회사를 그만두게 될 수 있으니 그 시기를 잘 선택하라고 하시던데, 그때 저는 전혀 마음속으로 동의를 하지 않으면서 전혀 그럴 계획이 없는데요... 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것 같군요... 초아샘만 빼고...)
5~6년전 즈음부터 향후의 삶을 어떤 일과 함께 풀어볼까 고민하기 시작하다 책으로 싸부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곳을 통해, 그리고 이곳의 여러분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절절함으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도 참가를 했었습니다. 솔직히 꿈프로젝트 참가 이전까지만 해도 머리 속으로는 품삭이 아닌 내 삶을 빛내줄 수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을 해왔지만 실제로 생활 속에서 이를 갈고 닦는 일에는 솔직히 게을렀슴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제 마음속의 간절함이 모자란 것이라 많이 생각을 했죠...

하지만 꿈벗이 된 이후 지금까지 여러분들만큼 성실하게는 아니지만 하루 저만의 2시간을 만들어나가고, 또한 새로운 저의 모습을 찾아내고 만들어나가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여러 노력들을 시도해봤습니다. 저의 당면과제는 도대체 내가 무얼 잘 하는지, 도대체 내가 무엇에 열광하는지를 찾아내는 일이었습니다. 우선은 책을 통해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연구원들이 읽는 책들, 그리고 추천해주시는 책들... 책의 선정기준은 당연히 이곳이었지요... 책을 읽고 정리하는 방법도 이곳에서 적용하는 방법중 최소한 인용만은 적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경우에는 두번 세번을 읽어야만 되더군요... 가벼운 책도 없지는 않았지만 매달 4권 정도는 읽고 정리해나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잘 찾아지지가 않더군요... 네, 조급해하지는 않았습니다.
작년 말부터는 한명석님의 리뷰에 뻑가 아티스트웨이를 읽고, 책에서 요구하는 대로 3개월동안 책과 계약 - 3개월을 못지켜 계약 파기되기는 했지만 - 을 해서 책이 시키는대로 해보기도 했습니다. 모닝페이지도 적고... 항해일지도 적고... 그래도 여전히 잘 찾아지지가 않더군요...

그리고 올초에는 정확하게 원인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슬럼프도 겪었습니다. 그래서 울 6기분들이 연락을 주셔도 제대로 연락도 못드리고 정신차리면 연락드리겠다고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책이 봐지질 않더군요... 그래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하고싶은 짓을 해보자. 그래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이런 저런 딴짓거리를 하기도 하고...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저의 두시간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언제가 찾아질 거라고... 분명히 찾을 수 있을거라고...

제가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당연히 제가 하는 일을 통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물론 싸부님의 말씀을 염두에 두고 일을 했죠. 제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 일에 집중하고, 그 일에서 가장 내가 잘하고, 재미있어하는 특정한 부분에 집중해보자. 그리고 그 부분에 있어 남과는 다른 나만의 방식을 찾아내자. 그것이 어떤 종류의 일이든간에... 작년 하반기부터는 정말 이건 내가 못하는 부분이라고 거의 장담하는 영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속에서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거야, 그리고 지금껏 내가 덤벼보지 않았던 일 속에서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또다른 나의 강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집중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잘 모르겠더군요...

꿈벗 분들은 아시겠지만 과정 중에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있었지요. 저는 겨우 세개를 선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것도 마음이 끌려 선택했던 것이 아니라 도저히 선택이 안되어 억지로 조금 신기해보이는 것들을 선택했고, 얼마 안되어 그건 아니라고 했죠... 결국 하나도 선택을 못한 셈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성향은 저의 기질과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상당히 재고 따지는 편입니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머리로 재고 따집니다. 저 역시 386 세대인데, 제가 학생운동에 깊이 참가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도 이런 성향과 관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친구녀석이 그러더군요... 넌 매번 생각만 한다고... 이러한 기질이 문요한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선택하지 않으려는 게으름의 일종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꿈프로젝트때 개인적으로 내세웠던 슬로건 중의 한가지가 just do it이었습니다. 경상도 말고 고마 해보자였죠...
그리고 유관웅선생님께서 그러시던군요... 자기를 마치 타인 보듯 한다고. 그리고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자신을 좀 칭찬해주라고... 제가 가진 기질의 또 다른 모습 중의 하나였죠...

제가 꿈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뭔가 완정한 형태의, 나에게 딱 맞는 무언가를 계속 찾아나가는거죠... 그리고 한두가지가 머리 속에 떠오르면 내면의 감시자가 어느덧 나타나 니가 그걸 하겠다고? 웃기지마. 네가 그걸 어떻게해... 그러면 저는 어느새 그 생각을 머리 속에서 지우고... 이런 저의 모습이 제가 가진 가장 큰 딜레마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집중해야할 저의 강점... 성실함, 책임감, 공정함, 합리적... 성향 들이 오히려 새로운 저로 나아가는 가장 큰 걸림돌은 되고 있는 것은 혹 아닌가하고 말입니다.

회사를 그만둬야겠다는 결정을 내린 날, 그날도 저는 속으로 생각하길... 그래 이건 현명하지 않아. 우선은 지금의 회사 생활 속에서 내 꿈을 찾아나갈 준비를 하자. 그리고 사람 문제 등은 결국 여기서 해결할 문제이지, 이곳을 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야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이 나의 가장 큰 걸림돌이 혹시 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내가 지나칠 정도로 애정을 쏟아부어 거의 집착의 수준이 된 이 회사가 오히려 나에게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고민을 했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향은 잡히질 않습니다. 그리고 이번 꿈벗 모임에서 싸부께서 말씀해주신대로 저는 회사를 나갈 4가지의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혀 답을 할 수 있는게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속의 답들이 제 방향성으로 잘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결국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셈이지요... 크게 사고를 치기로 했습니다. just do it.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자.

적지 않은 분들이 용기라고 위로해 주시더군요. 개중에는 정말 부러운 듯한 느낌으로 말씀해주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용기인지 만용인지는 이후의 제 생활이 결정해주겠지요. 이미 물을 엎질러 놓았으니 이를 다시 담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 물을 채우는 노력을 해야겠죠.

회사를 정리하면서 개인메일로 옮기는 과정에 이곳에도 메일 주소를 변경했습니다. 그랬더니 자동메일이겠지만 싸부님 이름으로 메일이 날라오더군요... 회신을 드려야만 할 것 같아 간단히 근황을 말씀드렸더니 싸부님 말씀이 아무 생각없이 신나게 놀면서 시시한 직장인 마인드에서 벗어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초아샘을 한번 찾아뵈라고 하시더군요... 네 그럴 계획입니다. 저도 일단은 두어달 - 그 이상이 될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 은 최대한 신나게 놀아볼 계획입니다. (근데 이것도 쉽지가 않아요... 신나게... 그냥 놀아보는 것 해볼만한데 신나게는 사실 어려워보여요) 그리고 초아샘을 비롯해서 서울에 계신 분들도 만나뵙고 그럴 계획입니다. 현재 유일하게 계획을 잡아둔 것은 단식입니다. 귀자님이나 지혜님이 하신 것처럼은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 1주일 정도 해볼 계획입니다. 도법스님, 황대권님, 김민해목사 님등도 함께 하신다니 한수 제대로 배워볼 수 있는 기회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아직 계획이 없습니다. 신나게 놀 계획을 잡아봐야하는데... 이게 잘 떠오르질 않네요...
12년 동안 지나치게 애착을 가졌던 이 회사를 그만두는 아쉬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당장 입에 풀칠할 문제 들이 걸리기는 하지만 내심 새로운 기회에 대한 희망이 아직은 그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매일 두시간은 계속 제 시간으로 만들 것입니다. 회사를 그만둔다는 결정 이후로 다시 책이 잡히더군요... 거참 이상하지요.
하지만 그동안 그렇게 오랫동안 고민해왔었지만 전혀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던 이놈의 꿈을 생각하면 마음이 한끝에서 불안감이 고개를 쳐들기도 합니다. 회사가 걸려서, 내 스스로가 걸려서 지금껏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그걸 버리고자 하지만 과연 버리면 보일지는 사실 저도 알 수가 없네요... 시기가 조금만 길어져도 조급해하지 않으려는 노력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을텐데...

솔직히 말씀드려 꿈벗의 한사람으로 이 홈피가 날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고 있습니다.
꿈을 자꾸만 현실화시키는 분들이 많아지고 계셔서요... 저같이 도대체 내 꿈이 뭐지 하는 사람들은 부러움과 본의 아닌 시샘을 느끼게끔 만드는...
그리고 여러분들의 성실한 독종같은 삶을 보며 나도 저렇게 해야지하고 마음을 먹어야하건만 웬걸 아이고 어떻게 저렇게 하나가 느껴지는 것도 솔직한 심정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안개가 걷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는 있지만 저 역시도 안개를 벗어나기 위해 이리 저리 걸어봐야겠지요... 그 걸어봄에 대해 많은 조언을 주셨으면 합니다.
이곳이 있어 제가 이런 식으로 글을 써볼 수 있군요.
잘 살아가고 계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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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06.22 09:42:56 *.209.121.43

꿈꿰 No.6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긴 글을 읽으며 제 이름도 나오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은 드릴 말씀도 있을 것같아 적어봅니다.
단, 제 글을 함께 모색하는 자의 고민으로 받아들여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저역시 누구에게 조언을 할 처지가 못되고, 나이가 많다고 해도 여전히 길 위에 서 있을 뿐이니까요. ^^

일단 글에서 님의 혼란과 복합성을 읽습니다. 회사에 대한 생각만 해도, 애정을 쏟아부어 집착의 수준이라는 표현과, 피가 흐르고 있음을 못느껴서 관두겠다는 표현이 함께 나오네요.

그 복합성 중에서는 제게도 있는 부분이라, 알 것같은 부분도 하나 있어서 거들어봅니다. 내게 딱 맞는 무언가를 찾다보니, 어지간한 것은 아예 입력이 안 되는 성향입니다. 자신을 늘 부정적으로 객관적으로 관찰한다고 하셨지요. 스스로를 평가절하 하는 심경의 배후에는, 혹시 내가 남다른 일을 해야한다는 우월감이 깔려있기도 하답니다. 나는 무언가 더 중요하고 대단한 일을 해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내가 접하는 일이 다 눈에 차지 않는 것이죠.

우월감이나 부정적 평가 모두, 나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보입니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끝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이 없다고 느낀 순간, 내가 가진 약간의 재능이 무조건 소중해지던 내 경험을 볼 때, 님은 혹시 아직도 많은 것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요?

예기치않은 사고나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그것을 극복할 경우, 최대의 자산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그 과정을 이해합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고, 나 자신도 불확실해서 아무 것도 선택할 수 없던 모호함이 정리가 되거든요.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튕기쳐나가는 순간에, 그 사람이 부르짖는거지요.

"이렇게 끝을 낼 수는 없어!"

그 뒤로는 내가 가진 최소의 기질과 관심을 후벼파서, 집중할수밖에 없는거지요. 그리고 집중과 반복에서 성과가 나오구요.


아직 님에게서는 그만한 절박함 - 집중력이 나오지 않는 것이지요.
저역시, 적지않은 일을 겪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더이상 시간이 없다는 데에 전율하곤 합니다. 제 경우 몰입은 하는데, 의지력과 욕심이 없어서 뒷심이 약한 편이지요. ^^

이처럼 누구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너무 과장하지 마시고,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같습니다. 스스로를 칭찬해주려면, 우선 작은 시도와 작은 성공이 있어야 할텐데요, 너무 광범위하고 불확실한 자기이해와 꿈의 진행단계를 집약시켜서, 10대 풍광을 작성하는 일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권해봅니다.

단 이 경우, 남의 이목이나 내면의 검열 때문에 그럴듯해 보이는 풍광을 절대 안됩니다. 철저하게 나의 욕구와 희열에 집중해서, 내가 꼭 원하는 생생한 비전을 만들어보세요.

그 비전이 님의 하루를 장악하여, 님의 시간을 조직화하게 만드세요.

사실 구본형소장님의 모든 시도와 저서를 제대로 수용하기만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단식하시면서 그렇게 해 보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오죽하면, 소장님이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에선가 말씀하셨겠어요?

"지금 이 책으로도 그대가 변화할 수 없다면, 그대는 당분간 변화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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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꿰 no6
2007.06.22 11:29:04 *.35.191.194
혼란과 복합성, 평가절하 뒤에 숨은 자기 우월감, 절박함-집중력의 부족... 솔직히 말씀드려 모두 인정합니다.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조그마한 성과로부터의 시작과 스스로에 대한 칭찬에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게 잘 안되네요.... 지난번 추천해주신 천개의 공감, 30년만의 휴식도 사실 그런 관점에서 읽고 스스로의 어린아이를 달래주어야한다는 점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잘 풀어내질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에 머리 조아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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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동
2007.06.22 11:41:34 *.219.66.78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한선생님 말씀마따나 저도 조언을 드릴만한 입장은 못됩니다만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처지이니 간단하게나마 경험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저는 제 뜻에 상관 없이 한동안 '목적지향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불행하게도 저는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했고 실패자가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숨쉬고 있을 이유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내가 원하지도 않았던 길을 아무런 의심 없이 가다가 그런 결과에 이르렀을까 의문과 분노와 허탈함을 지닌 채로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차마 떠날 수는 없어 이제부터는 내 방식대로 살아보자 했습니다. 설령 그것도 실패로 귀결된다고 한들 내가 결정한 것이니 남의 뜻대로 살다가 잘못되는 것보다 후회는 덜할 것이다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무심코 지녀왔던 짐들을 하나하나 던져 버렸습니다. 그 짐들을 지고 가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올바로 설 수 있어야 했기에 추후에 다시 짊어질 망정 일단은 던져 버렸습니다.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받을지언정 일단 쓰러진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했기에....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까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버겁게 보였던 짐들도 조심스레 하나씩 다시 짊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갈길은 멉니다만..

한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철저하게 나의 욕구와 희열에 집중해서, 내가 꼭 원하는 생생한 비전을 만들어보세요.' 라는 말에 적극 공감합니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많이 가져 보신다 하니 철저하게 자신 안으로 들어가 보시기 바란다는 주제 넘은 한 마디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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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6.22 12:28:01 *.75.15.205
꿈꿰No.6 님을 기억합니다. 반갑습니다. 저의 풍광에 덧글을 달아주었더랬지요. 자주 뵐 수 없어 궁금했답니다. 부산에 가면 혹시 만날 수 있으려나 더러는 수소문 한 적도 있지만, 그런 기회가 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인연이란 때(만남도 헤어짐도)가 있는가 봅니다.

두 달 가량 쉴 참이면 철저히 계획표를 짜고 마음껏 확실하게 누리기 바랍니다. 계획이 없다면 근심만 늘어갈까 염려스럽습니다. 성실한 독종이 되어 보는 경험은 어떠하십니까? 물론 모두가 같은 방법으로 효과를 누릴 수는 없지만 해 보고 싶은 것, 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까부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때로 독주가 약이 되는 것처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 선택한 것을 걍! 독하게 연출해 보는 것입니다. 내가 경우에 따라서 얼마나 악날해 질 수 있는가를 경험하며 스스로 놀라도 보고, 설령 부질 없다고 생각되는 것을 맹목적으로 해치워버리는 것, 저는 간혹 이런 우끼는 짜장을 상상하곤 즐기거나 필/혹은 열 받으면 그냥 폭우처럼 쓸어버립니다. 하하하. 지랄 염병을 떨지요.

솔직한 심정은 부산서 서울까지나 세검정에서 땅끝마을 지나 제주도까정 동반하며 점 하나(나, 살아있다.) 찍고 오고픈 심정이 울컥 들더이다. 그렇게 까지는 사정상 안 될 듯 싶고, 행여 서울에 오거들랑 연락주십시오.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어깨동무 하고 싶습니다. 사는 게 뭐 그리 별건가요. 줄창 내닫기도하고 나가 떨어지기도 하여 멍도 들고 부러지기도 하며 성장통과 통과의례를 거치며 신이 파놓은 비밀의 문을 거미줄 헤치듯 헤엄치는 것은 아니던지요. 우리가 못할 것이 뭣이 있겠습니까?

만에 하나, 불안이라면 다시 붙드는 용기를, 우연을 조장한 선택이었다면 내질은 책임에 깔리든지 뒈지던지 실험 한 번 거쳐보고, 꿈이라 발악하며 우기고 싶다면 까짓 것 지름신을 강림하사 질러 보는 것이지요. 한 번 죽지 두 번 죽는 답디까. 한 번 살다가는데 맘에만 담아 두며 누구누구를 표본 삼아 그리는 것, 붓을 확~ 집어던지고, 나야~ 하고 한 번 살아보는 것이 어떠하십니까. 솔직한 글에 감동 받아 적사오니 더러 심기가 불편하였더면 무시해 뻔지길 바랍니다. 대신에 사과조로 밥을 사거나 술을 사거나 하나는 해 드리겠습니다. 염장질러부렀응께로. 어떠십니까? 달리자 꿈! 달리자 사랑! 달리자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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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꿰 no6
2007.06.22 15:20:44 *.35.191.194
재동님, 네, 내것이 아닌 것을 과감히 내던지고, 쓰러진 나를 다시 일으켜세우기 위해 철저히 나의 욕구과 희열에 집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가벼운 마음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제 넘은 말씀이시라뇨... 언제나 한수 배우고 갑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써니님, 제가 예전에 멋도 모르고 주제넘은 짓을 한번 한적이 있었지요... 부끄럽사옵니다. 이번 모임때도 제가 참석을 못하여 못뵈었네요... 아직은 뵐 인연이 아닌 모양입니다. 조만간 뵙게 되겠지요... 맞습니다. 가볍게 살고 싶은대로 살다가면 되는 것을 뭐 이렇게 재고 따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심하게 열정적인 말씀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염장을 지르신 정도는 아닌데, 밥술은 비겁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붓가는대로 확 그려버리는 거, 그거 참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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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2007.06.22 21:56:03 *.187.228.43
꿈꿰 no6님,

저도 비슷한 상황이라 (별 준비 안된 상태에서 직장 그만둔 ^^;)
한번 뵙고 이야기 나누면 참 좋겠다 싶었는데..
다른분들 댓글을 보니 부산에 계시나 보군요.
멀리서라도 응원 많이 하겠습니다.

단식하다가 혹시라도 궁금한 점 있으시거나
에너지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016-9855-7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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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이요
2007.06.22 21:59:51 *.50.171.33
형님이 다시 여기를 오게 만드네.
참내.. 저는 직장다니면서 놀고 있어요.
출근 > 영화보기 > 스타하기 > 술먹기 > 퇴근
정말 미치겠다구요. 얼릉 올라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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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6.24 05:41:46 *.72.153.12
꿈꿰 No.6님,

저는 백수된 입장으로, 자신을 찾고 있는 사람으로, 제 경우를 말씀드릴까합니다. 어떤 분인지 한번 뵙고 싶네요.

저는 지난 9월말에 회사를 그만두고 여지껏 백수입니다. 자발적 백수라고 하고 싶네요. 회사를 그만둘 당시, 그만두지 않을 이유도 많고, 그만둘 이유도 많았습니다. 그 이유들이야 별 것 아니 것들이었지만, 어찌보면 가장 큰 이유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상황을 단순화시키기 위해 이유들을 적어보고는 그만둘 이유가 몇개 더 많다고 그만두어 버렸습니다. 그만둘 이유를 더 많이 찾은 것을 보면, 제가 그것을 더 원했기 때문이다라고 해버렸습니다.

저는 저에게 안식년(7년마다 한해씩 쉬는 것)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1년을 놀 작정을 했는데, 지금 9월째인데, 1년 놀 자금을 다 써버렸습니다. 헤헤헤. 그래도 마음은 편합니다. (저는 아직 딸린 식구가 없습니다. 홀가분하지요.) 아직도 덜 논 기분입니다. 제대로 찐하게 여행을 못해보았습니다. 호남의 들판을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돌며 천천히 즐기고 싶습니다. 한곳에 며칠씩 머물면서 너른 들판을 보고 싶습니다.

저는 행동보다는 생각이 많은 편이라, '절박함'이란 잘 생기지도 않고, 생겼다가도 다시 머리 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뒤섞여서 뭔가를 잘 만들어내지도 않더군요. 아직 그만큼 차오를 때가 아닌가보다 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유형의 사람에겐 마지막 순간이 와서 꼭 둘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순간에야 그 절박함이 다가오는 게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썻던 방법이 양쪽의 리스트를 적어보고는 그냥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었긴 하지만요.

3기 연구원 지원해서 지금 공부중인데, 거기서 좋은 방법 하나 얻어 소개합니다.
첫번째 모임에서 자신의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에게 하는 5분의 연설을 준비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그것을 준비하는 동안, 여러가지를 돌아보게 되었고, 제 과거와 미래를 단순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죽음의 그 순간에까지도 아쉬운 것은 무엇인지가 지금 살아있는 내가 할 일을 가르쳐 주었고, 남겨질 가족들에게는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다보니 그동안 못해준 것들만 생각나고.... 그랬습니다. 5분 동안에 할 말이다 보니 길게 이것저것 말 할 것 없이, 오직 한가지 밖에 안 떠오르더군요.
이 연설문 쓰기는 자신을 탐색하는 데 좋은 방법 같습니다.

온전히 자신과 재미나게 노시고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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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6.24 21:56:20 *.253.249.88
"자 ~ 占을 한번 쳐봅시다. 점이란 인생의 시작에서 끝나는 시점까지(ㅣ)에서 당신이 어디까지 왔는 가 하면서 점(卜)을 하나 찍고 입(口)으로 가르치니 占이다. 회사를 12년다니 다 마치니 12년의 종지부가 그대를 가르치는 곧 점(占)인 것이다.

그대가 자네의 장례를 점처보니 어떠 하든고? 잘 되겠던가? 아님 고생 하겠던가? 나는 어제 김용훈님의 초대로 그들이 모이는 가족들의 행사에 참여하고 약 500키로를 운전하고 도착하자 마자 컴을 열였다. 그리고 자네의 글을 읽었다. 나는 여기에서 김용훈님의 애길 좀 해야겠다.

그는 대기업체에 다니다 한순간 깨달은 바가 있어서 회사에 사표를 내고 스스로 재무설개사가 되어서 자기의 꿈을 펼친다. 모두들 의와해 왔고 나역시 꿈벗 친구들이 용훈이를 걱정하는 소릴 많이 들었다. 너무맘도 약하고 착해서 손해 보지 않을 련지하고 말이다. 그러나 어제 용훈의 부부와 같이 1박하면서 부인의 표정에는 조금도 걱정하거나 초조한 빛이 없다. 아들과 같이 온 그의 모습은 평화 스럽기만 하다. 남자와 살을 맞대고 사는 부인이 남자의 장래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법이다. 용훈님의 행동 삶의 태도가 얼마나 당당하면 그렇게 큰 변화에도 부인이 남편을 철저히 믿는 것인지,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 였다. 그곳에 모인 가족들은 용훈이가 리더하는 펀드들이 였다. 그리고 경비도 수입금의 일부분중에서 사용하는 것이라 하였다.

아침에 용훈님과 차분히 제태크의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질서 정연한 자기 경영의 기법이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크나 큰 자신감이 있엇으면 직장을 미련 없이 박차고 나왔을 것인가. 이렇틋 변화에는 자신감이 제일이다.

한 두어달 푹 쉬어라. 가 볼곳도 가보고 무얼 할 것인가는 생각도 말아라. 오직 쉬고 후회없이 지금의 시간을 즐겨라. 그리고 에너지가 충족해지면 힘차게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있으면 여행중에 한번 만나세, 진지하게 할 일을 논해 보자꾸나. 멋진시작을 위한 만찬도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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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꿰 no6
2007.06.25 07:07:04 *.35.191.194
지혜님, 마음만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 네, 서울에 한번 올라가게되면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화님, 한번 뵈었었지요... 작년 꿈벗 모임때 모닥불 앞에서 서머힐, 대안학교 이야기를 잠시 했던 적이 있었죠... 잠시... 그래서 기억을 못하셨나 봅니다. 기억못하셨다고 신경쓰진 마십시요...
네, 장례식 연설문은 저도 무척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써보고 발표해보지는 못했지만 이리 저리 생각은 많이 해봤는데 여전히 스스로가 쳐둔 벽이 많은 모양입니다. 다시 한번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승표씨, 올라갑죠. 지둘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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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꿰 no6
2007.06.25 07:14:55 *.35.191.194
초아선생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부인을 통해 느껴지는 용훈님의 자신감, 부인을 통해 재확인할 뿐 실제 용훈님을 통해서도 아주 많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두어번 용훈님을 뵈었는데, 선생님의 말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면 저의 경우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 자신감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가 해야할 일이겠지요...
그리고 열심히 신나게 즐기는데 집중하겠습니다.
여행의 길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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